제36대 회장선거 후보자 토론회 개최, 4년만에 경선
소통과 혜택 강조한 기호1번 "연구·창업 진로 뒷받침"
기호2번은 이전 집행부 경험으로 공보의 처우개선 주력

12일 의협 임시회관에서 열린 제36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선거 후보자 토론회
12일 의협 임시회관에서 열린 제36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선거 후보자 토론회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4년만에 치러지는 경선을 '경사'라고 칭하며 치열한 공약전으로 표심잡기에 나섰다.

대공협은 12일 제36대 회장선거 경선 후보단 정견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호 1번으로 출마한 함현석 회장 후보와 박지수 부회장 후보는 현재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공중보건의사로 함께 근무 중이다. 이들은 대공협 집행부 경력은 없지만 그간 정책 결정과정에 다수 참여해온 실력파 후보라고 강조했다.

우선 코로나19 상황 속 공보의 역할이 커진 상황에서 ▲적절한 코로나 업무배정 관리 ▲정당한 수당 책정 요구 ▲과도한 업무량 여부 모니터링 ▲업무범위 지침 명확한 설정 등을 공약했다.

회원과의 소통 창구를 늘리고 항공사 제휴 업데이트, 자동차 구매 및 정비업체 제휴 등 공보의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도 다수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호 1번 함현석, 박지수 후보
기호 1번 함현석, 박지수 후보

후보단의 경력을 살려 공보의 복무기간인 3년간 경력개발을 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도 공약했다. 박지수 후보는 카이스트를 졸업한 후 연세대 의학전문대학원을 거치며 약 10년간 연구 및 창업을 경험해왔다.

박 후보는 "주변 공보의 중 똑똑한 사람이 많은데 훌륭한 인재를 국가에서 키우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취약지역에서 공보의가 의술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젊은 의사의 미래를 지원하는 것은 별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경력개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 1번 후보단은 연구와 창업 등에 관심이 있지만 정보 부족 및 현실적 여건으로 이를 포기하게 되는 공보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연구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연구비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협회와 복지부 차원에서 연구비 지원을 검토하고, 멘토링 서비스와 연구 관련 학회를 만들어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는 회원의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호 2번 신정환, 전시형 후보
기호 2번 신정환, 전시형 후보

기호 2번으로 출마한 신정환 회장 후보, 전시형 부회장 후보는 각각 완도대성병원과 질병관리청 결핵정책과에서 근무 중이다. 신 후보는 직전 집행부에서 특임이사를 맡았다.

이들은 집행부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보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았다고 강조하며 처우개선, 복지 등을 중심으로 공약을 내세웠다.

기호 2번 후보단은 ▲코로나19 업무 관련 지침 개정 참여 ▲파견인력 관리 및 인계 체계화 ▲의료자문게시판 활성화 ▲도내이동, 도간이동이 가능한 표창 TO 확보 등을 공약했다.

신정환 회장 후보는 "병역 의무라는 명분 아래 공보의 권리보다는 국가 상황을 우선시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보의를 전략물자 취급해 하룻밤 사이에 근무지를 바꾸기도 하고, 공무원 신분이라는 이유로 수당을 지급하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보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지역의사회 교류 확대 ▲대한의사협회 및 유관단체 협력 강화 ▲복무기간 축소 등을 약속했다. 

또한 자기개발을 위해 의학서적 출판사 또는 대학도서관과 협약을 맺는 '대공협 도서관'을 운영하고, 다양한 관심 분야를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 업체 제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실효성, 실무 연속성 있나" 상호 공약 검증하는 질의 이어져

복무기간 단축, 유관기관 협력 강화, 경력개발 지원 등 지적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상호 공약에 대한 지적이 오고갔다.

우선 기호 1번 후보단은 기호 2번이 제시한 유관단체 협력 강화, 복무기간 단축 등이 수년전부터 이어진 공약이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신정환 회장 후보는 "정책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같은 기조로 나아간다는 의미"라며 "의협과의 연계성 강화는 코로나 대응과 관련있다. 지자체로 파견간 공보의가 지침 이외 업무를 배정받으면 우리의 목소리만으로 부족한 경우가 있었다. 협력 강화로 강력하게 제도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시형 부회장 후보는 "군복무 이슈는 꾸준히 나왔다. 36개월을 의무복무하는 직역은 공보의 외에도 많기 때문에 이들과 연대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며 "타직역도 복무기간 축소 의지가 있을 것이고, 정책적으로 연대하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호 2번 후보단은 기호 1번이 공약으로 제시한 커리어 개발 공약이 소수 회원을 위한 혜택이 아니냐고 짚으며, 도서각지에서 근무하는 공보의 특성상 연구환경이 조성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지수 부회장 후보는 "공약집에는 등록금 혜택이라고 적혀있지만 작은 틀에 묶이고 싶지 않다. 공보의가 하고 싶은 전문적 프로그램을 국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함현석 회장 후보도 "단순한 재정적 지원이라는 개념보다는 인프라, 노하우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대공협은 다양한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협회다. 적은 수요일지라도 어떻게 시작하고 준비하면 될지 조언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질의한 별도 질문에도 답했다. 선관위는 "코로나19로 힘든 한해였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 공보의 삶도 바뀌었는데, 이후 공보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함현석 회장 후보는 "공보의는 이미 도서산간의 의료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상태다. 국립소록도병원에는 500명의 노인환자가 있는데 유일한 내과의사인 저를 한달간 파견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공보의 기본 역할과 소양을 당연히 이어가야 한다. 도서산간 의료공백을 맡고 있기 때문에 우선 집중해야 하고, 파견업무는 의료공백이 없다는 가정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환 회장 후보는 "2017년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공보의는 대부분 예진. 진료업무를 하고 있었지만 절반 가까이 진료 업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보건지소 5km 이내에 병원과 의원이 90%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에는 공보의가 진료 업무에 치중됐다면, 이후에는 질환예방사업과 금주, 비만 등 보건사업으로 업무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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