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3차 코로나-에크모 심포지엄' 개최
에크모 레지스트리 결과, '고도비만'·'인공호흡기 전 혈당 140mg/dL 이상' 위험요인
65세 이상 중 BMI 30kg/㎡ 이상 없어…비율 차이로 나이 영향 적게 나타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로 에크모를 시행한 환자의 사망 위험요인으로 고도비만과 고혈당이 지목됐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주도 하에 진행된 코로나19 에크모 레지스트리 중간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의 고도비만이거나 인공호흡기 전 혈당이 140mg/dL 이상인 경우 사망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17일 온라인으로 '3차 코로나-에크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가천대 길병원 손국희 교수는 '코로나19 에크모 레지스트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17일 온라인으로 '3차 코로나-에크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가천대 길병원 손국희 교수는 '코로나19 에크모 레지스트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나이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고도비만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65세 이상 고령에서 고도비만 환자가 없어 나이와 사망 간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길병원 손국희 교수(흉부외과)는 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3차 코로나-에크모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 에크모 레지스트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에크모 레지스트리는 Phase I과 Phase II 두 가지로 구성됐다. 손 교수는 Phase I 결과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Phase II의 연구 목적 및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2020년 1~12월 21개 병원에서 63명 환자 등록

Phase I은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레지스트리다. 코로나19로 에크모를 시행한 환자의 사망 관련 위험요인을 분석해 에크모 시행 가이드라인을 확립하는 데 목적을 뒀다. 21개 병원에서 총 63명 환자가 등록됐다.

Phase I에 모집된 환자군은 남성이 71.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평균 BMI는 26.4kg/㎡, 나이는 62.4세였고, 타기관에서 이송된 경우가 54%였다.

인공호흡기부터 에크모 시작까지 평균 4.3일이 소요됐다. 에크모를 시행한 이유는 급성호흡부전이 60.3%로 가장 많았다.

에크모 치료 결과, 46%(29명)가 퇴원했고 이 중 1명(1.6%)은 사망이 예상되는 상태로 퇴원했다.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환자는 3.2%(2명)였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입원 중인 환자는 6.3%(4명), 에크모를 운용 중인 환자는 1.6%(1명)였다. 에크모 운용 중 사망자는 34.9%(22명)였으며 에크모 이탈(weaning) 후 사망자는 6.3%(4명)였다.

사망자군, 생존자군보다 고령…입원 당시 혈당 높아

에크모 시행 후 생존자군(27명)과 사망자군(36명) 간 차이를 분석한 결과, 평균 나이는 사망자군이 66.04세로 생존자군(59.61세)보다 고령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은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분석에서 당뇨병은 입원 당시 항당뇨병제를 복용하거나 과거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경우로 정의했다.

그러나 입원 당시 혈당은 사망자군 203.56mg/dL, 생존자군 148.79mg/dL로 사망자군이 유의하게 높았다. 최고 혈당도 각 364.73mg/dL, 275.52mg/dL로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됐다.

아울러 인공호흡기부터 에크모 시작까지 7일 이상 걸린 비율은 사망자군 37%, 생존자군 8.3%로 사망자군이 더 많았다.

이 외에 성별, BMI, 고혈압, 만성 신부전, 뇌혈관질환, SOFA 점수 등은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인공호흡기 시행 전 혈당 높을수록 사망과 연관

이어 에크모 시행 후 사망에 미치는 위험요인을 평가하고자 단변량 생존분석을 시행했다.

▲다변량 생존분석 결과, 인공호흡기 전 혈당 140mg/dL 이상 및 인공호흡기 시행 전 높은 혈당이 사망과 연관성을 보였다. 
▲다변량 생존분석 결과, 인공호흡기 전 혈당 140mg/dL 이상 및 인공호흡기 시행 전 높은 혈당이 사망과 연관성을 보였다. 

위험요인으로 △BMI 30kg/㎡ 이상 △인공호흡기부터 에크모 시작까지 7일 이상 △신장대체요법 시행 △높은 SOFA 점수 △입원 혈당 200mg/dL 이상 △인공호흡기 전 혈당 200mg/dL 이상 등이 확인됐다.

미국당뇨병협회(ADA)는 입원 중 고혈당을 140mg/dL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어 연구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사망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인공호흡기 전 혈당 140mg/dL 이상 △에크모 전 혈당 140mg/dL 이상인 경우 사망과 연관성을 보였다. 또 인공호흡기 또는 에크모 시행 전 혈당을 삼분위수로 나눴을 때 혈당이 높을수록 사망과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와 달리 최고 혈당 140mg/dL 이상은 사망과 관련되지 않았다.

아울러 65세 이상, BMI 30kg/㎡ 이상, SOFA 삼분위, 신장대체요법 시행 여부, 인공호흡기부터 에크모 시작까지 7일 이상 등을 보정해 다변량 생존분석을 시행한 결과 △인공호흡기 전 혈당 140mg/dL 이상 △인공호흡기 시행 전 혈당이 높은 삼분위에 해당 등이 사망과 여전히 관련성을 보였다. 

BMI 30kg/㎡ 이상군, 65세 이상 0% vs 65세 미만 25%

결과적으로 에크모 시행 후 사망 위험요인은 고도비만(BMI 30kg/㎡ 이상)과 인공호흡기 전 혈당이 140mg/dL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당뇨병은 생존자군과 사망자군 간 차이가 없었다. 또 나이 65세 이상도 사망 위험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고령이 사망 위험요인으로 평가되지 않은 이유는 65세 이상군과 미만군에서 BMI 30kg/㎡ 이상인 환자 비율 차이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손국희 교수는 "연구에서 BMI 30kg/㎡ 이상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컸다. 그러나 BMI 30kg/㎡ 이상인 비율은 65세 이상에서 0%, 65세 미만에서 25%였다"며 "이러한 비율 차이 때문에 나이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처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추후 많은 환자를 등록해 재분석해야 나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향후 레지스트리에서 고혈당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까지 에크모 시행 중 고혈당 치료 목표가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국희 교수는 "기존에도 입원 중 고혈당은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치료를 위해 140~180mg/dL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에크모 시행 중 고혈당 치료 목표가 어디까지인지 연구된 바 없다. 레지스트리에서 치료 목표를 설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코로나19와 고혈당 간 정말 상호관계가 있는지, 즉 코로나19가 실제로 당뇨병을 유발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화혈색소 등 추가 검사를 통해 입원 당시 당뇨병이 실제 있었는지 진단해야 한다"면서 "향후 레지스트리에서 두 가지에 대해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생존자 장기 합병증 추적조사하는 레지스트리 구축 

아울러 학회는 코로나19로 에크모를 시행한 환자의 합병증 발생과 합병증과 관련된 위험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Phase II 레지스트리도 구축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코로나19로 에크모를 시행한 생존자의 장기 합병증 및 위험요인을 분석하기 위한 Phase II 레지스트리 연구를 진행한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코로나19로 에크모를 시행한 생존자의 장기 합병증 및 위험요인을 분석하기 위한 Phase II 레지스트리 연구를 진행한다.

Phase II는 올해 1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에크모를 시행한 생존자의 장기 합병증 및 위험요인을 분석한다. 2022년 12월까지 3개월 간격으로 다양한 장기 합병증 관련 요소에 대해 임상정보를 수집한다. 18개 병원이 참여하며 환자 등록 중이다.

손국희 교수는 "현재까지 코로나19와 에크모 관련 임상시험은 에크모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이다"면서 "코로나19로 에크모 시행 후 장기 합병증을 조사하는 임상연구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레지스트리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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