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미래 사업 체계화 및 추진방향 설명
개원가와 협력해 의료전달체계 보완하고 스마트기술 전파
다양한 임상데이터 수요 부응 "병원의 데이터 활용 모델 제시"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공공병원이자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미래 병원의 운영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진료의뢰·회송의 표준진료지침(CP) 접목, 지역사회 스마트병원 네트워크 확산, 임상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해 미래지향적 사업의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건보 일산병원의 담당 실무진들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I-series' 사업을 설명했다.

일산병원은 관내 의료기관과 상생하고,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차별화된 진료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병원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한 여러 과제가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임에도 큰 효과가 없었고, 많은 외래환자로 본연의 역할인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지 못하는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진료협력부 태은숙 부장, 스마트병원혁신부 박민현 부장, 의무기록부 신동교 부장
왼쪽부터 진료협력부 태은숙 부장, 스마트병원혁신부 박민현 부장, 의무기록부 신동교 부장

 

"지역병원과 연계해 합리적 의료자원 이용, 표준화가 강점"

특히 진료의뢰·회송은 타 병원에서도 시행 중이지만 일산병원은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진료협력부 태은숙 부장은 "다른 병원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표준화다. 개인병원으로 회송할 질환명을 정하고,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으로 환자를 회송하고 있다"며 "고양시의사회 임원진과 협약을 맺고, 참여의사를 밝힌 74개 의료기관과 체계를 만든 것도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극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74곳이지만 약 200개 의료기관과도 협약을 맺었다. 최종적으로 300개 의료기관과 협력해야 피드백이 오고갈 것"이라며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선 동네 주치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거주지와 가까운 곳으로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고혈압과 고지혈증환자 회송에 필요한 회송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해 적용했으며, 올해에는 위식도역류질환 회송 표준진료지침을 마련했다.

앞으로는 골다공증과 당뇨병, 간질환 등에도 회송 표준진료지침을 추가 개발할 방침이다.

태 부장은 "진료의뢰회송에 표준진료지침을 접목한 것은 일산병원이 처음이다. 지역사회의 개원가에서 같이 참여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매달 400여 건의 환자 회송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온패치, 원격협진으로 감염병 대응..."병원 및 지역에 확산"

감염병 대응 스마트병원을 만들고 지역사회에 시스템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병원혁신부 박민현 부장은 "일산병원에 구축된 새로운 솔루션이 병원 내에서만 존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결과물은 다른 지역과 공유하고 감염병을 협업 대응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선제적 관리를 통한 중증환자로의 이환 방지를 목표로 설정하고 신속한 자원 동원, 지역 간 의료 인프라를 가동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 중심의 신속대응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병원 사업은 ▲지역 감염병 환자 관리 시스템 구축 ▲지역 단위 원격생체징후 모니터링 ▲원격 협진 시스템 ▲RTLS 기반 원내 감염 확산방지 ▲비대면 진료 포함 병실 업무 자동화 등 5개 분야다.

원격협진 시스템으로는 고양시에 위치한 두 곳의 요양병원과 감염병 전담 경기도 의료원 파주병원과 협력하고 있다. 또 입구와 병실 등 곳곳에 위치한 비콘을 통해 정보가 수집되고 있다.

박 부장은 "직원들이 착용하는 신분증, 환자의 팔찌형 등을 통해 비콘과 정보를 주고받아 위치를 알 수 있다. 만약 감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데이터를 추적해 업무 중단 공백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임상데이터의 활용 유용성 위해 플랫폼 구축"

일산병원은 20년 이상 축적된 임상 자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도 진행 중이다.

의무기록부 신동교 부장은 "진료중심 데이터가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연구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선 많은 전처리 작업이 필요하다"며 "연구자별로 전처리 능력도 달라 연구 시간 80%는 데이터 정제에 쓴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내 데이터 수요자가 양질의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검색 및 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모든 환자를 가명처리했고 진료를 통해 발생한 다양한 자료를 정제 및 표준화했다"고 덧붙였다.

이 플랫폼을 통해 병원자료로써는 처음으로 보건의료빅데이터플랫폼에 참여한다. 여기에는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관리청, 국립암센터 등 4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신 부장은 "4개 기관의 자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표성은 있지만 상세 자료는 부족했다. 반면 일산병원의 플랫폼 자료는 EMR, 검사결과, 신체계측 등 깊이있는 자료가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용성을 확대할 예정이다.

의료장비로부터 획득되는 디지털 데이터, EMR 텍스트 자료에 더해 외부 자료에서도 연계가능한 자료를 일부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신 부장은 "기상청 기후자료를 활용해 미세먼지와 기온 등 병원자료와 연계 가능한 데이터를 발굴하겠다. 날씨를 헬스케어와 연관하면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며 "국립암센터와 통계청과도 자료를 연계하고 싶지만 개인정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건보 일산병원 측은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세 가지 사업들은 모두 미래지향적이다. 이들을 하나로 뭉친다기보다는 공공병원인 일산병원이 향후 모델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병원에선 낯설고 추진이 쉽지 않은 사업이지만 미래에는 추진해야 하는 방향이다. 유일한 보험자병원으로 이미 정부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이번 사업은 그 역할을 공고히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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