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대한고혈압학회 국제학술대회 개최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압 상승 사례 보고
오규철 교수 "통증과 정서적 스트레스 때문에 나타나…접종 중단할 필요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후 혈압 상승 사례가 보고되지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전문가 판단이 나왔다. 

이에 혈압 상승에 대한 우려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오규철 교수(순환기내과)는 5~6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Seoul 2021)에서 '고혈압과 코로나19의 연관성(Link between Hypertension and COVID-19)'을 주제로 발표하며 코로나19 백신과 혈압 상승의 연관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오규철 교수는 5~6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Link between Hypertension and COVID-19'를 주제로 발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오규철 교수는 5~6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Link between Hypertension and COVID-19'를 주제로 발표했다.

오규철 교수는 "올해 초에는 환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 후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많았다"며 "실제 여러 약을 복용하며 혈압이 잘 조절됐던 환자가 백신 접종 후 두통이 발생하고 혈압이 상승해 진료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압 상승 사례는 외국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후 증상에 대한 전향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동반질환과 발열, 두통 등 이상반응 유형, 혈압 상승, 증상이 있는 빈맥 등을 확인했다. 혈압 상승은 백신 접종 전·후 5일 동안 가정혈압이 최소 평균 10mmHg 상승한 경우로 정의했다. 총 113명이 설문조사를 완료했고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조사 결과, 총 6명(5.3%)이 백신 1차 접종 5일 전과 비교해 접종 후 5일 동안 가정에서 측정한 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상승했다. 이로 인해 혈압강하 치료가 필요한 사례는 4명이었다. 1차 접종 후 혈압이 상승한 2명은 2차 접종 후에도 혈압 증가가 관찰됐다.

이 조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후 일주일 동안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아울러 백신 접종 후 고혈압 발생 빈도와 잠재적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요구됐다. 

스위스에서는 백신접종센터에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3기 고혈압 사례를 확인했다. 지난 2월 9일 기준 mRNA 백신 1차 접종자는 1만 2349명, 2차 접종자는 947명이었다.

첫 30일 동안 백신 접종 후 수분 이내에 3기 고혈압이 확인된 사례는 총 9명이었고 8명이 증상이 있었다. 중앙값 나이는 73세였으며 여성이 7명, 남성이 2명이었다. 9명 중 8명은 동맥고혈압 병력이 있었고 대부분 항고혈압제를 복용했다. 중요한 것은 모든 환자가 회복됐지만 3차 의료기관의 응급실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스위스 연구에서도 이탈리아 연구와 마찬가지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고혈압 발생 정도와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됐다. 이와 함께 고혈압 병력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합병증이 있었던 고령 환자 대상으로 백신 접종 전 혈압조절과 접종 후 모니터링의 필요성에 방점이 찍혔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10일 이내에 응급실을 방문한 1842명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성 응급 또는 긴급상황 발생률이 1차 접종 후 10.5%, 2차 접종 후 13.5%로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는 흉통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에 가장 많은 반면 미국에서는 혈압 상승이 상당수 보고된다는 게 오규철 교수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압 상승에 대한 우려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꺼려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연구에서 보고된 혈압 상승은 지속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규철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압 상승 사례가 보고됐지만 모든 증상이 일시적이었다. 대다수는 통증과 정서적 스트레스로 인해 혈압이 증가했다"며 "이는 혈압 상승에 대한 우려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할 필요가 없으며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만성질환이 있다는 것은 백신을 접종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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