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수검자 분석 결과 발표
130~139/80~89㎜Hg 혈압군, 정상 혈압군 대비 관련 유병률 1.37배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환 교수가 고혈압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환 교수가 고혈압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국내 기준 고혈압 전단계(130~139/80~89㎜Hg) 혈압군은 정상 혈압군보다 관상동맥경화증 유병률이 1.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이승환·이필형 교수(심장내과)·세종충남대병원 윤용훈 교수(심장내과)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미국 고혈압학회지(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 최신호에 게재했다.

고혈압은 국내 기준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90㎜Hg 이상인 경우로 정의된다. 미국에선 수축기 혈압 13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80㎜Hg 이상인 경우로 진단된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고혈압 진단 기준 사이에 해당하는 ‘수축기 혈압 130~139㎜Hg, 이완기 혈압 80~89㎜Hg은 국내에서 '고혈압 전단계', 미국에선 '1단계 고혈압'으로 분류된다.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수검자 중 심장질환이 없고 항고혈압제 복용 경험이 없는 46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상군(120/80㎜Hg), 고혈압 전단계(120~129/80㎜Hg), 1단계 고혈압(130~139/80~89㎜Hg), 2단계 고혈압(140/90㎜Hg)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경화증 유병률은 정상 혈압군 대비 고혈압 전단계에서 1.12배, 1단계 고혈압에서 1.37배, 2단계 고혈압에서 1.6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경화증은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는 2017년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90㎜Hg에서 130/80㎜Hg으로 낮춘 반면 유럽과 우리나라는 기존의 기준(140/90㎜Hg)을 유지하면서 큰 이슈가 됐다.

미국의 고혈압 가이드라인 개정 근거는 2015년 발표된 수축기혈압 중재임상시험인 SPRINT 연구결과다. SPRINT 연구에서 고혈압 환자들의 수축기 혈압을 120㎜Hg 미만을 목표로 치료한 결과, 140㎜Hg 미만 목표 치료군과 비교해 심혈관질환 발생률 및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승환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고혈압의 기준을 낮추는 추세이기에 우리나라도 고혈압 기준을 낮추려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많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고혈압 전단계가 관상동맥경화증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입증한 만큼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 재설정 및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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