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칠곡경북대병원 이수정 교수(혈액종양내과)

칠곡경북대병원 이수정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버제니오는 CDK4/6 억제제 중 휴약기가 없는 만큼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약효 유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칠곡경북대병원 이수정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버제니오는 CDK4/6 억제제 중 휴약기가 없는 만큼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약효 유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4기 유방암에 해당하는 전이성 유방암은 암 세포가 뼈, 폐,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다.

일반적인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10%는 전이성 유방암으로 보고되며, 국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40.3%로 낮다.

이처럼 완치가 어려운 전이성 유방암 분야는 최근 여러 치료 옵션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표적 치료제인 CDK4/6 억제제는 전체 유방암의 70%를 차지하는 호르몬수용체양성/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음성(HR+/HER2-) 유형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이수정 교수(혈액종양내과)는 CDK4/6 억제제는 4기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연장하는데 확실한 이점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CDK4/6 억제제 중 릴리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는 휴약기가 없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어 환자가 약효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전이성 유방암 진단은 어떻게 진행되나, 또 생존율은 얼마나 되나

전이성 유방암은 조기 유방암과 달리 암세포가 뇌, 폐, 간,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 치료 이후 재발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은 HR, HER2 음성/양성 여부에 따라 치료와 예후가 달라지기에 영상학적 검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국내 유방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국한과 국소 병기에서 90% 수준인 데 비해 전이성 유방암은 40.3%로 낮아진다.

특히 4기에서는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기에 좋은 치료제를 통해 생존기간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전이성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CDK4/6 억제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CDK4/6 억제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단독 호르몬 치료가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폐경 전 환자, 호르몬 억제를 완전히 하기 어려운 환자,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된 환자들에게는 호르몬 단독 요법을 권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HR+ 유방암임에도 불구하고 삼중음성유방암처럼 세포독성항암제를 권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초치료로 내분비 단독 요법을 통한 호르몬 치료를 하는 환자, 내분비요법 단독 치료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년 정도였다. 이후 병이 진행되면 다른 호르몬 치료로 변경했다가 결국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진행한다. 

이는 내분비요법은 삶의 질이 좋아져 치료 기간을 길게 가져가 항암화학요법 실시 시기를 늦추는 게 치료 목적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CDK4/6 억제제는 큰 의미가 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첫 치료로 CDK4/6 억제제와 내분비요법을 병용했을 때 내분비요법 단독 대비 약 1년 정도 PFS 중앙값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CDK4/6 억제제 중 하나인 버제니오는 내분비요법 후 병이 진행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 여성 환자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 시 환자의 삶의 질 증진 가능성과 항암화학요법 실시 시기 중앙값을 풀베스트란트 단독 대비 늦춰주는 효과를 입증했다.

또 풀베스트란트 단독 대비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약 9.4개월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연장시켰다. 

- 전이성 유방암에서 PFS 연장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PFS 연장은 항암화학요법 실시 시기를 늦췄다는데 의미가 있다.

실제 내분비요법은 전이성 유방안 뿐 아니라 조기 유방암, HR+ 유방암 1기, 2기 등 모든 유방암 환자들이 시행한다. 내분비요법 후 내성 발생 환자는 1기여도 재발할 수 있다. 

버제니오의 MONARCH-2 임상 연구에 따르면 내분비요법 후 병이 진행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를 복용한 환자는 PFS 중앙값이 풀베스트란트 단독군 대비 약 7개월 연장됐다.

또 CDK4/6 억제제는 경구용 제제로 복용이 편리하고 구토, 탈모 등 이상반응이 상대적으로 적어 환자의 부담이 적다.

- 버제니오는 CDK4/6 억제제 중 휴약기간 없이 복용 가능하다. 환자에게 어떤 이점을 갖나.

국내 허가 CDK4/6 억제제 중에는 용량 제한적 골수 억제 효과로 인해 28일을 전체 주기로 21일 연속투여 후 7일간 휴약토록 명시돼 있는 제품도 있다.

반면 버제니오는 호중구감소증이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고 CDK4/6 억제제 중 휴약기간 없이 유일하게 계속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 편리하다.

휴약기가 없는 원리를 보면 환자에게 약효를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실제 처방 시 부작용은 임상연구와 차이가 있었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휴약기가 필요한 CDK4/6 억제제는 호중구감소증이 상대적으로 빈번해 1주 휴약기를 감안해도 회복이 힘든 환자들이 있었다.

반면 버제니오는 휴약기가 없어 휴지기에 대한 복약지도가 필요 없었고, 복약순응도도 높았다.

- 말기 암을 경험하는 환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유방암 4기, 즉 말기암으로 진단 받았더라도 평균 생존기간이 10년 이상 되기에 치료를 병행하는 동시에 충분히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의료진과 상의한 후 환자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포독성항암제를 일괄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라 최근 등장한 신약들로 환자들은 맞춤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전문가에게 최선의 치료를 받는 게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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