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ACI 2021] SABINA, 천식 환자 3명 중 1명 SABA 사용
1년에 3개 이상 SABA 캐니스터 사용 시 중증 악화 위험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주요 천식 가이드라인에서 속효성 베타2항진제(Short-Acting Beta Agonist, SABA)는 1차 완화제로서 입지가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임상에서는 여전히 사용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 5개국의 천식 환자 100만명이 포함된 SABINA 리얼월드 분석 결과, 천식 환자 3명 중 1명은 SABA를 남용하고 있었다. 분석에서 남용은 1년에 3개 이상의 SABA 캐니스터(canister) 사용으로 정의했다. 

SABA 남용은 천식 중증도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서 확인됐고, 영국의 경우 중등도~중증 환자가 많았다. 

그러나 세계천식기구(GINA)는 SABA 단독요법을 더 이상 권고하지 않는 상황. SABA 남용은 의료비용 상승과 함께 천식 악화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는 점에서 전 세계 공중보건 문제로 평가된다.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병원 Santiago Quirce 교수는 10~12일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로 개최된 유럽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EAACI 2021)에서 SABINA 결과를 발표했다.

GINA, 악화 위험 증가 이유로 SABA 단독 비권고

2019년 업데이트된 GINA 천식 가이드라인에서 SABA의 입지는 안전성을 이유로 대폭 작아졌다. 

SABA 안전성 평가 연구에서 1년에 3개 이상의 SABA 캐니스터 사용 시 중증 악화 위험이 높아지고, 12개 이상 사용하면 천식 관련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기적인 SABA 사용은 알레르기 반응과 기도 염증을 높인다는 연구들도 보고됐다. 

GINA는 "SABA 단독요법 근거는 견고했지만 단기간 천식증상 완화에 대해서만 근거가 있고, 중증 악화 예방에 근거가 없다"며 "SABA의 주기적 또는 빈번한 사용은 악화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Quirce 교수가 2012년 발표한 연구에서 성인 천식 환자는 2개 이상의 SABA 캐니스터 사용이 임계값(critical value)이었고 최적 평가기간이 3개월과 6개월로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SABA 캐니스터를 추가하면 천식 악화 위험은 소아청소년이 8~14%, 성인이 14~18% 증가했다(Ann Allergy Asthma Immunol 2012;109(6):403~407). 

SABA의 천식 악화 위험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50년 이상 사용한 SABA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리얼월드 결과, SABA 의존 경향 확인

SABA 남용 문제는 리얼월드 연구인 SABINA에서 확인된다. 천식 환자가 SABA 사용에 의존하는 경향이 관찰된 것.

SABINA는 유럽 천식 환자의 SABA 사용 현황을 확인하고자 진행된 대규모 리얼월드 연구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5개국에서 다른 만성 호흡기질환이 없는 12세 이상의 천식 환자 100만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1년에 3개 이상의 SABA 캐니스터를 사용한 비율인 남용률은 이탈리아 9%, 독일 16%, 스페인 29%, 스웨덴 30%, 영국 38%로 국가 간 차이가 확인됐다.

특히 영국의 SABA 남용률은 중등도~중증 천식 환자가 58%로 경도 환자 27%보다 높았다.

Quirce 교수는 "천식 환자는 SABA에 과잉 의존하고 흡입형 스테로이드제(ISC)를 너무 적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SABA 사용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ABA를 남용하는 이유는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SABA 남용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높이기란 쉽지 않다.

Quirce 교수는 "SABA 과잉 의존은 천식 관리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며 "남용 문제를 공유하고 위험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환자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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