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치료제 ‘라이발비’, 기존 약 단점 개선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레반트’, EGFR Ex20ins 변이에 첫 대안
발작성야간혈색뇨증 치료제 ‘엠파벨리’, 수혈부담 줄일 새 옵션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지난 5월 한 달간 미국에선 총 6개 신약이 탄생했다.

이 가운데 조현병∙양극성장애1형 치료제 ‘라이발비’,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리브레반트’, 발작성야간혈색뇨증(PNH) 치료제 ‘엠파벨리’ 등 3개 신약은 각각의 특장점으로 주목 받았다.

라이발비는 기존 약의 단점을 개선하며 관심을 끌었다. 리브레반트는 EGFR Ex20ins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에 첫 대안을 제시해 조명 받았고, 엠파벨리는 환자의 수혈부담을 덜어줄 새 옵션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5월 미국에서 탄생한 주요 신약 3개의 특장점과 임상성적을 살펴본다.

신구조화 이룬 라이발비, 기존 약의 단점 개선

출저: 알케미스 홈페이지
출저: 알케미스 홈페이지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알케미스의 라이발비(성분명:올란자핀/사미도르판)를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1형 치료에 허가했다.

라이발비는 신구의 조화로 탄생한 비정형적 항정신병약물이다.

주성분 중 하나인 사미도르판은 신규화학물로 뮤 오피오이드 수용체 길항제 계열이며, 올란자핀은 조현병 치료분야에서 20여년간 널리 사용된 약물이다. 단, 올란자핀은 체중증가를 유발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두 성분의 만남은 올란자핀의 효과를 유지하면서 단점은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주요 임상3상인 ENLIGHTEN-1과 ENLIGHTEN-2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NLIGHTEN-1은 조현병이 급격히 악화된 환자 400여 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환자들은 라이발비 투여군, 올란자핀 투여군 그리고 위약군으로 1:1 배정됐다. 각 투여군은 4주간 연구 일정을 소화했다.

1차 목표점은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ANSS) 총점의 변화였다.

그 결과, 기저치 대비 PANSS 총점의 개선폭은 라이발비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발비 투여군과 올란자핀 투여군간 경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라이발비 투여군과 올란자핀 투여군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ENLIGHTEN-2는 안정기 조현병 환자 56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들은 라이발비 투여군 또는 올란자핀 투여군으로 나눠져 24주간 연구에 임했다.

1차 목표점은 체중변화 비율 및 10% 이상 체중증량 비율이었다. 

24주 시점 분석결과, 체중변화 비율은 라이발비 투여군 4.21%, 올란자핀 투여군 6.59%였다. 10% 이상 체중증량 비율은 두 군에서 각각 17.8%, 29.8%로 나타났다.

ENLIGHTEN-2 연구에 참여한 미국 마운트시나이의대 René S. Kahn 교수는 “올란자핀은 매우 효과적인 항정신병약물이지만 체중증가를 유발하는 큰 단점이 있다”며 “라이발비는 올란자핀의 효과를 전달하면서 체중증가에 대한 부담은 줄여줄 새로운 무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라이발비의 양극성장애1형 적응증은 올란자핀이 쌓은 데이터에 기반했다.

리브레반트, EGFR Ex20ins 변이 비소세포폐암 첫 대안

출처: 얀센 보도자료
출처: 얀센 보도자료

FDA는 얀센의 리브레반트(아미반타맙)를 EGFR Ex20ins 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신속 허가했다.

그동안 EGFR 동반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한 표적항암제들은 꾸준히 출시됐다. 대부분의 약들은 Ex19del, L858R 등의 주요 변이에 효과를 보였지만 Ex20ins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Ex20ins 변이 동반 환자는 상대적으로 경과가 불량한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리브레반트는 EGFR Ex20ins 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의 첫 대안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특이성항체약물로 EGFR과 MET 수용체를 동시 타깃하며 세포외결합을 통해 종양성장 억제와 면역세포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런 기전은 Ex20ins 변이 외에 Ex19del, T790M, cMet amplification 등의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내성의 발생도 기허가 약제에 비해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허가는 임상1상인 CHRYSALIS 결과에 기반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EGFR Ex20ins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들은 앞서 항암화학요법 등을 경험한 상태였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리브레반트를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1차목표점은 객관적반응률(ORR)이었고 2차 목표점은 반응지속기간(DOR), 임상적이득률(CBR) 등이었다.

평균 9.7개월의 추적관찰결과 ORR은 40%였다.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1개월이었고 임상적이득률은 74%로 집계됐다.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의 중앙값은 각각 8.3개월, 22.8개월로 조사됐다.

리브레반트 투여에 따른 3등급 이상 이상사례 발생률은 16%였다.

CHRYSALIS 임상시험에 참여한 미국 뉴욕대 Joshua K. Sabari 교수는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EGFR Ex20ins 변이를 타깃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리브레반트는 상대적으로 희귀하고 경과가 좋지 않은 폐암에 대해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파벨리, 수혈부담 덜어줄 새 옵션

출처: 아펠리스 홈페이지
출처: 아펠리스 홈페이지

FDA는 아펠리스 파마슈티컬즈의 엠파벨리(페그세타코플란)를 발작성야간혈색뇨증 1차 치료에 승인했다.

당국은 에쿨리주맙 등의 C5억제제에서 엠파벨리 스위칭도 허가했다. 

발작성야간혈색뇨증은 면역계인 보체의 활성을 조절하지 못해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용혈(적혈구 파괴)을 동반한다. 주요 증상은 용혈빈혈로 인한 혈색뇨증과 혈전증 등이다.

엠파벨리는 보체연쇄반응의 중심 단백질인 C3를 억제하는 첫 약물이다. C3의 C3a-C3b 분할 과정을 차단해 혈관내 용혈 및 혈관외 용혈을 예방한다.

이런 기전은 C5억제제의 부족함을 채울 것으로 평가된다. C5 억제제 투여 환자는 수혈 및 빈혈 등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가는 헤드 투 헤드 임상3상인 PEGASUS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임상시험은 발작성야간혈색뇨증 환자 80명을 상대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엠파벨리와 에쿨리주맙을 병용투여하는 과정을 거친 뒤 엠파벨리 투여군과 에쿨리주맙 투여군으로 나눠져 연구 일정을 소화했다.    

1차 목표점은 16주간 헤모글로빈 수치의 변화였고, 2차목표점은 수혈이 필요하지 않는 비율이었다.

그 결과, 기저치 대비 헤모글로빈 수치 변화는 엠파벨리 투여군 2.4g/dL, 에쿨리주맙 투여군 -1.5g/dL였다.

수혈이 필요하지 않는 환자 비율은 엠파벨리 투여군 85.3%, 에쿨리주맙 투여군 14.6%로 나타났다.

엠파벨리 투여군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심각한 이상사례는 감염이었다.

PEGASUS 임상시험에 참여한 미국 노스웨스턴대 Olga Frankfurt 교수는 “엠파벨리는 발작성야간혈색뇨증 환자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혈액수혈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라며 “아울러 보다 넓은 범위에서 발작성야간혈색뇨증을 통제하는 역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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