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 인터뷰
정확한 진단 통한 치료제 역가·순응도 선택 중요
최근 전문의약품 편입한 '리도멕스' 고려해볼만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는 접촉피부염 치료제 선택에 역가와 순응도 중요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는 접촉피부염 치료제 선택에 역가와 순응도 중요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에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안면부의 홍반, 구진, 가려움 등을 유발하는 접촉피부염을 대표적인 피부 트러블로 꼽을 수 있다.

접촉피부염은 피부질환에 효과적인 약물로 많이 처방되는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역가 분류에 따라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해야 하는데, 문제는 피부질환의 경우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도 일부 있어 역가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최적의 치료 시기와 순응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접촉피부염 치료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서울대병원 이동훈 교수(피부과)를 만나 최근 마스크 착용 등으로 흔해진 접촉피부염의 치료법과 치료제 역가 및 순응도에 따른 처방 옵션의 중요 요소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접촉피부염, '알레르기'와 '자극'으로 분류

접촉피부염은 알레르기 접촉피부염과 자극 접촉피부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은 항원이 노출된 부위의 가려운 습진성 피부발진이 주된 반응이고 자극 접촉피부염은 외부 자극 물질에 의해 피부 장벽기능이 손상되면서 홍반, 균열, 통증, 따가움 등이 주로 나타난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 덥고 습한 환경 속에서 피부장벽이 망가져 피부염이 흔하게 생긴다"며 "마스크 제조과정에서 사용하는 보존제 등이 알레르기 물질로 작용해 더 심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외에도 화장품, 비누 등이 얼굴 부위 접촉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원인 요인인 마스크, 화장품 등을 회피하면 진정되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진물까지 날 수 있는 질환이 접촉피부염이다.

이 교수는 "정확한 기간을 따로 두진 않지만 약한 증상이라도 1~2주간 지속되면 피부과를 내원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내원 시기는 중증도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치료방법은 병변의 염증을 국소 스테로이드제로 조절하는 것이 우선이고 두드러기와 소양증 등을 진정시킬 항히스타민제를 병용한다.

심한 병변은 강한 역가의 국소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를 2제 이상 결합하기도 하나 대부분의 접촉피부염은 중등도 역가 이하로도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부염을 유발한 악화 인자를 피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고 경증이나 중등증은 국소 스테로이드제 사용이 대표적"이라며 "가려움증 조절을 위한 항히스타민제와 피부장벽 보호 목적의 보습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소 스테로이드 역가 총 7단계로 구분, 중등도엔 4~5단계

국소 스테로이드는 혈관수축 반응정도에 따라 총 7단계로 구분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1단계는 매우 강한 제제, 2~3단계는 강한 제제, 4~5단계는 중등도, 6~7단계는 약한 제제로 나누고 환자의 나이, 증상의 중증도, 도포 부위 등을 고려해 적절하게 선택한다.

유·소아에게는 강도가 6~7단계의 약한 제제를 단기간 사용해도 효과적이지만, 체중에 비해 체표면적이 넓고 투과율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성인은 얼굴을 제외한 나머지 부위에는 4~5단계, 중증이거나 손·발바닥 및 태선화된 병변은 1~3단계를 사용한다.

단, 성인도 피부가 얇은 얼굴 부위나 경증에는 6단계 이하를 사용한다.

이 교수는 "중증도뿐만 아니라 급성과 만성에 따라서도 강도를 조절하는데, 급성일 때는 로션이나 크림을 사용하고 만성일 때는 연고나 크림을 바른다"며 "여러 가지 성분과 제형으로 나온 국소 스테로이드 약품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부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국소 스테로이드는 일반의약품부터 전문의약품까지 다양하다.

즉, 피부염 환자들이 증상에 맞는 정확한 의약품으로 최적의 치료를 받으려면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분류 기준 등 역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크림은 5단계, 로션은 6단계로 분류할 수 있는 리도멕스가 최근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는데, 이 같은 분류 기준 및 역가의 중요성 등을 방증한 대표적인 사례다. 
 

효과만큼 중요한 순응도, 옵션 선택에 영향

이 교수는 치료제의 효과만큼 중요한 것이 끈적임과 스며드는 정도와 관련된 '순응도'라고 얘기한다.

실제로 몸에 약품을 바르는 환자 입장에서 사용하기 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등도 스테로이드는 접촉피부염을 비롯해 건선, 양진, 만성단순태선 등에 사용할 수 있다"며 "효과도 중요하지만 얼굴에 사용할 수 있는지, 끈적이지 않는지, 잘 스며드는지 등은 치료제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프레드니솔론발레로아세테이트 성분의 리도멕스가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편입하면서 순응도 면에서 1차 처방의 여러 가지 옵션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는 일상 속에서 마스크로 인한 접촉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 안쪽에 피부와의 직접 접촉을 피하는 용도로 보습제 등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보습제나 화장품 등은 마스크 착용 30분~1시간 전에 바른 후 충분히 말려야 밀폐된 마스크 안에서 피부장벽을 보호할 수 있다"며 "호흡이나 대화 시 분비되는 침을 통해 얼굴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마스크 내부에 거즈를 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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