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協 이상덕 회장, 인센티브 강화와 제도적 홍보 필요 강조
정부와 전문병원협의체 구성해 전달체계 확립 역할 담당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제4기 이상덕 회장은 전문병원 제도 활성화를 위해 보상기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제4기 이상덕 회장은 전문병원 제도 활성화를 위해 보상기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상급종합병원보다 비용은 저렴하지만, 일반 중소병원보다 의료질에 대한 환자 만족도가 높아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전문병원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천명됐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제4기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이상덕 회장은 27일 병원협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취임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상덕 회장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진행된 '전문병원 지정 및 평가체계 개선방안 연구의 환자경험 평가' 결과 전문병원 있는 지역과 전문병원이 없는 지역 환자들의 지역 의료기관 이용률에서 차이가 났다.

지역내 전문병원이 있는 환자들의 지역 의료기관 이용률이 높은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의 환자들은 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문병원이 대형병원 쏠림현장을 방지하고, 지역내 의료기관 이용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또, 전문병원은 중소병원에 비해 의사 수는 2.3배, 간호사 수는 2.9배 많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용창출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장은 "전문병원 제도 도입 취지는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중소병원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라며 "2017년 연구결과 환자들의 경험평가가 높게 나와  복지부를 비롯한 정부기관들이 전문병원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전문병원들은 아무런 인센티브도 없고, 정부의 홍보지원 없이도 전문병원들 스스로 노력한 결과 전문병원 제도가 짧은 기간이지만 긍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상덕 회장은 여전히 전문병원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한 선결과제가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전문병원 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되어가지만 전문병원의 수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1기 당시 99개로 시작해 현재 4기 전문병원은 101개로 전문병원의 수가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문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한 인센티브가 미흡하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문병원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병원 활성화 위해 보상기전 강화돼야

이상덕 회장에 따르면, 이비인후과병원 중 전문병원 지정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전문병원으로 전환하지 않는 병원이 300여곳이 넘는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그런 병원들이 왜 전문병원으로 신청하지 않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지정기준과 보상기전이 맞물려 있으며, 인센티브 및 보상기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병원에 대한 정부의 보상기준은 의료질평가지원금과 종별가산 뿐이며, 이마저도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병원계의 불만이다.

이 회장은 "전문병원의 보상기전인 의료질평가지원금과 종별가산을 모두 합쳐도 600억 수준"이라며 "산술적으로 100여곳의 전문병원이 매년 6억원의 가산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곳은 연간 3억원, 규모가 큰 종합병원급 전문병원은 20억원 정도로 노력과 투자에 비해 보상이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전문병원협의회는 현재 적용받고 있는 종별가산과 관련해 병원급 전문병원에 대해 종별가산 20%를 22.5%로, 종합병원급 전문병원의 경우 27.5%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종별가산 상향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문병원과 지역책임병원 등이 수행하는 기능에 맞는 기능가산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종별가산 자체를 상향조정하는 것에 대해 정부는 건보재정 건정성을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전문병원에 대한 기능가산을 고려하고 있다. 아직 기능가산에 대해 정부도 명확한 개념과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알콜전문병원은 질평가 지원금도 받지 못하고 있어 같은 환자를 진료하더라도 다른 전문병원에 비해 환자도 병원도 차별을 받고 있다"며 "사회적 필요에 의해 유지되는 병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상덕 회장은 전문병원의 수도권 쏠림현상과 전문병원 확대를 위해 정부가 전문병원이 없는 지역에 대한 유인기전과 제도적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전국에 전문병원이 없는 지역은 강원도와 충남, 전북지역"이라며 "그 지역주민들과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장들은 많이 원하지만 수요가 부족해 전문병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그런 지역에 전문병원이 나올 수 있다"며 "전문병원 확대는 내부적으로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병원계 일각에서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병원의 수가 현재 101개로는 부족해 300~400개 정도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병원이 상급종합병원과 함께 의료 질 관리가 가장 잘되고 있으며, 성공한 모델인 만큼 무분별한 확대는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은 "장기적으로 전문병원이 확대돼야 하지만, 지정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전문병원 활성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보건체계의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또, 그는 "전문병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제고 차원에서 정부가 전문병원 제도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전문병원의 전문병원 표방 홍보를 제지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병원 코로나19 백신접종 적극 참여

이상덕 회장은 전문병원의 사회적 기여를 위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문병원들의 경영상태는 많이 힘들다"면서 "그래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전문병원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이 백신접종을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병원 회원들을 대상으로 백신접종 위탁의료기관이 어디인지 자체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위탁의료기관으로 신청하지 않은 회원에 대해서 신청할 수 있도록 독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상덕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위해 백신 전용 냉장고를 구입해 백신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향후 2년간 내부적으로 전문병원협의회를 소통을 통한 내실을 다지고, 외부적으로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는 전문병원이 의료전달체계의 한 축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겠다"며 "내부적으로는 전문병원계 각 분야 대표자들 및 지역회원들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해 협의회 내실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또,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 시대에 맞춰 전문병원들이 스마트병원화 및 디지털병원화를 선도해 시대정신에 부흥하는 의료환경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며 "업무효율을 높이고, 환자안전과 의료 질 제고에 힘쓰겠다"고 역설했다.
 

정부와 전문병원협의체 구성해 의료전달체계 확립 역할 담당

한편, 최근 전문병원협의회와 복지부는 전문병원협의체를 구성하고, 매월 협의체를 개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주 복지부와 심평원 등 정부와 전문병원협의회 집행부가 모여 전문병원협의체 1차 회의를 개최했다"며 "협의체는 매달 개최하는 것으로 했으며, 올해 내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전문병원의 역할과 관련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상덕 회장은 최근 정부의 전문의원 제도 도입 움직임에 대해 제도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전문'이라는 명칭 사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의원급의 의료인프라 및 인력, 활용자원의 효율성을 위해 전문의원 제도를 도입하는 취지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전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전문의원과 전문병원을 국민들이 혼동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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