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박일석·김희진 교수팀, 음성변화 연구
코골이로 인한 구강호흡 사라지며 전반적 음성 개선 확인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소아의 코골이는 편도, 아데노이드의 비대와 관련이 깊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비대하면 코를 통한 호흡이 힘들어져 입으로 호흡하게 되고, 구강호흡은 성대를 붓게 만들어 음성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코골이 치료는 비대해진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절제하는 수술로 가능하지만, 수술 후 구인두의 구조 변화가 목소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음성장애가 있던 아동이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후 별다른 음성치료를 받지 않고도 구강호흡이 사라지며, 오히려 음성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박일석·김희진 교수(이비인후과, 공동 교신저자), 한림대성심병원 이중섭 교수(이비인후과) 연구팀은 '편도·아데노이드 문제를 가진 소아에서 발성장애 유병률 및 수술이 음성에 미치는 영향(Prevalence of Dysphonia in Children with Adenotonsillar Problems and the Impact of Surgery on Voice)'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한 절제술을 받은 만 3~12살 아동 1197명 중 음성장애가 있는 91명(7.6%)을 대상으로 전문 음성치료사에 의한 수술 전후 음성분석을 시행했다.
이중 51명의 아동이 수술 4~6주 후 1차 음성검사를 받았고, 22명은 수술 후 3개월 뒤 2차 음성검사에도 응했다.
분석결과 구강호흡 비율은 수술 전 94.1%(48명)에서 1차 검사 시 7.8%(4명)로 감소했고, 2차 검사에서는 0%로 나타났다.
검사 대상 아동들은 수술 전과 수술 후 목소리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음성사용지수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아동의 음성상태를 보호자 및 음성치료사가 평가하는 주관적 척도에서 수술 전보다 수술 후 장애지수가 감소했고, 음성에서 성대의 진동, 주파수, 진폭, 잡음 등을 평가하는 음질측정기기(MDVP)를 이용한 객관적 평가에서도 전반적인 음성 개선이 확인됐다.
박일석 교수는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 후 음성 변화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전문 음성치료사의 정확한 평가를 통해 우려와 달리 수술 후 음성이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전동식 미세절삭기로 불리는 특수 의료장비로 편도조직만 제거함으로써 정상조직을 보호하는 '전동식 피막 내 편도·아데노이드절제술(PITA)' 시행으로 수술 후 코골이, 구강호흡, 편도선염 등이 사라져 음성 개선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편도·아데노이드가 비대한 소아가 음성장애를 겪는 비율이 7.6%로 나타나 일반 소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보다 높게 나타났고, 아동의 음성 문제에 대한 부모의 인식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의 음성장애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소리 지르기, 큰소리 내기, 기침, 헛기침 등 음성의 과도한 사용 혹은 잘못된 사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음성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생활방식의 변화를 통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논문은 SCIE급 저널인 미국이비인후과학회지(The Laryngoscope)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