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김기표 교수-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
세포운명전환 기술 통해 생산된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 극복 방안 규명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만성 신경면역계질환인 '다발성경화증'과 급성 마비성질환인 '길랑-바레증후군' 등 탈수초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제시됐다.
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교실 김기표 교수(제1저자)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한스 쉘러 박사(교신저자)는 세포운명전환 기술을 통해 생산된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의 한계점을 밝히고 극복 방안을 규명했다.
신경세포의 한 종류인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는 희소돌기아교세포로 분화한다. 희소돌기아교세포는 생체 내에서 뉴런의 축삭을 둘러싸 수초(myelin sheath)를 형성해 정보전달을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한다.
다발성경화증, 길랑-바레증후군 등과 같은 탈수초화 병변이 관찰되는 질환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 생산방식은 비효율적이었으며, 생산된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도 낮은 분화능과 시험관 내 불안정한 증식을 보였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로의 세포운명전환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새로운 공여세포 '혈관주위세포(pericyte)'를 찾았다.
이와 함께 해당 세포에 두 가지 전사유전자 Olig2, Sox10를 과발현시킴으로써 기존 세포운명전환 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또 생산된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는 시험관 내에서 안정적인 증식이 나타났을 뿐 아니라 높은 효율의 분화능과 수초화를 보였다(그림1).
그러나 이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를 탈수초화 질환모델 실험쥐의 뇌에 이식한 결과, 뇌의 모세혈관에 안착 후 교차분화 전 형태인 혈관주위세포로 세포운명이 재전환되는 문제를 발견했다(그림2).
이에 유전체를 재분석한 김 교수팀은 직접교차분화를 통해 생산된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에 존재하는 상당량의 공여세포 유전체(transcriptome) 메모리 때문에 혈관주위세포로 세포운명이 재전환됐음을 확인했다(그림3).
또 후성유전체 분석 결과, 공여세포 유전체 메모리는 세포운명전환 과정 중 남아 있던 후성유전체 메모리에 의해 생겨났음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유전체/후성유전체 메모리에서 기인한 생체 내 세포운명의 재전환을 막고자,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를 시험관 내에서 미리 분화를 유도한 뒤 탈수초화 질환 모델 실험쥐의 뇌에 이식을 시도했다.
그 결과, 실험쥐의 뇌에서 수초화가 진행됐고(그림4), 직접교차분화 방법을 통해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가 생산됐을 시 생겨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기표 교수는 "직접교차분화를 이용한 치료목적의 세포 생산은 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준안정성(metastable)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며 "직접교차분화세포의 안정성을 위해 공여세포의 유전체/후성유전체 메모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추후 혈관주위세포 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공여세포를 사용한 희소돌기아교 전구세포 생산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Cell Stem Cell 4월 온라인판에 실렸고, 김 교수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