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성구 교수, 난독증 분석연구 게재
난독증 아동 23~65% 부모도 난독증 있어...유전적 원인 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성구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성구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부주의하거나 과잉행동, 충동성이 특징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의심되는 아동이 글을 읽을 때도 어려움을 겪는다면 난독증을 함께 의심해봐야 한다.

난독증 아동의 40%는 ADHD도 함께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성구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최근 '신경생물학적 측면에서의 난독증 분석연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국내외 소아의 난독증 유병률은 17.5%로 10명 중 1.7명의 소아가 난독증을 겪고 있다. 난독증과 함께 자주 발병하는 질환은 ADHD가 40%로 가장 흔했다.

또한 지적능력상의 문제가 없음에도 학교 학습에서 지속적으로 낮은 성취를 보이는 학습장애 아동의 80%는 난독증과 관련이 있었다.

읽기장애인 난독증 아동은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글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거나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소리내 읽기 싫어하고 '스파게티'를 '피스게티'로, '가방'을 '빠강'으로 잘못 읽거나, 글자나 문장을 생략해서 읽고 다른 글자로 대치해서 읽기도 하며, 읽는 속도와 읽기 이해가 매우 느리다.

난독증은 시지각, 청지각, 음운 인식의 문제로 발생하는데 실제 뇌의 기능적 MRI 촬영에서 난독증이 있는 경우 글을 읽을 때 뇌가 비효율적으로 활성화돼 글을 빠르게 읽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난독증 환자의 23~65%는 부모도 난독증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유전적 원인이 가장 컸다.

김 교수는 "ADHD가 의심되어 병원을 찾았다가 난독증도 함께 진단을 받거나, ADHD가 아닌 난독증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며 "무엇을 진단받느냐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난독증도 세부분류가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읽기분석기 등 여러 진단도구들이 도입되며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난독증의 종류에 따른 정확한 진단을 하고 있다.

ADHD 역시 지능검사, 실행기능검사, 주의력검사, 정서검사, 뉴로피드백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를 통한 진단이 이뤄진다.

조기치료 중요한 난독증...만 5~6세 검진시스템 도입 필요

ADHD와 난독증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ADHD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난독증은 음운인식훈련과 음소결합훈련 등의 중재치료를 시행한다.

난독증은 각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로 뇌파훈련법인 뉴로피드백과 특수장비를 이용한 시지각 및 청지각, 감각통합훈련 등을 접목한 치료로 효과를 높이고 있다.

ADHD와 난독증 모두 아토목세틴을 이용한 약물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필요한 경우 난독증에도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김 교수는 "난독증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조기에 난독증을 예측할 수 있는 임상적 증상과 검사가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며 "입학 후 치료를 시작하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등교거부, 학습거부와 같은 행동문제를 보이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독증은 아이의 학습발달과정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잠재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초등학교 입학 전인 만 5~6세 정도에 조기개입을 할 수 있는 검진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발달클리닉 김경미 임상심리전문가는 "난독증 치료는 최소 1년 이상의 장기치료를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이고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논문은 대한소아과학회지(Clinical and Experimental Pediatrics)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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