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강모열 교수팀, 장시간 노동 관련 심뇌혈관질환 위험 분석
만성질환 환자, 주 52시간 이상 노동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 가중

▲서울성모병원 강모열 교수.
▲서울성모병원 강모열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만성질환 환자가 주 52시간 이상 노동하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58배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교신저자),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완형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기저질환 및 건강 관련 생활습관과 장시간 노동이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번 분석은 2009~2016년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해 경제활동인구 7303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을 만성 기저질환과 건강 관련 생활습관에 따라 나누고, 각 요인이 주 5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조사했다. 

만성 기저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BMI 25kg/㎡ 이상)으로 정의했다. 건강 관련 생활습관은 흡연, 음주, 운동 정도 등으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만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장시간 노동 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58배 높았다. 이와 달리 기저질환이 있더라도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으면 1.11배 정도 위험도가 상승했고 유의하지 않았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장시간 노동을 하면 두 위험요인이 상호작용을 해 각각에 의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합친 것보다 약 46%의 위험도가 추가로 상승한 것이다. 

▲개인적 위험요인(기저질환, 건강 관련 생활습관)과 장시간노동의 상호작용에 의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만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주 5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하면 대조군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5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 위험요인(기저질환, 건강 관련 생활습관)과 장시간노동의 상호작용에 의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만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주 5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하면 대조군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5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없다면 장시간 노동을 하더라도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1.01배만 높아져 통계적·임상적으로 유의한 위험도 상승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장시간 노동을 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에 시너지효과를 보이므로, 만성 기저질환자의 장시간 노동은 보다 엄격하게 제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과 장시간 노동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호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이 장시간 노동을 하더라도 추가적인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상승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모열 교수는 "이번 결과는 실용적 관점에서 사업장의 보건관리 및 산업재해 보상에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경우 심뇌혈관질환 위험에 시너지 효과를 보인다. 이 경우 장시간 노동은 보다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재해 심사 시 기저질환이 있는 노동자가 더 장시간 노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당해 노동자에게서의 업무부담과 질병발생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산업재해 심사에서 종종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책임을 개인의 건강관리 부족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개인의 생활습관이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장시간 노동에 의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에 추가적인 유의한 상승은 없었다"며 "산업재해 심사 시 명백한 장시간 노동의 증거가 있다면, 개인의 건강 관련 생활습관에 관계없이 업무 관련성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1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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