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천대길병원 이경훈 교수(심장내과)

가천대길병원 이경훈 교수(소화기내과)는 고용량 스타틴 사용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게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가천대길병원 이경훈 교수(소화기내과)는 고용량 스타틴 사용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게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핵심 키워드는 'The lower is the better'다. LDL 콜레스테롤(이하 LDL-C) 수치를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혜택이 증가한다는 주장이다. 이때 주로 처방되는 약물이 스타틴이다. 하지만 문제는 고용량 스타틴을 처방할 때의 부작용이다.
 
최근에는 그 대안으로 스타틴에 비스타틴 계열 약제인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병용요법이나 복합제도 각광받고 있다. 다만, 이상지질혈증 환자 다수가 여러 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있어 복약순응도 향상은 필수불가결한 상황.
 
가천대길병원 이경훈 교수(심장내과)는 고용량 스타틴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중간용량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로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동반질환으로 인해 복용 약제가 늘고 있다. 현장에서 보는 실정은.
 
의원과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마다 다르다. 의원을 찾는 환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으로 3~4개의 약물을 복용한다. 

반면 대학병원, 그 중에서도 심장내과를 찾는 환자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치료, 약물방출 스텐트 삽입에 따라 항혈소판제를 기본적으로 복용하고, 이외에 혈압약, 사망률 개선에 도움을 주는 베타차단제, 스타틴을 복용한다. 당뇨병이 없어도 기본적으로 4~5개의 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면 2~3개의 약이 추가, 대략 10여 개의 약을 한 번에 복용하는 상황이다.
 
- 고령화되면서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도 증가 추세다. 환자 관리에 어려움은 없나.
 
노인 환자들은 복용하는 약물의 수가 많아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관절 치료를 위한 약제부터 시작해 진통제와 위장약,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고 협심증까지 갖고 있다면 복용하는 약의 갯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일례로 심장내과를 찾는 환자는 하루에 한 번 약을 복용하는 데, 먹어야 할 약의 갯수가 많아지다 보니 여러 차례 나눠서 먹는 노인환자도 많은 상황이다. 물론 노인환자들은 연하장애가 있지만, 그것보다 기본적으로 복용하는 약물의 수가 많아지면서 관리의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런 특수성이 반영돼 있나.
 
노인 환자를 위한 내용이 명확하게 정리되진 않았다. 다만, 복용하는 약의 갯수를 줄이기 위한 복합제 처방이나 부작용 감소를 위해 고용량보다는 중간용량을 처방하는 등 노인 환자를 위한 특수성을 고려하고자 한다. 특히 고령일수록 복합제를 처방하자는 컨센서스는 형성된 상태다. 
 
약 갯수가 1개 늘어날수록 복약순응도는 20% 감소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복약순응도가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은 고혈압과 고지혈증이다. 순응도가 떨어지면 예후가 안 좋아져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환자 교육도 중요하지만, 약 갯수를 줄여줘도 복약순응도가 증가하니, 복합제를 강조하는 것이다.
 
- 이상지질혈증 치료 전략의 주의사항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스타틴의 부작용을 낮추면서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고용량의 스타틴 사용이 좋다는 게 컨센서스다. 하지만 당뇨병이 발생한다거나 근육증상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용량 스타틴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환자는 치료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스타틴은 용량이 높아질수록 부작용이 많아지고 순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라 용량을 줄여야 한다. 그렇다면 용량을 줄인 만큼 떨어진 효과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동등하게 가져올 수 있다. 
 
- 강력하게 LDL-C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고용량 스타틴과 스타틴+에제티미브를 두고 이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차이일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에 스타틴은 고지혈증 치료제였는데, 지금은 심혈관계질환, LDL-C 190mg/dL 이상, 당뇨병에 따른 심혈관계질환 위험도 7.5% 이상 환자 등에게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고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하자는 합의가 이뤄져 있다. 이는 미국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도 명시돼 있다.  
 
문제는 고용량의 스타틴을 견딜 수 있는 동양인이 얼마나 되느냐다. 원칙적으로는 고용량 스타틴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는 하나, 이는 서양인의 경우다. 현장에서 보면 고용량 스타틴을 처방할 경우 20~30%의 환자는 근육관계 부작용을 보인다. 이런 부작용은 복약순응도를 떨어뜨린다.
 
실제로 스텐트 시술 환자에게 고용량 스타틴을 처방할 경우 근육관계 증상 부작용으로 복약순응도가 떨어져 항혈소판제도 복용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때는 스타틴 용량을 줄여야 한다. 스타틴 용량을 줄이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스타틴 이외에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다른 기전의 약제인 에제티미브를 사용하게 되면 떨어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고용량 스타틴과 중간용량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함께 하면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아스피린 약제가 진통제나 해열제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약제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스타틴도 고지혈증 치료제가 아니라 아스피린보다 강력하게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약으로 바뀐 것이다. 고혈압 분야에서 강조됐던 The lower, The better 개념처럼 LDL-C 수치도 빠르고 강력하게 치료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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