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병원 김수진 교수(소화기내과)

▲양산부산대병원 김수진 교수(소화기내과).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양산부산대병원 김수진 교수(소화기내과).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위암은 국내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다. 

위암은 암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위암을 조기발견하고 치료하면 암 사망률을 낮추면서 환자 예후를 개선하고 삶의 질도 유지할 수 있다. 위암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위암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1999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의 일환으로 위암검진이 도입됐다. 만 40세 이상 남녀는 증상이 없어도 2년 간격으로 위내시경검사을 이용한 위암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위내시경검사를 실시하기 어렵다면 위장조영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김수진 교수(소화기내과)는 위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수검자들은 인증된 의료기관에서 전문성을 가진 검사자에게 위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내 위암 발생률이 높은 원인은?

가장 큰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로 밝혀졌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국가마다 종류와 독성이 다르다. 한국, 중국, 일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독성이 높아 감염 시 위암 발생률이 높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국내 위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은 연령에 따른 위암 발생률을 보면 알 수 있다. 위암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되자마자 발생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위에 변화가 생기고 염증이 쌓여 위암이 된다. 그래서 위암 발생률은 고령에서 높고 젊은 연령에서 낮다. 

이 때문에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 위암검진은 만 4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한다. 40세 미만의 젊은 연령은 위암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 위암검진의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
 
- 위암 발병 시 나타나는 증상은?

위암은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이 있다. 조기위암은 증상이 없다. 그래서 외래에서 조기에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증상이 없는데 왜 암이냐고 묻는다. 이 때문에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은 위암검진 대상자를 만 40세 이상의 '무증상' 성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위내시경검사에서 위암이 확인될 수 있다. 이 암이 진행되면 증상이 있는 진행성위암이 된다. 진행성위암이면 토혈, 복통, 그 외에 특이적이지 않은 다양한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 따른 위암검진은 어떻게 시행되고 있나?

국가암검진에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간암 등 5대 암이 포함됐다. 위암의 경우, 만 40세 이상의 무증상 성인에게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검사 또는 위장조영검사를 받도록 권고하며 국가가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위장조영검사는 위암 조기발견에 효용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하지만 수검자가 검사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위장조영검사만 가능하거나 위내시경검사가 많이 몰린 의료기관에서는 위장조영검사를 권유한다. 전문가들은 위장조영검사의 정확도가 낮으므로, 수검자가 위암조영검사를 받았을지라도 위암검진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수검자에게 위암검진을 위한 위내시경검사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 국내 위내시경검사 질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크게 국가 차원의 '국가암검진 질관리 사업'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우수내시경실 인증제'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암검진 질관리 사업은 내시경 사진과 판독지 그리고 환자의 검사 동의서 등을 확인해 최소한의 질관리가 되고 있는지 평가한다. 개원가, 대학병원 모두 평가 기준은 동일하다. 

학회의 우수내시경실 인증제는 내시경검사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 중 조금 더 우수하게 질관리가 되는 의료기관임을 인증하는 제도다. 국가암검진 질관리 사업보다 엄격하게 최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 수검자는 위내시경검사 시 접근성이 좋은 1차 의료기관을 많이 찾는다고 알려졌다. 

제대로 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는다면 문제 되지 않는다. 1차 의료기관은 일반적으로 선별검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암검진 질관리 사업 통과만으로 검사자와 의료기관의 질이 보장되느냐가 문제다. 

특히 위내시경검사는 검사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질관리의 최소 기준을 만족한 의료기관이라면 검사자의 자격을 확인하는 것이 수검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적인 내시경 교육을 받아 내시경 세부전문의를 취득한 검사자가 있는 의료기관이라면 최소한의 검사 질이 보장될 것으로 생각한다.
 
- 위암 외에 내시경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있다면?

위내시경검사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궤양과 식도에 상처가 있는 식도염 등을 진단할 수 있다. 식도염은 증상이 없다면 약을 적극적으로 처방하지 않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도록 교육한다. 그러나 신물 역류, 가슴쓰림, 목 이물감 등 증상이 있다면 필요 시 치료제를 처방한다. 

기존에는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를 주로 처방했지만, 최근에는 PPI보다 위산분비 억제가 더 강력한 P-CAB을 선택하고 있다. 위산분비 억제 기간도 길어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수검자는 제대로 된 위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검사를 잘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가야 한다. 역량을 갖춘 검사자가 있는지 알 수 없다면 여러 인증제를 통과한 의료기관을 찾으면 수검자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검사자는 검사에서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확인하더라도 이를 수검자에게 너무 강조하면 수검자가 불안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이 있다고 반드시 위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므로, 검사자는 위암 위험 정도와 검사 주기를 설명하는 것이 수검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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