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협진 수술 시스템 기반 '아시아 최다' 로봇수술 기록
김용희 교수팀 "식도암 로봇수술 국제 표준 정립 주도할 것"

서울아산병원 김용희 교수.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김용희 교수.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서울아산병원 김용희 교수팀(흉부외과)은 최근 김 모씨(남, 56세)에게 식도암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하며 개인으로써 아시아 최다 기록인 로봇수술 500례를 달성했다.

식도암은 가슴, 배, 목 등을 광범위하게 절개해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매우 크다.

특히 기존 식도암 수술은 오른쪽 옆구리를 20~30cm가량 절개해 식도를 우선 절제하고, 복부를 약 15~20cm 절개해 식도를 대신할 위장을 일부 잘라낸다. 이후 가슴이나 목 부위를 통해 남아있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수술을 한다.

식도암 수술의 절개 범위가 매우 넓어 수술 후 환자의 고통이 매우 크고 회복하는 과정이 길다.

이에 최근 식도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는 로봇수술이 주목된다. 로봇수술은 가슴과 복부에 1cm 이하의 구멍을 4~5개만 만들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통증 등 합병증이 최소화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020년 한 해 동안 식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2010년에 비해 지난해 약 1.7배 늘어났는데, 식도암 로봇수술 환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60% 정도가 로봇으로 수술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팀이 식도암 로봇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팀이 식도암 로봇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은 다른 암보다 환자 수가 적어 전 세계적으로 로봇수술에 대한 표준 지침이 없는데,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로봇수술 경험을 쌓으며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초기 식도암 환자 등에게만 제한적으로 로봇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지만, 진행성 식도암뿐만 아니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수술이 어려웠던 고령의 경우나 심장, 폐 등 다른 장기의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들도 로봇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수술과 로봇수술 결과를 검토하면, 약 8~9시간 걸렸던 수술에 비해 로봇수술은 5시간 정도 걸려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감소했고, 환자 입원기간도 약 2주에서 1주로 줄어 절반 정도가 감소했다. 

수술 성과에는 여러 진료과(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흉부외과) 간 긴밀한 협진 시스템이 뒷받침됐고, 이런 다학제 진료팀은 환자를 진료하는 식도암 통합진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면서 환자 맞춤형 수술 방향을 세우고 있다.

김 교수는 "식도암은 다른 암에 비해 환자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치료 자체도 힘들고 수술 방법과 경험에 따른 결과 차이가 커, 전 세계적으로 아직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식도암 환자들이 수술 후 느끼는 통증을 최소화하면서도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식도암 로봇 수술 국제 표준 지침 정립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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