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미세혈관 수술, 중증 다리 림프부종환자 평균 14% 부종 감소
서울아산병원 홍준표 교수팀 "중증 림프부종 환자 치료 패러다임 바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국내 연구팀은 최근 고난도 미세혈관 수술 '림프정맥문학술'이 중증 림프부종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것을 입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홍준표, 재활의학과 전재용, 성형외과 서현석, 박창식 교수.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홍준표, 재활의학과 전재용, 성형외과 서현석, 박창식 교수.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홍준표·서현석·박창식(성형외과)·전재용(재활의학과) 교수팀이 42명의 중증 하지 림프부종 환자(림프관 기능이 남은 2기 후반~3기 환자)를 대상으로 '림프정맥문합술'을 시행했다.

연구 결과, 환자 전원에서 하지 림프부종의 부피가 평균 14% 감소했고, 3개월 후 15.2%, 6개월 후 15.5% 감소했다.

또한 한 쪽 다리에만 림프부종이 있는 환자 34명 중 림프정맥문합술 후 림프부종의 부피가 정상측과 비교했을 때 10~20% 범위로 부피가 초과된 환자가 16명, 10% 미만 초과 환자 11명으로 확인됐다. 

심각한 합병증인 '봉와직염' 발생은 수술 전 다리 림프부종에서 연간 평균 0.84건이 발생했지만, 수술 후에는 연간 평균 0.07건으로 나타나 발생률이 뚜렷하게 줄었다. 

이에 교수팀은 수술 후 약 80%의 환자에서 림프부종의 부피가 크게 감소해 중증 림프부종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홍준표 교수팀은 당뇨병으로 발의 말초 혈관들이 손상되는 당뇨발 합병증에 미세재건수술을 시행하는 등 암환자들의 림프정맥문합술을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림프정맥문합술, 중증 림프부종 치료에 패러다임 변화

초창기 림프부종 치료 방법은 물리치료와 압박치료 중심이었으며 중증 림프부종에 적용했던 '지방흡입'에 따라서는 부종이 재발할 때 마다 수술을 해야 했다.

이에 약 15년 전부터 주요 의료기관에서 림프관을 정맥에 연결해주는 수술법인 림프정맥문합술이 시행됐다. 

성형외과 홍준표 교수가 림프정맥문합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홍준표 교수가 림프정맥문합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림프정맥문합술은 0.2~0.6㎜ 정도의 가느다란 혈관에 진행하기 때문에 미세수술보다 더 정교한 초미세수술로 이뤄져 환자들의 회복이 빠르고 효과도 좋다.

수술시 피부의 절개는 2.5㎝ 정도로 최소화 하고 경우에 따라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수술을 진행하며 림프절 이식과 림프관 문합 수술이 동시에 가능하다.

다만 림프정맥문합술은 부종 초기에 주로 적용했으며, 중증 림프부종 환자는 림프관의 기능이 소실돼 치료 방법으로 적용이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림프정맥문합술이 중증의 림프부종 환자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중증 림프부종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교수팀이 강조했다. 

홍준표 교수(성형외과)는 "그동안 중증 림프부종 환자에서의 림프정맥문합술은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림프정맥문합술의 효과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면서 "적극적인 재활치료에도 치료가 되지 않는 말기 림프부종 환자들도 최소 절개 수술만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어 수술적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서현석 교수(성형외과)는 "환자마다 부종의 양상이 모두 다르고 이에 맞는 치료법도 달라 정확한 진단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다학제 진료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며 "미세한 림프관과 혈관을 연결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난도 미세수술의 경험이 충분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성형재건외과저널(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 Journal)' 2021년 1월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