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 결과, GHD·SGA·ISS 등으로 rhGH 치료받은 환자군 심혈관질환 위험↑
치료기간 길고 누적용량 많을수록 위험 증가해…성별 간 위험 차이 나타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소아기 때 유전자 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rhGH)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성인 초기에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 코호트 연구 결과, 고립성 성장호르몬 결핍증(GHD), 부당경량아(SGA), 특발성 저신장증(ISS) 등으로 인해 소아기 때 rhGH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성인 초기 심혈관질환 위험이 일반 대조군과 비교해 69% 상승했다.

장기간 추적관찰 하는 동안 치료받은 환자군과 대조군 간 심혈관질환 누적 발생률의 절대 차이는 적었지만, rhGH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전체 누적용량이 많아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결과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연구를 진행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병원 Anders Tidblad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2년 rhGH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에 대한 프랑스 코호트에서 rhGH 장기간 치료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했고, 이어진 추적관찰에서 뇌혈관질환 위험도 보고된 것이다.

하지만 소아기 때 rhGH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rhGH 치료의 장기간 심혈관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번 스웨덴 코호트 연구는 소아기 때 rhGH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체 그리고 중증 심혈관질환의 장기간 위험을 조사하고, 치료기간 또는 누적용량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1985~2010년에 소아기 때 GHD, SGA, ISS 등으로 인해 rhGH 치료를 진행했고 2014년까지 추적관찰이 이뤄진 환자들이 연구에 포함됐다. 최종 결과는 JAMA Pediatrics 지난해 12월 2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치료기간↑·누적용량↑→심혈관질환 위험 2배 이상↑

총 5만 3444명이 최대 25년간 추적관찰됐다. 이 중 rhGH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군은 3408명, 이들과 매칭하고자 나이, 성별, 지역 등을 기반으로 스웨덴 총인구 등록부에서 무작위로 선별한 대조군은 5만 36명이었다. 환자군이 rhGH 치료를 시작한 평균 나이는 9세, 연구 종료 당시 나이는 25.1세였다. 추적관찰(중앙값) 기간은 14.9년이었다.

1차 목표점은 추적관찰 시작 후 보고된 첫 번째 심혈관질환으로, 2차 목표점은 첫 번째 중증 심혈관질환으로 정의했다.

추적관찰 동안 심혈관질환은 총 1809건 보고됐다. 환자군의 누적 발생률은 1만인년(person-years)당 25.6건, 대조군은 22.6건이었다.

이를 토대로 두 군간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교한 결과, 대조군보다 환자군에서 1.69배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 1.69; 95% CI 1.30~2.19). 게다가 중증 심혈관질환 위험은 환자군에서 2.27배 상승했다(HR 2.27; 95% CI 1.01~5.12).

일반적으로 보고된 질환은 순환계통 질환, 부정맥, 고혈압성 질환이었고, 가장 흔한 중증 질환은 허혈성 심질환, 심근증, 뇌졸중이었다. 

또 rhGH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전체 누적용량이 많아질수록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각 2.08배(HR 2.08; 95% CI 1.35~3.20), 2.05배(HR 2.05; 95% CI 1.18~3.55) 상승했다. 

특히 대조군 대비 성별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은 여성 환자군이 2.05배, 남성 환자군이 1.55배 높아, 여성에게서 그 위험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결과는 에스트로겐 수치 또는 rhGH 치료에 대한 반응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성별 차이에 대한 메커니즘이 확실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아울러 환자군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 대조군과 비교한 심혈관질환 위험은 SGA 환자 1.97배, GHD 환자 1.66배, ISS 환자 1.55배 의미 있게 높았다. 

Tidblad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에서 두 군의 심혈관질환에 대한 절대 위험이 낮았고, 인과관계를 확인하기에는 데이터가 제한적이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과는 GHD, SGA, ISS 등으로 인해 소아기 때 진행한 rhGH 치료가 성인 초기의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됐음을 시사한다. 특히 그 위험은 여성에게서 높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rhGH 치료가 이뤄진 세 가지 질환은 생애 전반에 걸쳐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됐다. 이 때문에 성장호르몬 결핍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아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승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Adda Grimberg 박사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에서 성인기 때 치료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되지 않은 성장호르몬 결핍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의문"이라며 "또 현재 rhGH 치료를 가장 오랫동안 진행한 환자들은 40대와 50대라는 점에서 장기간 위험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치료기간도 여전히 이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상에서는 주로 키가 크길 원하는 더 건강한 소아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들이 치료받지 않을 경우 윤리적으로 허용되는 위험 임계값(risk threshold)은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를 치료하지 않을 때보다 낮다"며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가 치료받지 않으면 작은 키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체성분, 골밀도 문제, 나쁜 지질 프로파일 그리고 심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자와 이들 가족이 근거에 따라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제한점을 포함해 지식 기반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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