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연구원 '건강보험 체납징수 개선 연구' 발표
지역가입자 징수율 낮아...미납건수 증가할수록 납부확률 크게 하락
4가지 체납자 유형 도출한 후 체납징수전략 제안

국민건강보험공단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체납징수가능성 예측모형'을 개발해 건강보험료 체납자 개인 특성에 맞는 징수 전략을 마련하고 징수율을 높여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건강보험 체납징수 개선 연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건강보험은 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것임에도 지난해 보험료 체납건은 약 433만건이며, 체납된 보험료는 약 5조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가입자 유형별로 상이한 보험료 부과체계를 체납 발생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직장가입자는 고용주와 근로자가 50%씩 부담하며 고용주가 원천 납부하는 반면, 지역가입자는 소득뿐만 아니라 재산에도 보험료를 부과하고 보험료 전액을 직접 납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험료 분위별 평균소득을 비교하면 20분위 중 소득이 가장 낮은 직장가입자 1분위의 연평균 소득은 1263만원으로, 지역가입자 17분위(1147만원)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소득기준으로 봤을 때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능력이 직장가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며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없음에도 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고, 이마저도 개별납부로 체납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직장가입자의 납기 내 징수율은 93.6%인 반면, 지역가입자는 82.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보험료 체납 이력이 징수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 결과 과거 미납횟수가 0회인 체납자(51%)의 납부율이 92.4%로 가장 높았고, 미납 1회 이상인 체납자는 미납건수가 증가할수록 납부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

또한 과거 보험료 체납 건에 대해 미납을 유지한 비율이 높아질수록 체납 건에 대한 납부율이 낮아졌다.

'지방세 체납회수가능성 예측모형' 벤치마킹

저위험 등 4개 유형 도출...맞춤형 징수전략은?

연구에서는 건강보험료 체납징수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체납원인별 맞춤형 징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지방세 체납회수가능성 예측모형을 벤치마킹해 건강보험료 예측모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예측모형을 통해 확인된 체납 건강보험료 납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해 체납을 방지할 수 있는 정책개선방안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 체납회수가능성 예측모형'을 구축해 체납된 지방세에 대해 효율적인 징수행정을 시행 중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건강보험료 체납징수가능성 예측모형'을 구현해 2018년 기준 건강보험료 체납자를 분석했다.

예측모형은 ▲설명변수 탐색 및 검토 ▲데이터 전처리 ▲설명변수 간 상관관계 검토 ▲모형 추정 및 설명변수 선택 ▲예측모형의 예측 성능 평가 등 개발 과정을 거쳤다.

설명변수는 기초분석 결과 납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를 중심으로 도출했고 연령과 총소득, 체납빈도, 미납빈도, 성별, 체납처분 여부 등이 선정됐다.

변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체납빈도와 미납빈도는 0.7의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네가지 유형으로 나눈 건강보험료 체납자 맞춤형 징수전략

이러한 조합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저위험군(납부가능성이 높으면서 비생계형인 체납자) ▲중위험군(납부가능성이 높으면서 생계형) ▲고위험군(납부가능성이 낮으면서 비생계형) ▲지원필요(납부가능성이 낮으면서 생계형) 등 4가지의 체납자 유형을 도출한 후, 각 유형에 적합한 체납징수전략을 제안했다.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압류 등의 체납처분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비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보다 강력한 체납처분을 통해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생계형 체납자는 '경제적 빈곤으로 기본적 의식주 해결에 급급해 세금 등 공과금을 납부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이 어려운 상태'로 정의된다.

연구팀은 "체납자 예측 모형을 활용해 개인특성에 맞는 체납징수를 시행해야 한다"며 "2021년 맞춤형 징수행정을 시범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체납이 증가하고 기존 패턴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측모형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높은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향후 신용정보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머신러닝기법을 활용해 고도화작업을 지속하면 더 좋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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