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0] BPLTTC 결과, CVD 병력 관계없이 SBP 5mmHg 감소하면 MACE 위험 10%↓
혈압 정상이거나 약간 높은 성인도 SBP 5mmHg 낮아지면 MACE 위험 감소

영국 옥스퍼드대학 Kazem Rahimi 교수는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BPLTTC 결과를 31일에 발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Kazem Rahimi 교수는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BPLTTC 결과를 지난달 31일에 발표했다.<ESC 2020 온라인 강의 화면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 환자뿐 아니라 혈압이 정상이거나 약간만 높은 성인도 항고혈압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항고혈압제 관련 연구 48개를 메타분석한 BPLTTC 결과,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병력과 관계없이 수축기혈압을 5mmHg 낮추면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이 10% 감소했다. 

이는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부터 170mmHg 이상인 참가자들을 수축기혈압에 따라 총 7개군으로 분류해 평가한 결과로, 고혈압 환자뿐 아니라 혈압이 정상이거나 약간 높은 성인도 항고혈압제로 혈압을 낮추면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결과에 따라 항고혈압제 치료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지와 현재 혈압을 근거로 간단하게 결정하면 안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는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지난달 31일에 발표됐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옥스퍼드대학 Kazem Rahimi 교수는 "혈압이 고혈압 기준(일반적으로 140/90mmHg)보다 낮은 경우, 심혈관질환 병력 여부에 따라 항고혈압제로 혈압을 낮췄을 때 효과가 다른지 명확하지 않다"며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병력과 수축기혈압에 따라 혈압강하치료가 심혈관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항고혈압제 관련 무작위 임상연구 총 48개에 참여한 34만 8854명의 데이터가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심혈관질환의 1차 예방군인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성인은 18만 8583명, 2차 예방군인 병력이 있는 성인은 16만 271명이었다. 

1차 목표는 MACE로, 치명적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이거나 심근경색,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또는 입원 등을 확인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Kazem Rahimi 교수
▲영국 옥스퍼드대학 Kazem Rahimi 교수.<ESC Press 제공>

평균 4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성인은 수축기혈압이 5mmHg 낮아지면 MACE 위험이 11% 감소했다(HR 0.89; 95% CI 0.86~0.92).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성인도 수축기혈압이 5mmHg 감소하면 MACE 위험이 9%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HR 0.91; 95% CI 0.89~0.94).

전체적으로 수축기혈압 5mmHg 강하에 따라 MACE 위험이 10% 감소한 결과로, 뇌졸중, 허혈성심질환, 심부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등도 각각 13%, 7%, 14%, 5% 의미 있게 감소했다.

등록 당시 수축기혈압에 따라서도 혈압을 5mmHg 낮추면 심혈관 혜택이 나타났다. 

먼저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성인이 수축기혈압을 5mmHg 낮췄을 때 MACE 위험은 등록 당시 혈압에 따라 △120mmHg 미만 18% △120~129mmHg 14% △140~149mmHg 11% △150~159mmHg 11% △160~169mmHg 17% △170mmHg 이상 10% 등 감소했다. 단 130~139mmHg인 성인에서는 수축기혈압 조절에 따른 MACE 위험 차이가 없었다(HR 0.99; 95% CI 0.92~1.07).

이어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성인의 MACE 위험은 △120mmHg 미만 20% △130~139mmHg 10% △150~159mmHg 12% △160~169mmHg 12% △170mmHg 이상 11% 등 감소했다. 수축기혈압이 120~129mmHg(HR 0.96; 95% CI 0.85~1.09)이거나 140~149mmHg(HR 0.95; 95% CI 0.88~1.02)인 성인은 MACE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만 나타나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Rahimi 교수는 "항고혈압제 치료 결정은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지와 현재 혈압을 근거로 단순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 항고혈압제는 혈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라며 "개별적인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해 항고혈압제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위험이 높은 성인은 혈압 강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며, 이에 따라 많은 성인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지만 혈압은 정상 수준인 성인에게 항고혈압제 치료를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혈압이 정상인 모든 성인에게 항고혈압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지만 혈압은 정상이거나 약간만 상승한 성인이 있다"면서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들에게 항고혈압제 치료를 제안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이들도 항고혈압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적인 MACE 위험 감소가 수축기혈압에 따라 비슷하게 보고됐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성인이 항고혈압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개인의 향후 심혈관질환 위험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이때 고려해야 할 다른 요인은 치료에 따른 이상반응 가능성과 치료 비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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