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DPP-4 억제제 vs 설포닐우레아 '수포성 유사천포창' 위험 비교
DPP-4 억제제군, 수포성 유사천포창 위험 1.42배↑…고령·백인·리나글립틴군, 1.6배 이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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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 DPP-4 억제제의 자가면역 피부질환 위험 증가 문제가 다시금 불거졌다.

우리나라, 이스라엘, 일본, 대만 등에서 DPP-4 억제제와 자가면역 피부질환인 수포성 유사천포창(bullous pemphigoid)의 연관성을 보고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연구팀도 DPP-4 억제제가 수포성 유사천포창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Hemin Lee 교수(제1저자)·Dae Hyun Kim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미국 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DPP-4 억제제의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위험을 2세대 설포닐우레아계(이하 설포닐우레아)와 비교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DPP-4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설포닐우레아를 복용한 이들보다 수포청 유사천포창 발생 가능성이 42% 더 높았다. 연구 결과는 JAMA Dermatology 7월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에는 2개의 미국 대규모 상업용 보험 데이터베이스와 미국 공적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된, DPP-4 억제제(DPP-4 억제제군) 또는 설포닐우레아(설포닐우레아군)로 치료를 시작한 제2형 당뇨병 환자 166만 4880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DPP-4 억제제군은 삭사글립틴(제품명 온글라이자), 시타글립틴(자누비아), 리나글립틴(트라젠타), 알로글립틴(네시나) 등을 복용했고, 설포닐우레아군은 글리부리드(글리네이드), 글리메피리드(아마릴), 글리피지드(글루코트롤) 등으로 치료받았다.

1:1 성향점수매칭 분석을 통해 1차 목표로 1000인년(person-years)당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률을 평가한 결과, DPP-4 억제제군은 0.42명, 설포닐우레아군은 0.31명으로 조사됐다.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위험은 DPP-4 억제제군이 설포닐우레아군 대비 1.42배 유의하게 높았다(HR 1.42; 95% CI 1.17~1.72). 

DPP-4 억제제군의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에 영향을 미친 위험요인에는 △나이 △인종 △복용하는 DPP-4 억제제 약물 등이 지목됐다. 

65세 이상의 환자군에서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위험은 DPP-4 억제제군이 설포닐우레아군보다 1.62배 높았다(1000인년당 발생률 0.79명 vs 0.49명). 

백인 환자군에서의 발생 위험도 DPP-4 억제제군이 설포닐우레아군과 비교해 1.70배 높아(0.93명 vs 0.54명), 인종이 DPP-4 억제제의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위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DPP-4 억제제 중 리나글립틴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위험이 설포닐우레아군보다 1.68배 높다고 조사됐다(1.20명 vs 0.55명).

Lee 교수는 "DPP-4 억제제군은 설포닐우레아군보다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위험이 높음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며 "특히 고령, 백인, 리나글립틴 복용군에서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위험이 컸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의료진은 고령, 백인, 리나글립틴을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DPP-4 억제제가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단 DPP-4 억제제의 치료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라면 DPP-4 억제제 처방을 기피해서는 안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모든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사례의 중증도가 심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자가면역 피부질환 발생 위험이 큰 하위군을 확인한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DPP-4 억제제군에서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의 절대위험은 전체적으로 낮았고, 모든 사례가 심각하지 않았으며 사망과 관련되지 않았다. 또 DPP-4 억제제를 중단한 후 약물로 인한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 사례가 줄었다"면서 "향후 고령, 백인, 리나글립틴 복용군을 대상으로 DPP-4 억제제와 수포성 유사천포창 발생의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수포성 유사천포창은 표피하 수포형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수포성 피부질환이다. 고령층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드물게 젊은 성인에서도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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