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텍 회사에 임상개발 컨설팅 시작한 문한림·지동현 CCS 대표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자금력이 있는 바이오텍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신약개발의 꿈에 한발 더 가깝게 다가서게됐다. 그런데 이들 바이오텍 회사는 임상시험 계획, 관리 등 임상 개발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는 신약개발이라는 목표점까지 가기 쉽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임상개발 컨설팅 회사가 출발했는데,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Connect Clinical Science, CCS)가 그곳이다. 이 회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문한림·지동현 대표의 경력 덕분이다. 

임상개발 컨설팅 회사인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 창업한 문한림, 지동현 대표(사진 오른쪽)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임상개발 컨설팅 회사인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 창업한 문한림, 지동현 대표(사진 오른쪽)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가톨릭의대 혈액종양학 교수였던 문 대표는 임상을 뒤로 한 후 GSK, 사노피 아벤티스 등 15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의 항암제 연구총괄자를 역임했다. 이후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전략을 자문하는 큐어랜케어리서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임상의사였던 지 대표 역시 애브비, 애보트 등의 글로벌 제약사 경험을 한 후 국가임상시험재단 이사장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임상개발의 A부터 Z까지를 모두 꾀고 있는 이 두 사람이 뭉친 것만으로도 바이오텍 회사들에겐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중소제약사나 바이오텍 회사의 임상개발 컨설팅요구가 많은지 궁금하다.  

문한림 대표(이하 문) : 2012년 당시 똑같은 비즈니스 했을 때 클라이언트 숫자가 별로 안 됐다. 당시는 임상 개발 컨설팅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 자체가 달라졌다. 바이오텍 회사가 많아졌고, 기존 제약사보다 자금력도 훨씬 좋다. 게다가 바이오텍 회사는 투자받아 약을 개발하는 것이라 펀딩 레벨도 높다. 신약개발을 위해 컨설팅을 받겠다는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지동현 대표(이하 지) : 회사를 오픈한 지 4달 정도 됐는데, 굉장히 많은 의뢰가 와서 바쁘게 일하고 있다. 바이오텍 회사들이 70%, 제약사 30% 정도다. 해외에서도 컨설팅 의뢰가 오고 있다. 
  
- 두 사람이 함께 회사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문한림 대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문한림 대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지 대표는 기획력과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이다. 게다가 어떤 사업을 누구와 해야 할지 비지니스 감각도 좋은 사업가이다.

무엇보다 인간적으로 깊게 신뢰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면서 방향성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근본적 생각은 같다는 신뢰가 있다. 

: 문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임상개발전문가다. 일하는 기준이 굉장히 높고, 같이 일을 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야말로 전문성과 인격을 갖춘 분이라 일을 더 잘할 수 있고, 게다가 좋은 영향력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 신약을 개발하려면 목표 지점을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 승인받기 전 임상 1상, 임상2상 등 각 단계에서 어떤 데이터를 얻어야 하는지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임상개발 경험자와 임상개발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는 의사 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중소기업이나 바이오텍 회사가 갖추기는 쉽지 않다. 

나와 지 대표는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해봤고, 제약사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해 본 경험도 있고, 마케팅 경험도 있다. 의사는 개발자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고, 개발자는 의사의 입장을 알기어렵다. 우리는 두 가지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또 임상시험의 모든 단계를 알고 있어 전주기 컨설팅이 가능하고, 단계별로 끊어서도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지동현 대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지동현 대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글로벌 본사에서 약을 개발해 그 약을 우리나라에서 마케팅하는 것까지 해봤다.

국내에서 다국가임상시험이 쉽지 않던 1997년 즈음 다국가임상시험을 두 개나 기획해 진행했고, 2000년 초 일본과 우리나라 데이터를 만들어 약물 허가를 받는 일도 추진했다.

이처럼 신약개발의 전주기를 오랜시간 해 왔고, 약의 생로병사를 알고 있다는 것도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우리는 임상개발자들이다. 신약을 어떤 적응증으로 개발해야 하는지, 환자에게 의미 있고, 시장에서도 가치 있는 임상개발 계획을 설계하고, 프로토콜을 설계한다. 또 임상시험 중 어떤 변수가 있는지 평가하고, 측정은 어떤 규모로 할 것인지도 제시한다.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데, 임상개발과 임상운영 즉 오퍼레이션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 중소제약사나 바이오텍 회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 있다면? 

: 바이오텍 회사에는 과학자들이 많다. 그래서 이들은 비임상 단계까지는 힘들지 않게 온다. 그런데 임상 단계에 오면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편이다. 비임상데이터를 막상 질환에 적용하려고 하면 힘들어 하고, 정부(관)가 요구하는 데이터를 만드는 것도 어려워 하는 것 같다. 

- 국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 우리나라는 각 섹터의 노력은 많은데, 순환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아카데미에서 연구를 하고 이를 바이오텍 회사가 키우고, 다시 제약사로 가는 연계가 중요하다. 오픈이노베이션의 꽃은 선순환 즉 사회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점이 취약하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교육 시스템이 부실한 것도 문제다. 이스라엘은 MDPhD 중 신약개발에 관여하거나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비즈니스 교육을 받고 졸업한다.

우리나라는 교육이 전혀 안 되 있어 많은 교수가 신약물질을 개발하지만, 무엇을 해야 신약개발 후보군이 되는지 알지 못한다. 

: 신약개발을 위해 외국은 연구자(개발자)를 지원은 물론 툴도 만들어주고, 기업과 연계해준다. 우리나라는 범부처신약개발단이 지원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는 아카데미는 많지 않다.

또 우리나라 의사들이 진료에 너무 바빠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안 된다.

또 의대나 약대, 생명공학 커리큘럼에 이런 과정이 들어있지도 않다. 시스템이나 정책이 여전히 부족하다. 

- 임상시험과 관련해 제약사나 언론이 잘못하고 있는 점이 지적한다면.

: 언론은 물론 제약사들조차 '임상 2상 성공'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언론이 받아 쓴다. 이는 임상시험을 임상개발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임상시험은 운영 프로토콜이 있고, 데이터가 잘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결과를 보고서를 쓰는 것이다.

임상 2상이 무탈하게 끝났다고 해서 그것이 성공은 아니다. 임상시험승인(IND)이란 문제가 없어 관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통과의례라는 것이지 이것이 곧 성공이라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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