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000호 기념 인터뷰] CCS(Connect Clinical Science) 지동현 대표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본지 1000호 제작을 앞두고 들었다. 2001년 1월 8일 1호부터 시작해 2호, 3호 그리고 1000호. 편집국 기자들 시간과 독자의 시간이 그 어떤 곳에 고스란히 쌓여있는 건 아닐까.

지령 1000호를 맞아 창간부터 지금까지 메디칼업저버가 성장하는 동안 뜨거운 시선으로 봐주고, 때로는 따가운 지적으로 마음을 보내준 독자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탄생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후에도 자신의 성장을 지켜보며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힘들고 팍팍한 인생 여정에 얼마나 든든한 버팀목이 될까. 본지에도 그런 독자가 많다.

지동현 대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의 오래된 독자인 CCS(Connect Clinical Science) 지동현 대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근 국내 임상시험 컨설팅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CCS(Connect Clinical Science)를 창업한 지동현 대표가 그런 사람이다. 메디칼업저버의 탄생과 어제, 오늘을 알고 있는 독자다.

창간 당시부터 인연…제약산업 기사 열독

지동현 대표는 "메디칼업저버를 창간한 주역인 故 이영택 대표와 창간 전부터 교분이 있었고, 창간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며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메디칼업저버 창간호의 세련된 로고와 사진, 글씨체를 보고 시각적으로 끌렸다"고  본지와의 인연을 말한다. 

그는 의사 출신으로 한국애보트 부사장, 한국애브비 부사장을 역임했고, 최근까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이사장을 역임한 이 분야 권위자다.

탄생을 눈여겨보고 있던 그가 본지를 마음에 들여놓은 시기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우리나라에서 세계제약의학콘퍼런스가 열릴 예정이었다.

학회를 유치하는 데 역할을 했던 그는 사무총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때 본지와 다시 만났고, 본지의 여러 가지 기획기사가 도움이 됐다고. 

상대방을 알게 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좋아하게 된다고 했던가. 그 후 그는 본지를 눈여겨봤다고 한다.  

그는 "2009년 한국제약의학회 회장을 맡았을 때 '우리나라 임상시험과 임상개발의 현황과 수준'에 대한 기획기사가 좋았다"며 "당시 국가임상시험사업단 단장이었던 신상구 교수님과 내가 인터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칼업저버가 일찍부터 제약의학과 임상시험, 신약개발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치료영역별 기사 '아카이브' 유일한 전문지

의료계, 제약업계, 정부 정책 등 모든 분야에서 한쪽 견해에 치우치지 않고, 19년 동안 변함없이 제호 그대로 'Observer'로서의 역할을 해왔다고 그는 비교적 담담하게 평가했다. 

그는 "독자 대상별, 치료 영역별로 체계적으로 분류해 기사를 아카이브(archive) 한 유일한 신문인 것 같다"며 "마치 일기처럼 우리나라 의약 관련 이슈를 차분히 기록한 전문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현 대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언론이 지켜야 하는 중립성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어떤 신문은 너무 유행을 좇아 한 주제에 집중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기업이나 단체, 기관의 주장 또는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를 본다"며 "메디칼업저버는 이런 면에서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고 품위 있는 기사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또 "시각적 디자인이나 인물 사진 등 신문 편집이 편안하고 세련됐다"고 평했다.  

언론답지 못한 온라인 신문사 우후죽순…"전문성이 생명"

그는 본지의 경쟁력으로 최고의 의료진이 업데이트해주는 CME와 학술기자들이 보도하는 국제학술대회 하이라이트를 꼽았다. 

경쟁력을 더 발휘하려면 전문성을 더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모든 분야가 어렵다면, 한 분야만이라도 다른 매체가 따라올 수 없는 전문적인 식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사회를 이끄는 방향으로 더 적극적인 취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전문지를 보면서 그는 몇 가지 걱정이 있다고 했다. 전문지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더불어 기사 제목이 점점 더 선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였다.

그는 "전문지의 생명은 전문성"이라며 "내부에 과학이나 의학적 전문성을 보유하기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 바이오텍이나 전문지 모두 마찬가지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부하고 외부의 전문가 네트워킹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자 개인이나 매체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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