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심혈관질환 또는 위험인자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제로 승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인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가 심혈관질환 1차 또는 2차 예방약으로 등극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4일(현지시각)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둘라글루타이드를 승인했다.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

이에 따라 둘라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또는 2차 예방 효과가 있는 첫 GLP-1 제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둘라글루타이드를 제외한 GLP-1 제제는 심혈관질환 2차 예방에 대해서만 허가받았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9)에서 발표된 둘라글루타이드의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인 REWIND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연구는 GLP-1 제제 중 최장기간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검증했고,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위험요인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도 모집했다.

1차 종료점으로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이 처음 발생했거나 심혈관질환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5.4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1차 복합 종료점 발생률은 둘라글루타이드군 12%, 위약군 13.4%로 조사됐다. 1차 복합 종료점 발생 위험도는 둘라글루타이드군이 위약군보다 12% 유의하게 낮았다(HR 0.88; P=0.026).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지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을 각각 9%(HR 0.91; P=0.21)와 4%(HR 0.96; P=0.65) 낮추는 경향성을 보였다. 아울러 체중을 1.5kg(P=0.0001), 수축기혈압을 1.7mmHg(P=0.0001) 낮추는 추가적인 혜택도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GLP-1 제제 계열 약물의 공통된 이상반응으로 꼽히는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이 둘라글루타이드군 47.4%로 위약군(34.1%)보다 약 13%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캐나다 맥마스터의대 Hertzel Gerstein 교수는 "연구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광범위하게 포함했다"며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뿐 아니라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둘라글루타이드의 효능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중 하나인 제2형 당뇨병 환자가 4억 1500만여명으로 추산되지만,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3명 중 1명뿐이다"며 "이 때문에 미국 내 수백만명의 당뇨병 환자를 위해 항당뇨병제의 새로운 적응증 획득과 이에 대한 근거 마련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릴리 당뇨병 사업부 부사장인 Sherry Martin 박사는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를 입증해 임상에서 처방할 수 있는 GLP-1 제제는 둘라글루타이드가 처음"이라며 "주 1회 투약하는 편의성을 가진 둘라글루타이드로 당뇨병 환자는 목표 혈당에 도달하면서 심혈관질환 위험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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