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심장재활 효과 높은데…"의료진, '믿음'이 부족하다"
[신년기획] 심장재활 효과 높은데…"의료진, '믿음'이 부족하다"
  • 주윤지 기자
  • 승인 2020.01.06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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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많은 심장질환 환자는 퇴원 후 안심하면서 일상생활에 복귀한다. 그러나 심장질환은 수술 혹은 약물로 치료해도 심장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흡연,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심장질환의 재발 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심장재활 인지도가 낮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김철 회장(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을 만나 심장재활이 중요한 이유와 국내 현황, 그리고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심장재활 임상진료지침을 발간하는 총책임을 맡기도 했다.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김철 회장(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김철 회장(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심장질환 환자가 심장재활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심장질환 환자는 퇴원 직후 가슴이 아프지 않아 질환이 치료됐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대다수 환자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게다가 심장재활은 시간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급성기 치료를 잘 받아도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운동 부족, 비만, 흡연, 음주 등의 여러 위험인자까지 모두 교정된 것이 아니다. 이러한 위험인자는 환자의 혈관, 심장, 전신 장기와 근육에 악영향을 끼쳐 결국 심장질환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질환 재발로 재입원이 늘어나고 결국 조기 사망할 위험이 있다. 

국내 환자들의 심장재활 참여도는 어떤가?
심장재활 참여도는 낮다. 심장재활의 효과와 중요성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직장 복귀 등 다른 업무로 심장재활을 받을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고, 참여 동기 및 의지가 없는 이들도 있다. 또 심장재활에 참여하는 데 현실적 문제들이 있다. 아직 심장재활 시행 병원이 많지 않아 거주지에서 병원까지 거리가 있는 환자들은 병원에 정기적으로 내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신체 기능 저하로 병원에 오가기 어렵고 운동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심장재활에 필요한 비용 부담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환자 부담률이 50%로 운동 치료당 약  2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정특례를 적용해 건강보험 급여 환자 부담률을 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심장재활 참여 환자에 대한 진료비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김철 회장(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사진 출처: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김철 회장(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심장재활에 대한 의료진의 인지도는?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도 심장재활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심장재활 활성화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심장재활에 대한 의료진의 확신과 믿음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다. 현대의학에서의 치료법이 시술과 약물치료에 근간을 두고 있어 수술이나 시술, 약물 처방에 대한 진료지침은 의사들이 아주 철저하게 지킨다. 그러나 운동이나 생활습관 개선에 따른 중장기적인 치료에는 관심이 없거나 강조하지 않는다.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 교육을 포함한 심장재활은 환자의 행동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참여 의지와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의료진이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환자들이 심장재활에 따른 운동과 생활습관 교정 등을 실천하고 유지하기가 어렵다. 

심장재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주치의가 심장질환 환자에게 심장재활에 반드시 참여할 것을 강하게 권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들 간 의뢰(referral)를 할 필요가 있다. 또 심장재활의 활성화는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다. 심장재활이 필요한 환자 중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는 5% 수준이다. 환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급성기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국가주도적 전략과 지원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이것이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법 제정의 근본 목적이며 나아갈 방향이다. 

또 심장재활을 운영하는 병원 수를 늘려야 한다. 환자들이 심장재활에 참여하고 싶어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병원들이 많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 심장재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병원은 40개 정도로 알려졌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청구자료에 따르면 2018년 심장재활 건강보험 청구 병원은 26개에 그쳤다. 국제적인 수준이 되려면 현재 수준의 10배 이상인 300개 정도의 병원에 심장재활 시설, 장비, 인력을 마련해야 한다.

2017년 보험 급여화가 됐음에도 심장재활을 하는 병원이 늘지 않은 이유는?
심장재활에 투자한 병원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수익을 내야 하는데, 심장재활 프로그램이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한다. 심장재활을 운영하기 위해 공간, 시설, 인력이 마련돼야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 이를 위해 10평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큰 투자 비용이다. 뿐만 아니라 심장재활을 운영할 수 있는 의사, 간호사 등 인력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투자다. 

심장재활 비용은 MRI처럼 횟수당 약 50만원이 되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 환자들이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치료 횟수를 채우는 경우 손해는 피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심장재활은 투자한 만큼 수익이 많이 남지 않는 모델이다.

국내 심장재활 활성화로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는?
국내 심장재활의 활성화를 통해 급성 관상동맥질환 발병 후 삶의 질, 재발률, 재입원율, 재시술률 및 사망률 등을 포함한 장·단기적 예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 및 의료·경제적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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