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계속 느끼는 게 마이크로바이옴 탓?
'두려움' 계속 느끼는 게 마이크로바이옴 탓?
  • 주윤지 기자
  • 승인 2019.12.09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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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 장내 미생물 부족한 쥐는 '무서움' 반응 지속해서 표출
장내 미생물, '장-뇌 축'으로 두려움 관련 학습 과정에 영향 미쳐
연구 결과, 마이크로바이옴 결핍 쥐는 행동 반응을 업데이트 못 해
美 코넬대 Chu 교수 "식이요법, 감염 및 생활 습관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장내 미생물이 '무서움(fear)' 반응을 잊을 수 있도록 뉴런을 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쥐로 상대한 임상시험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부족한 쥐가 정상적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진 쥐보다 무서움 반응을 지속해서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10월 23일 Nature에 실렸다. 

장내 미생물, '장-뇌 축'으로 두려움 관련 학습에 영향 미쳐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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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몸속에 100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미생물군집에는 세균, 고세균, 원생생물, 균류와 바이러스가 포함된다.

소화기관과 뇌는 위치상 서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특별한 신경세포와 면역경로인 '장-뇌 축(gut-brain axis)'으로 연결돼 있다는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아울러 마이크로바이옴은 치매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조현병, 우울증, 자폐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 기본 상호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이번 연구는 장-뇌 축으로 장내 미생물이 '두려움 관련 학습(fear-related learning)'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메커니즘을 전례 없는 범위와 세부적으로 설명한다. 

연구 저자인 코넬대 Coco Chu 교수팀은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부족한 쥐는 공포 관련 행동 변화, 뇌세포의 유전자 발현 변화, 뉴런 발사 패턴 및 뉴런의 리와이어(rewiring) 능력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 Drew D. Kiraly 교수는 논문 동행 사설에서 "이번 연구는 장과 뇌의 상호 작용에 대한 이해의 진보에 크게 기여한다"고 피력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결핍 쥐, 행동 반응을 업데이트 못 해"

동물은 일생 환경 신호에 대한 반응을 조절한다. 이러한 '행동 적응(behavioural adaptation)" 과정은 뇌의 기본 세포 및 분자 변화에 의해 이뤄진다. 

Chu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이러한 행동 적응 과정 중 하나인 '공포 조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진은 먼저 쥐를 두 그룹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장내 미생물이 정상적인 쥐와 둘째는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감소시킨 쥐였다. 

이어 연구진은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 이론을 사용해 전기 충격과 음성 톤(tone)을 연관시키도록 쥐를 훈련했다. 이어 연구진은 그 연관성이 얼마나 강하게 형성됐는지 측정했다. 이 연관성은 정상 장내 미생물을 가진 쥐와 장내 미생물이 없는 쥐에게 정상적으로 발달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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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연구진은 쥐들이 '소멸 작업(extinction task)'으로 불리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전기 충격 없이 음성 톤을 반복해서 쥐에게 들려줬다. 이후 쥐가 행동을 업데이트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쥐가 행동을 업데이트하면 공포 반응이 소멸됐음을 나타낸다. 

관찰 결과, 마이크로바이옴 결핍 쥐는 행동 반응을 업데이트하지 못했다. 이들은 대조군 쥐(정상 장내 미생물 쥐)가 행동 반응에 적응한 후에도 지속해서 무서운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무균 아이솔레이터(isolator)에서 무균 상태로 자란 쥐에서 동일한 현상을 발견했다. 이러한 쥐는 장내 미생물이 없다.

Kiraly 교수는 이번 연구를 평가하면서 "현재 연구는 공포 조절에 대한 장내 미생물의 영향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는 아니다. 이전 연구는 무균 쥐에서 대조군 쥐와 비교해 반응의 획득이 감소한 것을 밝혔다"면서 "그러나 Chu 연구팀의 연구를 진정으로 차별화하는 것은 그들이 이러한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는 폭과 깊이다"고 설명했다. 

Chu 연구팀, 쥐가 행동 업데이트 못 한 메커니즘 설명

공포 반응의 멸종은 뇌의 전전두엽 피질의 기능에 크게 의존한다. 

Chu 연구팀은 쥐에서 뇌 영역의 생체내 영상화(in vivo imaging)를 수행해 뉴런 활성 패턴 및 수지상 척추(dendritic spines)라고 하는 구조의 형성 및 제거를 분석했다. 수지상 척추는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 형성에 관여한다.

두려움 소멸 시험에서 정상적 장내 미생물을 가진 쥐는 장내 미생물이 결핍된 쥐보다 수지상 척추 제거가 적었지만 척추 형성이 더 많았다. 

시냅스를 생성하고 적절한 기존 시냅스를 유지하는 능력은 시냅스 형성력(plasticity)의 핵심 부분이다. 시냅스 형성력은 학습과 기억에 핵심적이다. 시냅스 연결의 강도는 뉴런 활동의 변화에 반응해 변화한다.

따라서 척추 형성 대 제거 비율(spine formation to spine elimination ratio)이 높을수록 정상적 장내 미생물 쥐가 무서운 자극을 적절하게 소화할 수 있었는지 부분적으로 설명 할 수 있다.

또 Chu 연구팀은 전전두엽 피질의 단일 세포에서 RNA 시퀀싱을 수행해 개별 세포 유형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확인했다. 

이어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 결핍된 쥐의 소교세포(microglia)에서 미성숙 상태와 관련된 유전자의 높은 발현을 발견했다. 이는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다. 연구진의 RNA 시퀀싱은 시냅스 조직 및 조립에서 소교세포의 역할과 관련된 유전자의 변화를 밝혀냈다.

지난 10년 동안 소교세포가 시냅스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과정의 변화는 신경 발달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 

Kiraly 교수는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소교세포 간의 상호작용이 뇌의 시냅스 밀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미래의 연구에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Chu 연구팀은 장내 대사 물질(대사 과정에서 생성된 분자)을 식별해 관찰된 장-뇌 상호 작용을 유도할 수 있는 분자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특히 대조군 쥐보다 장내 미생물이 결핍된 쥐에서 훨씬 감소한 4개의 대사 물질을 발견했다. 

따라서 Chu 교수는 이러한 쥐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순환으로 방출되는 대사 산물을 통해 뇌의 뉴런과 소교 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 저자인 Chu는 "이러한 데이터는 공포 소멸 학습(fear extinction learning)은 초기 산후(postnatal) 신경 발달 및 성인 쥐 모두에서 미생물 유래 신호를 필요함을 나타낸다"며 "이번 연구는 또한 식이요법, 감염 및 생활 습관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신경·정신질환에 대한 영향에 대한 이해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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