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장소, 다른 주장…하지만 화살은 정부로
같은 날, 같은 장소, 다른 주장…하지만 화살은 정부로
  • 정윤식 기자
  • 승인 2019.06.2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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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건정심가입자단체, 심평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정부향한 규탄 목소리
의협, 적정수가 보장 없는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과 문재인케어 철회 촉구
가입자단체, 건강보험료로 책임전가 멈추고 국가지원금 즉시 지급할 것 요구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정윤식 기자] 공급자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건정심 가입자단체가 서로 다른 요구사항이지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현 정부를 비판의 대상에 올렸다.

의협은 적정수가 보장 없는 문재인케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고 가입자단체는 건강보험료로 보장성 강화의 책임을 국민들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

특히, 제1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최를 불과 30여분 앞두고 연이어 기자회견과 집회를 연 이들로 인해 건정심 안건 의결의 향방도 주목받게 됐다.
 

수가정상화 안 될 경우 파국적 결과 맞을 것
최대집 회장, 대정부 투쟁 의지 위한 삭발
의쟁투 7월 1일 청와대 앞에서 투쟁 계획 발표

우선,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정부의 수가정상화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가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국적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오후 1시 30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적정수가 보장없는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대집 회장은 2020년도 의원급의 수가 인상률을 2.9%로 제시받았지만 의협은 거부했다며, 잘못된 수가협상 구조 속에서 매년 협상에 임하는 것은 일말의 인상이라도 받기 위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의협은 이번 수가협상을 정부의 수가정상화 의지를 시험하는 계기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그 결과는 수가정사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 없음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국적 결과를 맞을 것"이라며 "의협은 그동안 수가정상화를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고 했다.

의협이 제시한 수가정상화 대안은 진찰료 30% 인상과 외과계 수술 수가 인상이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의협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으며, 의협은 이에 반발해 대정부 투쟁카드를 빼 들었다.

최 회장은"앞으로 5~6년 뒤에는 외과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 외국에서 외과 의사를 수입하던지, 국민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 할 것"이라며 "건정심에서 수가 인상률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비관적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삭발 중인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삭발 중인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이어, "비관적 결과가 나올 경우 의협은 단호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오는 7월 1일 청와대 앞에서 대정부 투쟁 선포와 함께 투쟁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집 회장은 "문재인케어는 포플리즘 정책에 불과하다"며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은 문재인케어의 확장판으로, 전문 수정이 필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공언한 적정수가는 도데체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가?"라며 "과연 보장하려는 의지는 있는지, 의료계와 의료를 살릴 대책을 마련할 의지는 있는가?"라고 정부의 의지를 물었다.

이어,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일괄 철회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며 "한국의료를 되살리기 위해 대통령과 복지부 장관 등이 입버릇처럼 얘기했던 적정수가 보장 약속을 당장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의료계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13만 의사들은 현 정부에 대한 심판에 당당히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급자 퍼주기 생색 멈추고 국고지원율 연동해 보험료 결정해야
수가협상 결렬된 의원 요양급여비용 감액해 경고 메시지 보내야
요구 통과하지 않을 경우 기재부·복지부 대상 릴레이 규탄 집회 

대한의사협회 집회 30분 전인 오후 1시, 가입자단체는 더 이상의 보험료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와 의협을 동시에 압박했다. 

정부에게는 일방적인 건강보험료 인상에 반대한다며 국고지원금과 연동해 동결할 것을 요구했고, 수가협상이 결렬된 의협에게는 경고의 메시지로 요양급여비용을 감액하는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건정심 가입자단체 대표 일동은 28일 오후 1시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우선 보험료 인상 결정 시기를 6월말에서 대폭 연기하고 국고지원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건보재정대책수립을 위한 당정청 협의와 국민들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은 "국민들은 2018년 2.04%, 2019년 3.49%의 건강보험료 인상에 동의했지만 정부는 앞으로 2022년까지 매년 3.49%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며 "가입자의 부담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기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 위원장은 정부가 6월말 보험료 인상결정 시한만 맞추려는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민의 여론을 듣지 않는 행태라며 인상률 결정 유보를 떠나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그는 "국민들이 낸 보험료가 실제적인 혜택으로 돌아올지도 의문인 가운데 가입자의 기여

(왼쪽부터) 민주노총 이주호 정책실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영수 사무처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왼쪽부터) 민주노총 이주호 정책실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영수 사무처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보험료를 동결할 것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가입자 8개 단체 모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고지원을 현재 최저 수준인 13.6%를 전제로 재정추계 하는 것은 보장성 확대정책으로 생색은 정부가 다 내고 부담은 국민에게 전가시키겠다는 발상과 다름없다며 국고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영수 사무처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국고지원금은 약 15~16%를 유지한 반면 보장성 확대정책을 들고나온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오히려 보험료 대비 국고지원은 13%대로 줄어들고 있다"며 "2007년 이후 13년간 미납된 국고지원액 총 21조 50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정부가 공적책임은 미루면서 공급자에 대한 지원정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비판으로까지 이어졌다.

2017년과 2019년 수가협상시 환산지수를 역대 최고치인 평균 2.37%까지 올렸고 이로 인해 2020년에는 추가 소요재정도 1조원을 넘겨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사무처장은 "가입자들의 국고지원 확대 요구 등 정부가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없다면 올해 보험료 인상을 동결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다"며 "국민들에게 보험료 강요하지 말고 법적으로 규정된 건보 국고지원 미납에 대한 명확한 납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정운영위에서 수가협상이 결렬된 의원의 요양급여비용 결정에도 분명한 페널티가 있어야 한다며 대한의사협회를 동시 압박하는 발언도 한 이들이다.

가입자단체들은 "그동안 협상이 타결된 단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재정운영위 제시안보다 감액되거나 동일하게 결정된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재정운영위 수가협상이 공급자에게 퍼주기였다는 비판을 피하려면 2.9% 인상률을 거부한 의협에게 분명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감액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8개 가입자단체들은 건정심 본회의에서 이 같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이번 보험료 인상 결정만큼은 국고지원율과 연동해서 결정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한다"며 "문재인케어를 방해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기획재정부는 미지급 국가지원금을 즉지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시민사회단체, 보건의료단체들과 함께 향후 기재부와 복지부를 대상으로 장관 면담, 청사앞 1인 시위와 릴레이 규탄 집회, 언론기고 등 본격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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