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환자관리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포럼 열려
찬성 측, "웨어러블기기와 재택진료는 환자 관리 패러다임 변화 위해 필요"
반대 측, "의사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수가가 제공될 것인가?"
환재 대표, "완벽한 사회적 합의 때문에 시작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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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환자 관리 패러다임'을 주제로 헬스케어 미래포럼이 열렸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환자 관리를 위한 웨어러블기기, 재택진료 등에 대한 논의는 늘상 같은 자리를 맴도는 모양새다.

추진하려는 측은 필요성과 사회적 트렌드를 강조하고, 반대 측은 안전성과 환자 정보를 유출을 우려한다. 

27일 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환자 관리 패러다임'을 주제로 열린 헬스케어 미래포럼에서도 같은 양상이 재연됐다. 

서울성모병원 윤건호 교수(내분비내과)와 건강보험심사평강원 허윤정 연구소장은 인구 고령화로 급속하게 증가하는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웨어러블기기 사용과 재택진료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윤 교수는 "당뇨병을 진료하는 의사로서 환자를 관리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의사가 참여하는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며 "환자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주치의와 커뮤니케이션이다. 따라서 플랫폼을 만든다는 점에서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비용을 많이 사용하는 환자를 최대한 억제하려면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패러다임을 시프트 해야 할 시기"라며 "환자를 위한 웨어러블기기 등에 대한 논의는 코끼리 다리를 여기 저기서 보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많은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연구소장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재택의료 사례를 소개하며, 1년 뒤 혹은 10년 뒤에도 제자리 뛰기 하는 느낌이 아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대상자가 재택의료를 신청하면, 재택의료지원소에서 방문전담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싱가포르도 통합지료관리국에서 전담기관을 통해 재택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허 소장은 "일본은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의료기관에서 재택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진료와 간호, 재활, 복약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야간휴일에도 왕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Fast Doctor와 제휴한 병원 소속 전문의 50여 명이 도코도, 사이타마현 , 치마현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료계, "재택진료 재원은 어디서?"

의료계는 재택진료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세라 기획이사 겸 의무이사는 의사가 환자를 방문할 때 수익을, 병원에서 진료할 때와 비슷하게 준다고 하는데, 그 재원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기획의사는 "일본은 왕진을 할 경우 최대 20만원이지만, 우리나라는 대략적인 금액이 3~13만원이다. 그 비용으로 의사들이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면 공급자에게 어떤 식으로 지원할 것인지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7일 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환자 관리 패러다임'을 주제로 헬스케어 미래포럼이 열렸다.
27일 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환자 관리 패러다임'을 주제로 헬스케어 미래포럼이 열렸다.

패널로 참석한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이해원 이사는 재택진료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환자를 방문해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차라리 환자를 병원에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환자정보를 수집하려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김재헌 사무국장은 정부와 기업들이 웨어러블기기를 얘기하는 것은 환자 정보를 수집하려는 게 목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예를 들어 삼성 메디슨의 웨어러블기기를 삼성의료원이 사용하고, 삼성화재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며 "보험사가 환자 정보를 식별화해 개인맞춤형 보험상품을 만들 수 있다. 한마디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또 "웨어러블기기를 강조하는 것은 대형병원들이 기술지주회사를 만들어 환자 건강정보를 산업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패널로 참석한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환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환자들의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의료진이 알아야 하고,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아 웨어러블기기 등에 대한 논의가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갖추고 해야 하는 것이 환자 중심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환자 중심이 아니다. 환자들은 단 하루를 살아도 환자처럼 살지 않는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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