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요청은 자살 시도자의 당연한 권리다"
"도움 요청은 자살 시도자의 당연한 권리다"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9.02.28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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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변 동료에게 '괜찮니' 물어주는 문화 필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자살예방 효과 거둘 수 있어"
중앙자살예방센터 백종우 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중앙자살예방센터 백종우 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오랫동안 자살예방 운동에 천착해 온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정신건강의학과)가 2월 7일부터 중앙자살예방센터를 지휘하는 수장을 맡았다.

백 교수는 1년 임기 동안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국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자살예방법 3조에 따르면 "국민은 자살 위험에 노출되거나 스스로 노출됐다고 판단됐을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라고 적시돼 있다. 

그는 "우울증이 있거나 혹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도 소용 없어' 혹은 '누가 내 얘기를 들어주겠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며 "이런 잘못된 생각을 깨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마땅한 누려야 하는 권리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괜찮니"라고 물어주는 문화 

그는 우리 사회의 문화를 바꾸는 것도 자살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우울증이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이 울타리를 쳐주자는 얘기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 "괜찮니"라고 관심을 갖고 물어봐 주고, 자살이라는 나쁜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지원하자는 주장이다.

또 우울증이 있다면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고,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면 방법을 찾도록 돕자는 말이다.

그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아픈'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들을 '나쁜'사람으로까지 대우하고 있다"며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제대로 잠을 못자고 그로 인해 직장 등에서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의지가 부족하거나 게으른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로 인해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더 나쁜 상황에 처한다"고 말했다. 

또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도 '괜찮니'캠페인을 엽서쓰기, 에어키스, 우체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행안부와 국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써왔다. 그런데 최근 그 불명예를 유럽 리투아니아에 내줬다. 이런 상황에 대해 그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란 희망을 보였다. 

행정안전부와 국무총리실에서 팔을 걷고 나섰고, 국회도 동참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정부가 산업재해, 교통사고, 자살 등'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자살이 포함되면서 예방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그의 분석이다.

중앙자살예방센터 백종우 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중앙자살예방센터 백종우 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그는 "일본도 광역시와 민간, 센터가 힘을 합쳐 자살 예방 사업에서 효과를 봤다. 이렇듯 이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 단체의 움직임"이라며 "우리나라도 국민생명지키기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행안부가 전국 16개 광역시도자치단체장을 움직이기 시작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에서 만든 자살 예방 계획을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컨설팅 등을 통해 도와줄 계획도 있다"며 "국회에서 국회의원 38명이 함께 하는 자살예방포럼이 지난해 출범했다. 국회의원들이 힘을 더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급실 사후관리, 의미 있는 효과 나타내

그는 여러 자살예방 사업 중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관리사업'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사업은 자살시도자에 대한 정신적·심리적 치료 및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응급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의 의료진과 사례관리팀이 공동으로 자살시도자의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는 "현재 전국 53개 병원에서 사업 중인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관리 사업은 자살 예방을 관리하는 데 중요하다"며 "이 서비스를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연구에서 서비스를 받은 사람의 자살률이 3분의 1가량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올해 63개 병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11년 법에 의해 설치된 중앙자살예방센터는 한국자살예방협회의 민간 위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1998년에 '자살예방재단'에 관련된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체계적인 국가 자살 예방 계획을 세웠다. 

그는 "우리나라도 중앙자살예방센터를 정부가 직접 운영하거나 재단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시급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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