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압구정 제이엘의원 정진상 원장

▲ 광주 압구정 제이엘의원 정진상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주인공 벤자민은 80세 외모를 가졌지만 남들과 시간이 거꾸로 가는 듯 매일 젊어진다. 영화 속 허구 인물임에도 '동안'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개연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동안 열풍 속에서 다양한 시술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짧은 시간을 투자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필러 시술의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필러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소비자는 필러 시술로 빠른 시간 안에 볼륨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양날의 검처럼 위험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광주 압구정 제이엘의원 정진상 원장은 "필러 시술 후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라고 강조한다. 그를 만나 필러 시술 트렌드와 효과와 주의해야 할 부작용 등에 대해 들었다.  

- 최근 필러 시술 트렌드는 어떤가?

과거에는 미세한 흉터를 치료하거나 주름 개선을 위해 필러 시술을 했다면, 최근에는 안면윤곽을 살리고자 필러를 많이 주입한다. 대표적으로 콧대, 이마, 앞광대, 볼 등에 필러를 주입해 안면윤곽을 만드는 시술이 이뤄진다.

- 자가지방이식술로도 안면윤곽을 개선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해 필러 시술의 장점이 있다면?

필러 시술은 자가지방이식술보다 시술 과정이 간단하다. 자가지방이식술은 지방조직을 채취한 뒤 정제해 다시 이식해야 한다. 절차가 복잡하다. 채취 과정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필요 시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필러는 이러한 과정이 없다. 세안 후 준비된 필러를 주입하면 된다. 

자가지방이식술은 비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 시술 절차가 복잡하고 의료진의 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필러는 비용 부담이 적고 시술도 간단하게 진행된다. 

또 자가지방이식술 후 유지기간이 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체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얼굴에 자가지방이식을 하는 이들은 마른 체형이 많다. 마른 체형에서 자가지방을 채취해 얼굴에 이식하는 것은 지방 위치만 이동시킨 것이다. 얼굴에만 살이 있을 수 없기에 지방이 오래 유지되기 힘들다. 필러는 피부 조직에 있는 성분이므로 체내에 잘 녹을 수 있지만, 어떻게 시술하느냐에 따라 유지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 필러 제조사별로 제품 특징이 다른가?

제조사마다 시술 후 볼륨감이 오래 유지되는지 또는 안전한지 등에 대해 홍보하는데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다만 히알루론산, 칼슘, PCL(Poly-Caprolactone) 등 필러 성분이 다양하기에 필러 시술 시 성분에 따른 차이를 느낀다. 그러나 각 성분 안에 해당되는 필러 제품 간에는 차이가 없는 것 같다.

▲ 광주 압구정 제이엘의원 정진상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필러 시술 후 합병증 우려는 없나?

대용량 필러를 체내에 주입하면서 혈관합병증, 염증, 알레르기 반응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혈관합병증은 주삿바늘이 혈관 내부에 위치해 필러가 혈관 내로 주입되면서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혈관을 피해 필러를 주입했더라도 혈관 위치의 변화가 있다면 혈관에 필러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또 피부에 구멍을 내 필러를 주입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균이 함께 들어갈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필러가 외부 물질이기에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다.

필러 성분에 의한 합병증 우려도 있다. 주로 시술 시 히알루론산 필러를 많이 사용한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피부조직 성분과 가장 비슷하기에 체내에 주입했을 때 잘 녹아 없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제조사는 히알루론산이 잘 녹지 않도록 가교를 만들지만, 이 과정에서 추가된 성분이 체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없이 필러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개발하는 것은 제조사의 기술력에 달려 있다. 

다만 필러 성분 문제로 생긴 합병증이 아니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합병증 증상은 완화된다. 예로 필러 주입 시 피부조직에 충격을 줘 붓기가 나타났다면 일주일 안에 없어진다. 필러 성분 때문에 생긴 붓기라면 필러를 녹이거나 제거해야 한다. 

- 재시술 시 제품 간 교차 사용이 가능한가?

동일한 성분 내에서는 가능하지만 혹시 모를 문제를 대비해 같은 제품으로 시술한다. 제조사마다 제조 과정의 차이가 있으며 서로 다른 물질이 섞였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또 같은 제품이더라도 모노파직(monophasic) 제품 또는 바이파직(biphasic) 제품 등 물성이 다르다. 재시술 시 물성이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피하고 있다.

- 어떤 필러가 가장 이상적인 필러인가?

안전하고 유지기간이 긴 필러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환자에게 주입했을 때 안전해야 한다. 시술 시 필러 효과가 부족하면 용량을 늘려 볼륨감을 살리면 된다. 현재 시장에 도입된 제품들은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안전성 문제를 많이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이러한 방향이 맞다고 본다. 필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안전성이 떨어진 제품을 만들기보단,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안전한 필러를 개발해야 한다. 

- 향후 필러 트렌드를 전망하자면?

얼굴에 이어 바디(body)필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바디필러로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다. 주요 학회에서도 바디필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으며, 제조사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필러 주입량이나 안정성 문제가 있어 많은 연구와 경험이 필요하다. 상당한 양을 주입하기에 비용 역시 비쌀 것이다. 많은 의사가 바디필러에 관심이 있어, 안정성 및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환자에게 시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