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순이익의 0.3%대 불과...전년 대비 기부금 액수도 감소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제약업계가 과거에 비해 압도적인 외형적 성장과 실속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사회공헌 실적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 대다수는 과거에 비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이 증가하는 추세에다 외형도 커지고 있지만, 매출 대비 기부금 지출 비율은 대다수 0%에 불과한 모습이다. 

다만, 국내 전체 기업 및 상장 기업 평균과는 엇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기부금 절대액수 '한미약품' - 증가율 '종근당'

기부금이 사회공헌활동과 직결되는 척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회사의 이익을 사회에 얼마나 환원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상위 제약사의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상위 제약사 가운데 한미약품이 28억 6300만원을 기부하며, 절대액수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다른 제약기업들은 10억원대 기부금을 출현하지 않았다. 

일동제약이 8억 100만원으로 한미약품의 바로 뒤를 이었고, 한독 7억 5900만원, 동아에스티 6억 2400만원, 유한양행 4억 3600만원, GC녹십자 3억 9300만원, 종근당 3억 52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보령제약은 2억 100만원에 머물렀고, 대웅제약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6400만원에 불과했다.  

절대액수가 아닌 전년 대비 증감율로 보면 종근당이 단연 눈에 띄었다. 

종근당은 작년 3분기 기부금은 1억 480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3분기까지 3억 5200만원으로 증가하며, 137.8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이 같은 기간 동안 3억 4600만원에서 4억 3600만원으로 26.01%를, 보령제약이 1억 8900만원에서 2억 100만원으로 6.35%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대비 감소추세...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 0%

주목해야 할 점은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기부금이 감소 추세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종근당, 유한양행, 보령제약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기부금을 줄였다. 

이 가운데 GC녹십자의 기부금은 작년 3분기까지 24억 2100만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3억 9300만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3.77% 감소했다. 

아울러 한미약품이 같은 기간 동안 58억 7600만원에서 28억 6300만원으로 51.28% 감소했고, 한독은 41.93% 줄었다. 

최근들어 제약업계가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대에 머물렀다. 

실제 대웅제약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0.01%에 불과했고, 유한양행과 GC녹십자(0.04%), 종근당과 보령제약(0.05%)도 0.1%의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한미약품(0.39%), 한독(0.23%), 일동제약(0.21%), 동아에스티(0.15%)가 0.1%를 넘어서며 체면을 세웠다.  

 

상장기업 평균과 비슷한 결과..."사회공헌 활동 집중해야"

상위 제약사들의 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2014년도에 기록한 상장기업 평균과 엇비슷한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선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에서는 일동제약이 4.34%로 가장 높았고, 한독 4.27%, 한미약품 4.22%로 4%대 비중을 보였다. 

뒤이어 동아에스티(1.61%), 유한양행(1.02%), 보령제약(1.0%) 등이 1%대의 비중을 보였고, GC녹십자(0.7%), 종근당(0.61%), 대웅제약(0.3%) 등은 0%대의 비중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에 대비하면 한독이 8.2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한미약품이 7.33%, 일동제약 5.17%를 보였다. 

반면, 동아에스티(1.8%), 보령제약(1.41%), GC녹십자(1.06%) 등이 1%대로 2위권 그룹을 형성했고, 유한양행(0.89%), 대웅제약(0.45%)은 0%대의 비중을 나타냈다. 

이 같은 국내 상위 제약사의 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2014년도 국내 상장 기업 평균과 엇비슷한 결과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2014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평균 2%대를,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3%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 업종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제약사들이 기부에 후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사명과 함께 한다면, 기부금 액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사회공헌활동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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