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 2018] 30일 동안 발작 빈도 잦을수록 우울증 악화…정신과적 질환 동반 가능성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발작이 잦은 뇌전증 환자에게 우울증 경고등이 켜졌다.

뇌전증 환자 12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일간 발작 빈도가 늘수록 우울증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뇌전증 환자는 다른 정신과적 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어, 뇌전증 환자 진료 시 정신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1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제72차 미국뇌전증학회(AES)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Abstract 1.371).

연구를 진행한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의대 Martha Sajatovic 교수는 "뇌전증 환자는 우울증을 흔히 동반한다. 이로 인해 자살 위험이 커지고 삶의 질이 감소한다고 보고된다"며 "이번 연구는 임상에서 뇌전증 환자의 신경정신병학적 증상을 관리할 수 있도록, 뇌전증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파악하고 우울증 중증도와의 연관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원을 받아 진행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바탕으로 등록 당시 뇌전증을 진단 받은 120명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환자군은 우울증 선별도구인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검사를 받았고, 결과에 따라 △우울증이 없는 군 △경도 우울증군 △중등도~중증 우울증군 등으로 분류됐다. 

삶의 질은 QOLIE(Quality Of Life In Epilepsy)로 평가했으며, 동반질환지수(Charlson Comorbidity Index)를 통해 건강정보 이해력, 삶의 질, 동반 질환 등을 확인했다.

전체 뇌전증 환자 중 62명이 중등도~중증 우울증군이었다. 인구통계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일을 할 수 없는 뇌전증 환자에서 우울증 심각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P=0.05). 

이어 발작 빈도에 따른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평가한 결과, 30일 동안 발작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삶의 질이 낮을수록 우울증 증상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각각 P<0.01; P<0.0001). 

아울러 연구팀은 뇌전증 환자가 동반한 정신과적 질환을 확인했고, 양극성장애(P=0.02), 공황장애(P<0.01), 강박장애(P<0.01) 등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Sajatovic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전증 환자가 일반인보다 정신과적 질환을 더 흔히 동반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 궤를 같이한다"면서 "뇌전증과 정신과적 질환은 양방향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임상에서는 뇌전증 환자 진료 시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전증 환자 관리를 위해 정신과적 질환을 동반했는지 조기에 확인해야 하며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전략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하버드의대 Daniel M. Goldenholz 교수는 "향후 뇌전증과 우울증 중증도와의 연관성이 증명된다면, 임상에서 뇌전증 환자 진료영역이 지금보다 확대돼야 할 것"이라며 "예로 발작이 중간 또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는 뇌전증 환자가 정신과적 진료가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 특이적 선별검사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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