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부족, 어려움 가중될 것"-"주 80시간도 못 지키는데 무슨"
복지부 "의료계 내에서도 상반된 입장...사업장별로 합의점 찾기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중소병원계가 주 52시간 도입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했다. 의료인력 부족이 극심한 상황인만큼, 제도도입이 가져올 부담감이 크다는 주장이다.

함께 국감장을 찾은 전공의도 "주 52시간 도입은 꿈 같은 얘기"라고 했는데, 이유는 사뭇 달랐다. 주 80시간 준수도 어려운 지금의 병원 환경에서는 달성하지 못할 목표라는 얘기다.

29일 복지부 종합감사에는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대에 섰다.

이들에 대한 참고인 출석은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신청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관한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다.

▲중소병원협의회 정영호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정영호 회장은 "현재 중소병원은 의사·약사 할 것 없이 의료인력 부족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주 52시간제를 하게 되면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보건업이 주 52시간 근무제 특례업종으로 분류됐지만, 모든 난관이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정 회장의 주장이다. 근로기준법 특례업종이라 하더라도 '11시간 연속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중소병원은 과장이 1~2명에 불과한 상황이라, 자기 환자에게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나와서 환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11시간 연속 휴게시간을 맞추려면 오전에 외래를 못 보거나 수술을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의료기관을) 도와주려고 한 특례제도인데, 오히려 진료가 더 어려워지게 된다"고 토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전공의들은 '다른 의미'에서 제도 무용론을 주장했다. 주 52시간 제도가 전면 시행되도, 전공의들에게는 신기루 같은 얘기라는 의미다.

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들 입장에서 52시간 근무는 꿈 같은 얘기다. 주 80시간도 안지켜지는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의 고민도 깊다.

박능후 장관은 의료 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제도 시행이 필요하다는 김명연 의원의 지적에 "전공의들은 주 52시간 근로가 꿈 같다고 하고, 병원 운영자는 주 80시간, 11시간 휴게시간을 지키기 힘들다는 상반된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하기 보다 병원 사업장에서 합의점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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