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대리수술 의혹' NMC 정상봉 전 과장 국감 출석
질타 속 윤일규 의원 "개혁 기회 삼자" 설득에도 '묵묵부답'

▲국립중앙의료원 정상봉 전 신경외과장이 24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영업사원 대리수술 의혹'과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답변하는 그의 앞에 고개숙인 정기현 원장의 모습이 보인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영업사원 대리수술 의혹을 받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신경외과 정상봉 전 과장이 국감 증언대에 섰다.

의원들의 날선 추궁과 현직 국회의원이자 신경외과 선배의사이기도 한 윤일규 의원의 양심선언 요구가 끈질기게 이어졌지만, 정 전 과장은 끝내 침묵을 지켰다.

24일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국정감사에서는 영업사원 대리수술 의혹이 핵심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현재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그는 증인으로 소환돼 관심을 모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그를 향해 날선 추궁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그가 의료기기업체인 A사 관계자와 함께 수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수가 40건을 넘는다고 주장하며, 사실관계를 따져물었다.

윤 의원은 "정 전 과장이 A사 관계자에게 수술 부위를 나눠 수술하게 하거나 피부봉합을 시키는 등 불법 의료행위를 시켰다고, 국립중앙의료원 직원 5명이 동일하게 증언하고 있다"며 정 전 과장에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수사가 진행 사안이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입장표명을 피했다. 윤 의원이 "증인은 공직자이자 의사다. 정치인이 말하듯 하지 말라"고 질책했지만, 같은 답변이 반복됐다.

▲질의하는 윤일규 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바통을 이어받은 같은 당 신동근 의원도 정 전 과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신 의원은 치과의사로 의료인이기도 하다.

신 의원은 "증인은 수술이 있을 때 직접 의료기기 회사에 연락해 직원이 병원으로 오도록 했다. 자료에 따르면 B사와 C사 등의 업체 관계자는 2~3일에 한번씩 들어왔다. 사실상 이들이 수술장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 역할을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어 "새로운 기구가 들어왔을 때 업체 직원의 설명을 들을 수 있겠으나, 이들에 의료행위를 맡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다시 질의 기회를 얻은 윤 의원은 양심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리수술 문제를 직시하고, 해법을 찾자는 얘기였다.

윤 의원은 "의료계(의 문제)를 개혁하고, 새로운 길로 가자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달라"며 그에게 대답을 재차 촉구했지만, 답변은 더 나아가지 않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오늘 같이 참담할 수가 없다. 이런 수준의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너무 슬프다"며 "증인은 국민에게 용서받을 기회를 한번 더 잃은 것"이라고 평했다.

이명수 위원장(자유한국당) 또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고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쁘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해당 사건에 대한 복지부 감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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