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18] Harmony Outcomes 결과 발표…MACE 위험 22% ↓·심각한 이상반응 없어
시장성 낮아 시판 중단…"다른 제약사 판매 기대" vs "높은 개발 비용으로 어려울 것"

▲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18)에서는 알비글루타이드(albiglutide)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한 Harmony Outcomes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John McMurray 교수가 심혈관 안전성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알비글루타이드(albiglutide)가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하며 날아올랐다.

Harmony Outcomes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비글루타이드는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을 낮춰 명실상부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항당뇨병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18)에서 베일을 벗었고 동시에 Lancet 10월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그러나 알비글루타이드는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개발사가 시판 중단을 알렸고 지난 7월 전 세계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심혈관에 안전한 약'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음에도 임상에서 처방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학계에서는 알비글루타이드가 다른 제약사에서 판매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를 끝으로 항당뇨병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심혈관질환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비열등성 평가

알비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GLP-1 수용체 효능제로,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연합(European Union)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등 다른 GLP-1 수용체 효능제와 달리 심혈관 안전성을 본 데이터는 없었던 상황.

Harmony Outcomes 연구는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고자 진행된 대규모 글로벌 연구다. 28개국 610곳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알비글루타이드의 MACE 예방 효과를 평가했다. 2015년 7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총 1만 793명의 환자가 모집됐고 연구 기준에 부합한 9463명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전체 환자군은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표준 치료와 함께 알비글루타이드 투여군(알비글루타이드군, 4731명) 또는 위약군(4732명)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 알비글루타이드군은 혈당 반응 및 내약성에 따라 30~50mg 용량으로 투여받았다. 

1차 종료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으로 정의해 심혈관 예후에 관한 알비글루타이드의 비열등성을 평가했다. 사전에 설정한 위험비의 비열등성 한계치(margin) 범위는 1.3이었다. 비열등성이 입증됐다면 우월성도 함께 검증했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1.6년이었다.

▲ Harmony Outcomes 연구는 학회장의 가장 큰 강의실에서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학계의 뜨거운 관심으로 인해 모든 인원을 수용하지 못했다. 강의실에 들어가지 못한 학계 전문가들이 외부에서 Harmony Outcomes 연구 결과를 지켜보는 모습.

알비글루타이드 MACE 예방 효과 확안…'우월성' 입증

치료의향(intention-to-treat, ITT) 분석 결과,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은 알비글루타이드군이 위약군보다 22% 낮았다(HR 0.78; 95% CI 0.68~0.9). 이는 사전에 정의한 비열등성 한계치에 충족했을 뿐만 아니라(P<0.0001 for non-inferiority) 우월성도 입증한 결과였다(P=0.0006 for superiority).

구체적인 1차 종료점 발생률은 알비글루타이드군과 위약군이 각각 7%(338명)와 9%(428명)로, 100인년(person-years) 당 각각 4.57건과 5.87건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인 MACE 발생 위험을 살펴보면, 치명적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알비글루타이드군이 위약군 대비 25%(HR 0.75; P=0.003), 치명적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은 14% 낮았다(HR 0.86; P=0.3). 다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알비글루타이드군에서 7%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HR 0.93; P=0.58).

이와 함께 알비글루타이드군에서 보고된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알비글루타이드군 3%, 위약군 3.8%로 유사했다.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환자는 알비글루타이드군 10명, 위약군이 7명으로, 발생률은 모두 0.1% 이하였다. 췌장암 발병 환자는 각각 6명과 5명으로 보고됐으며, 갑상선 수질암은 두 군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주사부위반응은 알비글루타이드군이 2%로 위약군 1%보다 그 위험이 2.9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R 2.96; 95% CI 1.95~4.51). 

윤건호 교수 "개발 비용 상당…시장성 낮아 재도입 가능성 희박"

Harmony Outcomes 연구를 이끈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발판삼아 알비글루타이드가 시장에 다시 도입되길 기대했다. 특히 심혈관질환을 동반해 건강이 매우 악화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알비글루타이드의 혜택을 확인했기에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의 심혈관 안전성 결과를 발표한 영국 글래스고대학 John McMurray 교수는 "알비글루타이드는 전통적인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얻을 수 있는 혜택 이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캐나다 토론토대학 Lawrence Leiter 교수는 "알비글루타이드는 MACE 예방 효과에 대해 우월성을 입증했으며, 이는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알비글루타이드가 다른 회사를 통해 임상에 재도입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알비글루타이드가 임상에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알비글루타이드는 GLP-1 분자에 인간재조합 알부민을 결합시켜 개발된 약제로 개발 비용이 상당하기에 시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가톨릭의대 윤건호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이번 연구에서 알비글루타이드가 다른 GLP-1 수용체 작용제보다 우수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알비글루타이드는 개발이 어렵고 약제 가격이 비싸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심혈관 안전성 결과가 전반적으로 우수하게 나오고 있기에, 다른 제약사에서 알비글루타이드를 판매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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