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DM 2016]허규연 교수 '당뇨병 치료의 진보' 강연
"경구제·인슐린 대체 또는 병용전략에 둘라글루타이드" 권고

당뇨병 치료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혈당조절률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새로운 기전으로 무장한 신규 계열의 항당뇨병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당뇨병 치료의 최우선 목표인 혈당조절률을 끌어 올리는데 있어, 이들 신규 약제가 기존 약물치료의 한계를 극복·보완해 새로운 활로를 뚫어줄 것이라는 기대다.

△ 정체된 혈당조절률
최근의 국내외 역학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인지도 증가에 맞춰 질환 인지율과 치료율은 개선되고 있으나 혈당을 목표치까지 조절·유지하는 조절률은 여전히 낮은 상태로 좀처럼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연구결과를 보면, 지난 2006~2013년 사이 DPP-4 억제제 등 신약의 처방은 증가한 가운데 혈당조절률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거의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동기간 혈당조절률의 변화가 정체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들 연구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나 SGLT-2 억제제와 같은 신약의 처방결과는 반영되지 않아,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 계속되는 신약개발
때문에 학계에서는 혈당조절률 정체를 두고 기존 항당뇨병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인크레틴 기반요법(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과 SGLT-2 억제제 등에 대한 조명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인크레틴 기반요법에서는 GLP-1 수용체 작용제, GLP-1 제제 가운데는 용법을 새롭게 한 주1회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같은 동향의 연장선으로 성균관의대 허규연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는 ICDM 2016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의 진보: 주1회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대해 강연, 경구제나 인슐린의 대체 또는 병용전략으로서 주1회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의 역할과 임상근거를 설명했다.

△ GLP-1 제제
허 교수는 "주1회 전략의 카드를 꺼내든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새로운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인슐린과 메트포르민 등에 필적하는 혈당조절 효과와 함께 체중감소, 저혈당증 예방, 베타세포 기능보호 측면에서 매우 많은 이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미국당뇨병학회(ADA)·유럽당뇨병학회(EASD),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대한당뇨병학회(KDA) 등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약물치료의 1차 또는 2차선택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권고하고 있다.

△ 속효성 vs 지속형
하지만 뛰어난 효과에 비해 1일 1회 또는 2회의 주사제형이라는 것이 환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고 환자의 순응도와 내약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주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다.

GLP-1 수용체 작용제

속효성(short-acting)

- 1일 2회 엑세나타이드

- 1일 1회 릭시세나타이드

지속형(long-acting)

- 1일 1회 리라글루타이드

-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

- 주1회 엑세나타이드

- 주1회 알비글루타이드

당화혈색소(A1C) 조절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속형이라 기존 속효성 GLP-1 제제와 비교해 효능 측면에서도 새롭게 보강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허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크게 속효성(short-acting GLP-1 receptor agonist)과 지속형(long-acting GLP-1 receptor agonist) 제제로 나눌 수 있다.

1일 2회 엑세나타이드, 1일 1회 릭시세나타이드가 속효성을 대변한다면 1일 1회 리라글루타이드,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 주1회 엑세나타이드, 주1회 알비글루타이드는 지속형에 속한다.

이 가운데 둘라글루타이드는 5일가량의 반감기를 갖춘 대표적인 주1회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다.

△ 지속형 GLP-1 제제의 역할
허 교수는 속효성 대비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의 특성으로 강력한 공복혈당 감소, 공복 인슐린분비 자극, 열량흡수 감소, 체중 감소 등을 꼽았다.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

- 당화혈색소(A1C) 감소

- 공복혈당 감소

- 공복 인슐린분비 자극

- 열량흡수 감소

- 체중 감소

이 가운데 둘라글루타이드를 예로 들어 지속형 GLP-1 제제가 경구 혈당강하제·속효성 GLP-1 수용체 작용제·인슐린 등을 대체할 수 있을지 또는 경구제 및 인슐린과의 병용전략으로서 역할은 어떤지에 대한 해답을 도출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최근 들어 순응도·내약성·혈당조절 효과를 보강한 주1회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임상연구 결과들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과학적 근거들을 축적하고 있다.

이들 제제는 인슐린이나 경구 혈당강하제와의 비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고해 왔다.

다만 둘라글루타이드는 1일1회 리라글루타이드와 비교해 동등한 효과를 보였으나, 다른 주1회 제제들은 리라글루타이드와 비교해 비열등성을 보이지 못해 주1회 카드를 꺼내든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새로운 도전이 승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 둘라글루타이드···AWARD
이 가운데 둘라글루타이드는 AWARD 임상연구 시리즈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왔다. 지금까지 AWARD 1~6 그리고 AWARD 9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가운데 속효성 GLP-1 수용체 작용제, 경구 혈당강하제, 기저 인슐린과의 비교 또는 병용전략으로서 둘라글루타이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이들 연구에서 둘라글루타이드는 대체 또는 병용전략으로서 타약제 대비 우수하거나 대등한 혈당조절 효과와 함께 뛰어난 체중감소 혜택을 나타냈다는 것이 허 교수의 설명이다.

▲ 속효성 GLP-1 제제 대비 둘라글루타이드 혈당조절 효과

△ 둘라글루타이드 vs 속효성 GLP-1 제제
허 교수는 AWARD-1 연구에 근거해 속효성 GLP-1 제제 대비 둘라글루타이드의 혈당조절 효과를 설명했다. AWARD-1 연구는 메트포르민과 피오글리타존으로 치료받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 그룹을 1일 2회 엑세나타이드 또는 위약군과 52주간 비교한 연구다.

1차 종료점은 26주째 당화혈색소(A1C) 변화를 평가했으며, 위약 또는 엑세나타이드 대비 둘라글루타이드의 우수성을 검증하고자 했다.

결과는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A1C 변화가 둘라글루타이드 1.5mg군 -1.51%, 0.75mg군 -1.30%로 엑세나이드(-0.99%)와 위약군(-0.52%)보다 뛰어났다(P<0.001). 52주째에도 각각 -1.50%, -1.14%, -0.89%로 유의한 차이가 유지됐다.

둘라글루타이드는 공복혈당에서도 엑세나타이드 대비 우수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허 교수는 이에 근거해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가 1일 2회 엑세나타이드와 비교해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 vs 기저 인슐린
AWARD-2 연구에서는 기저 인슐린 대비 둘라글루타이드의 혈당조절 혜택이 보고됐다. AWARD-2는 메트포르민과 글리메피리드로 치료받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와 인슐린 글라진을 비교한 78주 임상연구다.

1차 종료점은 52주째 A1C 변화에 있어 비열등성을 검증하는 것이었고, 이를 충족하면 우월성도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52주와 78주째 베이스라인 대비 A1C 변화는 둘라글루타이드 1.5mg군이 인슐린 글라진 대비 우수했고, 0.75mg군은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변화는 역시 인슐린 글라진 대비 둘라글루타이드의 감소혜택이 확인됐다.

둘라글루타이드와 인슐린 글라진을 비교한 52주 임상연구 AWARD-4도 같은 맥락이다. 인슐린 리스프로을 투여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26주째 A1C 변화에 있어 둘라글루타이드군과 인슐린 글라진군의 비열등성을 검증하고, 이를 충족하면 우월성까지 검증했다.

26주와 52주째 A1C 변화에서 둘라글루타이드군은 인슐린 글라진보다 우수했다. 유의한 체중감소 효과는  둘라글루타이드 1.5mg군에서 나타났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인슐린 대비 둘라글루타이드의 낮은 저혈당증 위험이 주목을 받았다. 허 교수는 두 연구에 근거해 "둘라글루타이드가 인슐린 글라진 대비 우수한 혈당 및 체중감소 효과에 낮은 저혈당증 위험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인슐린과 병용시에도 혈당·체중감소 우수
AWARD-9,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 병용혜택 입증

주1회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는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에서도 우수한 혈당 및 체중감소 효과를 입증받았다.

이번 ICDM 2016에서 발표된 AWARD-9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저 인슐린(인슐린 글라진) 치료에 추가된 둘라글루타이드 전략은 위약군과 비교해 저혈당증 위험과 인슐린 용량을 증가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혈당과 체중감소의 정도는 더 뛰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AWARD-9 연구에서는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1일 1회 인슐린 글라진(±메트포르민)과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 병용요법의 위약군 대비 우수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검증하고자 했다.

1차 종료점은 28주 시점의 평균 당화혈색소(A1C)를, 2차 종료점으로는 A1C 7% 미만 달성률·공복혈당 변화·체중 변화 등을 평가했다.

28주 시점에서 둘라글루타이드 1.5mg 병용군의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A1C 변화는 -1.44%로 -0.67%의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혈당 목표치 달성률은 A1C 7% 미만이 각각 69% 대 35%, 6.5% 미만은 51% 대 17%로 역시 둘라글루타이드군의 우수한 혜택이 관찰됐다(P<0.001).

지속형 GLP-1 제제인 둘라글루타이드의 강점이었던 공복혈당 부분에서도 베이스라인 대비 -45mg/dL 대 -28mg/dL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체중 또한 예상했던 바대로 둘라글루타이드군은 1.91kg이 감소한 반면, 인슐린 글라진에 위약을 더한 그룹은 0.50kg의 증가가 관찰돼 유의미한 차이로 귀결됐다(P<0.001).

특히 주목할 점은 둘라글루타이드와 인슐린 병용군에서 인슐린 용량의 증가가 더 적었다는 것이다. 저혈당증 위험은 위약군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인슐린 글라진 단독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둘라글루타이드 병용요법의 우수한 효과와 내약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 둘라글루타이드와 리라글루타이드의 혈당조절 효과

△ vs 지속형 GLP-1 제제
그렇다면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 중 가장 효과적인 약제는 무엇일까? 허 교수는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와 1일 1회 리라글루타이드가 대등한 효과를 나타낸다며 두 제제에 힘을 실었다.

여타 지속형 GLP-1 제제는 리라글루타이드와 비교해 열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둘라글루타이드만이 유일하게 혈당조절 혜택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AWARD-6 연구에서 둘라글루타이드 1.5mg과 리라글루타이드의 A1C 변화는 -1.42%와 -1.36%로 대등한 결과를 도출했고(비열등성 P<0.001), 체중감소도 같은 양상이었다.

허 교수는 이상의 결과에 근거해 "1일 1회 리라글루타이드가 여타 주1회 제제 대비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이는 가운데, 주1회 둘라글루타이드만이 유일하게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며 둘라글루타이드의 혜택을 지지했다.

허 교수는 최종적으로 AWARD 1·2·4·6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경구 혈당강하제나 전통적 인슐린 치료로도 혈당조절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주1회 지속형 둘라글루타이드가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갈음했다.

△ 안전성·편의성
허 교수는 또한 둘라글루타이드와 관련해 저혈당증이나 심혈관사건 부작용 위험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투여 편의성을 이점으로 들었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주입되는 방식의 펜형 기기를 통해 환자들이 큰 부담 없이 둘라글루타이드를 투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슐린과 같이 매일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없고 바늘을 갈아 끼울 필요가 없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둘라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생활요법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승인받은 상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