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소 효과도 뛰어나 효과적 치료옵션

국내외 임상 속 장기지속형 주사제 역할이 심상치 않다. 날씨예보에 비유하자면 '흐리다 맑음'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조현병에서부터 당뇨병까지 그 역할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연구들을 보면, 같은 시간 같은 간격으로 매일 먹어야 하는 경구 약제와 비교했을 때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당뇨병 환자는 매주 1회, 조현병 환자는 매달 1회 주입으로 질환 관련 증상 개선도가 우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평가다.

이에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가장 활발히 개발 및 처방되는 조현병과 당뇨병을 대상으로 주사제 종류와 이들의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정리했다.

[기획-상] 조현병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복약순응도 낮아 재발 위험 높아
[기획-하] 당뇨병 '주1회 GLP-1 유사체'  체중감소 효과도 뛰어나 효과적 치료옵션

 

인슐린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 개발도 한창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조기에 단기간 강화 인슐린 치료를 할 경우, 장기간의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슐린 치료에 대한 거부감은 높다. 당뇨병 환자들이 주사제 치료제의 잦은 투여와 투여시간 준수로 인한 번거로움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한층 더 강하게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한 치료제가 바로 주 1회 투여가 가능토록 개발된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다. 현재 국내 시판 허가된 주사제로는 △둘라글루타이드(dulaglutide)와 △알비글루타이드(albiglutide)가 있다.

그렇다면 두 제제 모두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로, 기존 GLP-1 유사체 대비 주사 투여 횟수를 줄인 만큼 혈당 및 체중감소 효과에 특별한 차이점이 있을까?

둘라글루타이드 단독·병용요법 모두 혜택 입증

이 같은 물음에 둘라글루타이드(트루리시티)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단독요법부터 병용요법까지 지속적인 혈당 강하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들을 '히든카드'로 내세웠다.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에서 둘라글루타이드 0.75㎎, 1.5㎎ 투여군 모두 인슐린 글라진 대비 A1C 감소 효과, 저혈당 위험 감소,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제 3상 임상시험에서 둘라글루타이드 1.5mg 투여군은 1차 시점부터 최종 시점까지 체중감소가 지속됐다. 평균 체중 변화는 베이스라인 대비 최소 -0.87㎏ 최대 -3.03㎏을 보인 것.

 

둘라글루타이드와 인슐린 글라진 병용요법 혜택도 최근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입증됐다. 6월 10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 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둘라글루타이드 1.5mg과 인슐린 글라진 병용요법을 입증한 AWARD-9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

공개된 결과를 보면 28주 시점에서 A1C 수치가 둘라글루타이드 1.5mg+인슐린 글라진 병용군이 1.44% 감소했지만 위약과 인슐린 글라진 병용군은 0.67%, 둘라글루타이드 병용군에서는 0.77% 더 감소했다.

목표 혈당 수치인 7.0% 미만(A1C<7.0%)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둘라글루타이드 투여군 69.3%에 비해 위약군 35.1%로 둘라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더 많았다. 공복 혈당(FSG)의 변화 역시 둘라글루타이드 투여군은 44.63mg/dL 감소했지만, 위약 투여군은 27.90mg/dL 감소해 둘라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더 큰 감소세를 보였다.

체중 변화에서도 둘라글루타이드 투여군은 1.91kg 감소했지만, 위약 투여군은 0.50kg 증가했다. 저혈당증 발생률은 둘라글루타이드군(7.69건/환자/년)과 위약군(8.56건/환자/년)에서 유사했고, 중증 저혈당성 이상 반응은 둘라글루타이드군에서 1건이 발생했다.

알비글루타이드, 인슐린 병용 유일하게 인정된 LAI

알비글루타이드(이페르잔) 역시 주 1회 투여 방식인 장기지속형 GLP-1 유사체지만 둘라글루타이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인슐린 병용요법이 인정됐다는 점이다.

알비글루타이드의 혈당 강하 효과 및 체중감소 효과를 입증한 대표 연구를 꼽자면 HARMONY 연구 프로그램이 있다. 임상시험 8개로 구성된 HARMONY 연구 프로그램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알비글루타이드와 인슐린을 포함한 다른 계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비교·평가했고, 혈당 강하 효과 및 내인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HARMONY 연구결과 가운데 눈에 띄는 결과들만 정리하면, HARMONY 1은 피오글리타존으로 혈당조절이 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알비글루타이드군 A1C가 0.81% 감소해, 0.05%인 위약보다 0.75% 더 낮은 결과를 보여주며 연구 첫 시작에 청신호를 켰다.

혈당감소 효과는 2013년 ADA에서 발표된 HARMONY 4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메트포르민 기반 치료를 받는 환자 745명에서 무작위로 분류된 알비글루타이드군과 인슐린 글라진군에서 각각 0.7% 0.8%로 두 군 간 차이가 0.11%로 비열등성을 만족했기 때문이다.

또 인슐린 글라진군에서 체중이 1.6㎏ 증가했지만 알비글루타이드군에서는 1.1㎏ 감소해, 체중감소 변화 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그 다음 해 공개된 HARMONY 5(메트포르민과 글리메피라이드로 치료를 받는 657명 대상)에서는 알비글루타이드군이 위약 대비 A1C가 유의미하게 개선됐지만[-0.9%; p<0.05], 피오글리타존과는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단 체중은 알비글루타이드군과 위약군 모두 0.4㎏ 감소했고, 피오글리타존군은 오히려 4.4㎏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HARMONY 8은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알비글루타이드와 시타글립틴 효능을 비교·분석했는데, 26주째 베이스라인 대비 A1C 변화는 알비글루타이드군은 0.83%, 시타글립틴군은 0.52%로 알비글루타이드가 0.31% 더 낮췄고, 혈당 강하 면에서 알비글루타이드가 우위를 점하며 연구를 마무리 지었다.

서울의대 최성희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많은 환자가 하루에 여러 번 맞아야 하는 주사 치료를 힘들어했다는 점에서 효과가 우수하면서 편의성을 개선한 주 1회 GLP-1 유사체의 등장은 주사 치료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 적극적인 혈당 관리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또 DPP-4 억제제 대비 혈당 강하 효과가 좋고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통해 체중감소가 우수하다고 보고되는 만큼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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