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체중조절과 함께 베타세포 점진적 소실 예방효과 '주목'

지금 대한민국은 GLP-1 수용체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까지 GLP-1 수용체를 포함한 인크레틴 기반 약제 개발이 궤도에 오르면서 혈당 및 체중조절, 베타세포 보존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준 것도 한몫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조기에 단기간 강화 인슐린 치료를 할 경우, 장기간의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고 알려졌지만, 인슐린 치료에 대한 거부감은 그만큼 높다. 당뇨병 환자들이 주사 치료제의 잦은 투여와 투여시간 준수로 인한 번거로움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연 GLP-1 수용체가 인슐린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당뇨병 환자의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이 될 수 있을까?

신년을 맞아 GLP-1 수용체만을 연구한 대표 논문들을 종합 분석해, 임상적 효능 및 안전성을 A to Z 형식으로 점검해보고, 국내 도입에 따른 기대와 우려를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신년기획-상>GLP-1 수용체 '당뇨병 치료 니즈 채웠다'
<신년기획-하>GLP-1 수용체. 국내 도입…전문가 점수는?

GLP-1 수용체, 현 당뇨병 치료 니즈 채웠다

 

GLP-1 수용체의 적극적인 개발과, 임상적 효능 관련 연구가 활발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병태생리에 맞는 다양한 약제가 요구된다. 특히 혈당 및 체중조절을 하면서 베타세포의 점진적인 소실을 막는 약제가 필요한데, 'GLP-1 수용체'가 현 당뇨병 치료의 니즈를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

GLP-1 수용체는 엑세나타이드(exenatide), 릭시세나타이드(lixisenatide),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와 같은 단기작용 GLP-1 수용체를 비롯해 알비글루타이드(albiglutide) 둘라글루타이드(dulaglutide)와 같은 장기작용 GLP-1 수용체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시판 허가된 주사제로는 △엑세나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알비글루타이드 정도다.

첫 타자 엑세나타이드, 식후 혈당에 효과적

Exenatide

그중 단기작용 GLP-1 수용체인 엑세나타이드의 임상적 효능부터 언급할 필요가 있다. 식후 혈당에 주로 효과를 나타내면서, 혈당을 개선시키는 효과로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처음 개발된 GLP-1 수용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시작 용량은 1일 2회 5㎍을 복용하고, 한 달 뒤 10㎍로 증량해 유지토록 권고됐는데, 이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30주간 엑세나타이드를 10㎍ 투여했을 때 0.8~0.9%의 당화혈색소(A1C) 감소 및 1.6~2.8㎏의 체중 감소가 입증됐기 때문이다(Diabetes Care 2005;28:1083-1091).

다만 구역, 구토, 식욕 감소 등이 동반됐는데, 환자의 7~15%가 이들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해,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또는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병용요법 또는 메트포르민과 TZD 병용요법으로 치료해도 적절한 혈당조절이 되지 않은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엑세나타이드는 2005년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식이 또는 운동요법으로 조절되지 않은 환자에서 우선 사용하도록 허가했고, 2006년 11월에는 유럽식약처(EMA)에서 승인을 획득했다.

릭시세나타이드, 하루 한 번 사용 장점

Lixisenatide

릭시세나타이드와 리라글루타이드는 단기간 GLP-1 수용체 중에서도 혈당조절과 체중감소 면에서 근거 축적이 꽤 잘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 이미 국내에 출시된 리라글루타이드와 달리 릭시세나타이드는 시판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릭시세나타이드는 2~4시간의 짧은 반감기를 보이지만, GLP-1 수용체에 강한 결합력으로 하루 1번 사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1일 1회 20㎍을 사용할 때 가장 좋은 효능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2011년과 2012년에 릭시세나타이드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다기관 연구인 'GetGoal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릭시세나타이드군에서 A1C가 최소 0.7%에서 최대 0.9%까지 감소했고, 체중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Core Evid 2011;6:67-79, Diabetes Obes Metab 2012;14:910-917).

체중변화는 속효성 인슐린 병용군에서는 1.0~1.4㎏ 정도 증가한 반면 릭시세나타이드 병용군에서는 0.6㎏이 감소해 통계적인 차이가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릭시세나타이드에서의 저혈당 발생률은 32.9%로 나타났는데 이는 속효성 인슐린 1일 1회 병용군(38.9%)과 속효성 인슐린 1일 3회 병용군(44.9%)보다 낮은 수치였다. 엑세나타이드와 마찬가지로 구역, 구토 증상은 대상군의 20%에서 나타났다.

리라글루타이드 역시 체중감소

Liraglutide

리라글루타이드는 타 약제와 비교했을 때 단연 체중감소가 눈에 띈다.

대표적 연구로 꼽히는 LEAD(Liraglutide Effect and Action in Diabetes) 연구 결과에서 리라글루타이드를 1.8 ㎎ 단독으로 투여한 군에서 체중감소 효과가 2년 동안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세부적인 결과를 보면, 다른 혈당강하제와 리라글루타이드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LEAD 3 연구에서 글리메피리드 8㎎ 단독군에 비해 리라글루타이드 1.8㎎ 단독군에서 52주 후 A1C 수치가 0.7% 더 감소한 효과를 보였다. 특히 이 효과는 2년간 유지됐다(Lancet 2009;373:473-81).

또한 메트포르민과 병용투여 시 효과를 비교한 LEAD 2 연구에서는 글리메피리드 병용군에 비해 리라글루타이드 병용군에서 0.2%의 추가적인 A1C 감소 효과가 나타났고 저혈당 빈도는 85%가량 감소해 위약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Diabetes Care 2009;32:84-90).

 

치명적 저혈당 발생 거의 없어…안전성 입증

구역·구토 등 부작용도, 지속 사용 시 호전되는 양상 보여

GLP-1 수용체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치명적인 저혈당 발병 위험이 적고 체중감소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성균관의대 김재현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는 "GLP-1 수용체 중에서도 리라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에서 체중감소 효능이 우수했기 때문에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환자에서 GLP-1 수용체를 먼저 사용토록 권고하는 등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전략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은 미쳤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간 GLP-1 수용체에서 부작용으로 자주 언급된 구역·구토 등은 안심해도 될까?

이 같은 물음에 가천의대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는 "오심과 구토와 같은 위장관 부작용은 동반되나,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호전 양상으로 보여, 초기 사용 시 위장관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췌장암, 췌장염에 대해서는 아직 연관성이 밝혀진 바가 없고,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처방에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김 교수는 이어 "GLP-1 주사체는 저혈당 발생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가진 약제로 피하주사를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장기지속형 약제 개발로, 이러한 문제는 개선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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