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 대장검사 등에도 사용 가능성 높아 ... 캡슐 잔류 부작용은 우려로 남아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캡슐내시경이 새로운 변신을 앞두고 있다. 소장 검사에만 주로 사용되던 캡슐내시경은 최근 식도, 위, 대장 등에도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캡슐내시경의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기존 내시경 검사는 거부감, 불편감, 침습성이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진정제를 사용해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렇듯 기존 내시경 검사가 가진 부작용 문제를 보완하고, 환자의 편리성은 높이기 위해 캡슐내시경이 등장했다.

특히 고령화 사회를 맞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늘고 있기에, 캡슐내시경은 앞으로 그 유용성과 발전 가능성이 유망한 분야다. 실제 미국 시장 조사기관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까지 연평균 16.3% 씩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존 내시경 검사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캡슐내시경의 현재와 가능성을 되짚어 봤다.

식도, 대장 검사에 사용, 일반 내시경 성능에 뒤떨어지지 않아

순천향의대 박준석 교수(소화기내과)와 성균관의대 홍성노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저널(Clinical Endoscopy)을 통해 7월 31일 식도 또는 대장에 사용되는 캡슐내시경과 관련한 연구를 소개했다.

먼저 상부위장관내시경(EGD)와 비교해 식도캡슐내시경검사(ECE)의 우월성을 보여준 연구다. 대부분의 연구는 바렛식도(Barrett’s esophagus, BE), 식도정맥류(esophageal varices)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스라엘 람밤메디컬센터의 R. Eliakim 박사가 수행한 연구에서는 두 대의 카메라가 양쪽 끝에 위치해 20~30분 동안 4fps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캡슐내시경의 성능이 분석됐다. 연구진은 EGD에서 식도 병변 양성 소견을 보인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검출율, 민감도, 특이도, 양성예측도(PPV), 음성예측도(NPV)가 각각 70.6%, 100%, 80%, 92%, 100%로 나타났다. 영상 획득 능력이 향상되면서, 캡슐내시경 검사의 진단율도 높아진 것이다.

BE 증상을 보이는 GERD환자에 대해 ECE의 진단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한 메타 분석 연구도 있다. 미국 허시 메디컬 센터 Atul Bhardwaj 박사는 총 618명의 환자가 참여한 9개의 연구를 분석했다.

모든 연구에서 BE의 진단을 위해 사용된 ECE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77%와 86%로 EGD의 민감도(78%) 및 특이도(90%)와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발휘했다. 결론적으로 ECE가 GERD 환자에서 BE의 진단에 대해 적절한 감도와 특이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 모니터링을 확인할 수 있는 ECE도 도입됐다. 실시간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30명의 건강한 지원자에게 실시간 ECE를 평가한 결과 Z-선(Z-line) 시각화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사분원(two-quadrant) 시각화는 100%로 기존 ECE(80%)와 비교했을 때 20%p 더 높았고(p<0.001), 3-사분원(three-quadrant) 시각화는 90.0%로 기존 ECE(36.7%)와 비교해 53.3%p 더 높았다(p<0.001).

그 밖에도 단면 현미경 이미지를 캡쳐 할 수 있는 내시경 캡슐로 광 간섭 단층 촬영 내시경 검사(photo coherence tomography endomicroscopy)도 등장했다.

반면 ECE의 한계로는 조직 샘플을 얻거나, 치료 절차를 수행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박준석 교수는 “식도정맥류를 정확히 진단하고 등급을 매기려면 공기 주입(Air insufflation)을 통해 식도를 적절하게 확장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또한 캡슐내시경 검사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계로 ECE는 1차 진단 도구로 권장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장 검사에서도 캡슐내시경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대장 내시경은 대장암에 가장 좋은 진단법(Gold standard)으로 알려져 있으나 장 폐쇄, 급성 혈관 성형술, 탈장 등의 부작용 우려가 언급된다. 캡슐내시경은 이러한 부작용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기대로 주목 받고 있다.

캡슐내시경과 단층촬영 대장 조영술(tomographic colonography, CTC)의 성능을 비교한 이탈리아 Emanuele Rondonotti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검사에서 캡슐내시경은 CTC 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캡슐내시경은 CTC 대비 상대 민감도(relative sensitivity)가 2.0으로 나타났으며(95% CI, 1.34~2.98), 특히 크기가 6mm 이상인 병변에서 민감도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메타 분석 연구에서 보고된 캡슐내시경의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복통 등이 가벼운 이상반응이 언급됐으며, 발생률은 4.1%이었다(95% CI, 2.6~5.6%).

또한 캡슐내시경이 잔류하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 대개 캡슐 섭취 후 15일 이내에 캡슐이 배설하지 못하는 환자를 캡슐 잔류 부작용으로 분류하는데, 소장 협착이 있는 IBD 환자일 경우 캡슐이 장에 잔류할 위험이 있다. 그 밖에도 캡슐내시경의 긴 판독 시간도 해결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기술 발전으로 한계 극복해 나가…활용 범위 확대될 것

캡슐내시경은 기존 내시경 검사의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최근에는 원격 자기 제어 시스템으로 캡슐내시경의 이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악성 종양 진단을 돕기 위해 스펙트럼 이미징 컬러 향상 시스템을 사용하거나, 자성 캡슐내시경 검사와 자가접기 마이크로그리퍼(self-folding microgripper)를 사용해 표적 생검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 교수는 “캡슐내시경 검사는 식도 질환 환자에게 실현 가능하고 안전한 진단 옵션으로 입증됐으며, 바렛식도와 식도정맥류에 대한 선별검사에서 유망한 결과가 보고됐다”면서 “식도 질환의 표준 진단 방법으로 캡슐내시경 검사로 EGD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지만 최근 개발 된 PillCam ESO3는 EGD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캡슐내시경 검사는 식도의 생리 및 해부학적 특성을 극복하기 위한 진단 능력이 더 있어야 한다. 기술 발전을 통해 캡슐내시경의 이동 제어 및 조직 샘플링이 가능해지고, 식도 질환 진단에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노 교수는 “인공지능 기계학습에 기반한 기술 발전으로 병변 탐지 및 판독 시간을 현저히 단축할 수 있다”면서 “캡슐내시경은 대장 질환 진단을 위한 유망한 검사 방법으로 떠올랐다. 캡슐내시경의 가장 큰 장점은 진정제가 필요없는 비침습적이며 고통없는 내시경 검사라는 것이다. 따라서 캡슐내시경은 외래 환자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어 환자의 순응도가 향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캡슐내시경의 유용성을 확인하고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급속한 기술 발전을 고려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대장암 검사나 IBD 진단으로 캡슐내시경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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