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료기관, 제네릭 의약품 불신 깊어 오리지널 매출 급증

 

소강상태를 보이던 발사르탄 제제 항고혈압약 사태가 지난 6일 대봉엘에스 발사르탄 59개품목의 추가 판매금지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번 화하이사 사태로 의약품을 재처방받았으나 대봉엘에스 사태가 재발하면서 또다시 약을 바꿔야하는 환자들이 1만 5000여명이나 돼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번 판매금지된 품목에는 노바스크브이, 발사포스, 엑스콤비 등 100억원에 가까운 처방액을 기록중인 제품들이 포함돼 지난번 보다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개원가는 물론 '우리병원은 문제가 된 발암가능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대형병원들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입찰 경쟁을 통해 병원에 공급된 제네릭 의약품 중 판매금지 당한 품목이 있어 납품 품목을 변경해야 하는 병원도 있으며, 문제가 없더라도 안심할 수 없어 처방변경에 나서는 곳도 보인다. 

서울 소재 대형병원 내과 교수는 "병원 처방내역을 확인해 보니 문제가 된 약이 소수지만 처방된 적이 있었다"며 "전체적으로 예전보다 피해가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처음 재처방은 넘어갈 수 있어도 또다시 약을 바꿔야하는 상황은 환자들을 어떻게 납득시켜야 하냐"며 "추가 조사를 통해 제2의 대봉엘에스 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어 처방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화하이사에 이어 대봉엘에스사 발사르탄까지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제네릭에 대한 불신은 더해지는 반면 오리지널 약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한 다국적사는 하화이사 사태 때 고혈압 치료제가 매출 목표 150% 이상의 실적을 올렸으며, 또다른 다국적사의 고혈압약은 지난 6일 이미 기존 한달치 물량이 시장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사 관계자는 "지난번 화하이사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주문이 폭주했다. 처방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일단 도매와 약국에서 오리지널 확보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번에는 더 주문이 밀려들어온다.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오리지널 혈압약을 가진 다국적사에게 병원 납품 계약을 요청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납품 도매업체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된 약의 납품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 벌어진 사태도 아니고, 사르탄 계열 추가 조사도 예정돼 있어 오리지널을 납품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그러나 기존 제네릭 가격으로 오리지널을 공급하면 손해가 발생해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개원가에서는 처방변경을 위한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또 한번 시작됐다. 특히 피마사르탄, 텔미사르탄, 올메사르탄 등 타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를 가진 회사들에게는 기회일 수 밖에 없다. 

국내 모 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제네릭에 대한 불신이 깊어 믿고 처방해도 되냐는 항의를 듣는다"면서 "ARB 제제 처방을 유도할때 원료회사와 제조사도 같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휴가도 반납하고 발사르탄 처방 거래처에 나왔다"며 "발사르탄 제제 보다는 다른 ARB계열 복합제로 처방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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