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개선 재추진? 밥상 걷어차놓고 무슨"
"의료전달체계 개선 재추진? 밥상 걷어차놓고 무슨"
  • 양영구 기자
  • 승인 2018.07.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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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전달체계 개선 TF 구성 "이견 줄이기 위한 내부 논의체"
개선협의체 합의안 도출 실패 이후 차가운 시선 여전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다시 추진한다. 올해 1월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에서 권고안 채택이 무산된지 6개월 만이다. 

의협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의욕적이지만, 아직까지 냉소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과거 의료계 내부적으로 의견조율에 실패해 권고안 채택이 무산됐는데 이번에라고 가능하겠냐는 분위기다. 

특히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맞물리며 흐름을 탔던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가 의료계 내부의 이견 때문에 어그러졌던 당시를 회상하며 "밥상을 걷어차 놓고 이제와 무슨 의료전달체계 개선인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협, 의료전달체계 개선 TF 구성 추진..."내부 의견 수렴 단계"

의협은 지난 18일 상임이사회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 TF' 구성 안건을 의결하고, TF에 참여할 위원 모집에 나섰다. 

TF는 총 15명 내외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충청북도의사회 안치석 회장이 맡는다. 

의협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TF는 의료계 내부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논의체라고 설명했다.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과거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는 보건복지부, 시민사회단체 모두가 참여한 만큼 이견이 많아 권고안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TF는 의료계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아보고 서로 간 이견을 줄일 수 있는 방안, 합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TF가 향후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처럼 큰 논의구조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 대변인은 "TF는 의료계 내부 의견을 논의하는 단계다.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처럼 큰 논의구조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논의치 않았다"며 "향후 내부 의견을 수렴한 후 방향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밥상 걷어차 놓고 이제와 공적 남기기?"

의협이 의료전달체계 개선 재추진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염세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국회 여당 측 한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의 권고문 채택 당시 극렬하게 반대해왔던 사람들이 이제와 다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이야기한다"며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이라는 밥상을 걷어찬 게 누구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당시 내과와 외과 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것도 권고문 채택을 불발시킨 큰 원인 중 하나였다"며 "TF를 통해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의료계가 혼자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정부, 시민사회단체 등 각 이해관계자와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TF를 통해 내부적으로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병원협회와 가입자단체와의 협상이 가능할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서도 같은 말이 나온다. 

과거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이 불발된 만큼 이번에 TF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재차 나선다해도 시민사회계나 정부가 쉽게 참여해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의협 전직 임원은 "의협이 내부 합의를 통해 방향성을 갖고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시민사회계와 정부가 함께하겠다고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의문부호를 던졌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재추진이 '공적 쌓기'의 일환이라는 말도 나온다. 

최대집 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공적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과거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은 '졸속'이라며 반대했던 주축 인물들이 현 집행부에 대거 포진한 이후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올해 1월 '졸속 엉터리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반대하는 제 의사 단체, 회원 일동'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사 앞에서 "졸속 엉터리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을 전면 폐기하라"며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시위에는 전국의사총연합 최대집 상임 대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이동욱 사무총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김승진 회장, 대한일반과의사회 좌훈정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 중 다수는 현 의협 집행부 또는 의협 산하 단체 회장을 맡고 있다. 

또 다른 전직 임원은 "만일 정부와 다른 이해단체가 의협의 안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과거 집행부가 도출했던 권고문보다 후퇴해서는 안 된다"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회원의 안위와 직결된 문제다. 공적 쌓기용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임원은 "과거 집행부의 권고문보다 더 좋은 합의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졸속'에 불과할 것"이라며 "특히 과거 정부가 보장성 강화 정책을 위해 적극 도와주던 상황과 현재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의료전달체계는 무리"...TF 구성 찬성 목소리도 

한편에서는 현 의료전달체계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에 무리를 주는 만큼 다시 논의를 시작해서라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의협은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선 TF 구성을 놓고 의료계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이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현 의료전달체계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을 유지하는 데 무리한 면이 많아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올바른 방법으로 개선하기 위한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의협 주도의 논의를 위해 TF를 구성하는 건 환영할 일"이라며 "TF를 통해 대형병원 쏠림현상, 의원급 몰락의 원인을 중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과거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는 의원급에서 병실을 없애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며 "이번에는 적당히 정부와 타협할 게 아니라 의협의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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