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아스피린, 70kg 미만에서만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나타나

체중에 따라 환자별 특성에 맞게 아스피린 '맞춤형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아스피린에 대한 무작위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70kg 미만인 환자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다면 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었지만 70kg 이상인 이들에게는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70kg 이상인 환자는 고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The Lancet 7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는 모든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일률적인 용량(One dose fits all)으로 투약하면 장기적으로 심혈관사건 예방 혜택이 크지 않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일률적인 용량으로 복용하면 체형이 큰 환자는 적정량보다 적게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체격이 작은 환자는 과도하게 투약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심혈관사건 예방 외의 다른 예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Peter M Rothwell 교수팀은 환자 체형에 따라 아스피린 맞춤 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고자 아스피린 관련 10가지 무작위 연구에 참여한 총 11만 7279명의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연구 참가자들의 체중 또는 키에 따라 아스피린 저용량인 100mg 이하 또는 고용량인 300~325mg, 500mg 이상 복용했을 때 심혈관사건 1차 예방효과를 평가했다. 이어 나이, 성별, 혈관 위험요인 등에 따라 계층화해 아스피린의 뇌졸중 2차 예방 효과를 분석했다. 

최종 결과, 저용량 아스피린의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는 체중이 증가할수록 감소했다(P interaction=0.0072).

구체적으로 50~69kg인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25% 감소했다(HR 0.75; 95% CI 0.65~0.85).

그러나 70kg 이상이라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더라도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HR 0.95; 95% CI 0.86~1.04), 심혈관사건에 의한 사망 위험이 1.33배 상승했다(OR 1.33; 95% CI 1.08~1.64; P=0.0082). 다만 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높지 않았다(HR 1.09; 95% CI 0.93~1.29).

고용량 아스피린은 체중이 증가할수록 더 큰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P interaction=0.017). 이 같은 결과는 성별, 당뇨병 동반 여부 등과 관계없이 비슷했으며, 키가 클수록 저용량 아스피린보단 고용량의 심혈관사건 1차 예방 효과가 크게 상승했다(P interaction=0.0025).

다만 체중이 50kg 미만이라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더라도 예후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kg 미만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더라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1.52배 높았던 것(HR 1.52; P=0.031). 아울러 체중이 적을수록 아스피린 복용 용량이 증가하면 급사 위험이 상승했다(P interaction=0.0018).

이어 연구팀은 아스피린이 20년 내 대장암 등의 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이 체중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평가했고, 최종적으로 앞선 결과와 유사하게 체중 의존적인 경향을 확인했다(P interaction=0.038).

70세 이상 고령은 아스피린 복용 시 암 발병 위험이 1.2배 높았고(HR 1.20; P=0.02), 70kg 미만이라면 1.31배(HR 1.31; P=0.009), 여성이라면 1.44배 위험했다(HR 1.44; P=0.0069).

Rothwell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사건 예방을 위해 복용해야 하는 아스피린 용량은 체중 의존적으로 달랐으며, 돌연사 및 암 발병 위험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며 "아스피린 복용 용량에 따른 예후를 고려해 일률적인 아스피린 치료를 적용하기보단 체중에 따라 환자별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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