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등성 넘어 우월성 입증 현실은 비용 문제

 

전립선암 조직 검사를 위한 방법이 기존 초음파 가이드 생검(TRUS)에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표적 생검으로 무게중심이 서서히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로서 부정확성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초음파 생검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럽비뇨기과학회는 19일 MRI 표적 생검의 유용성에 무게를 실는 PRECISION 연구를 전격 발표했다. 이 연구는 전립선암 생검을 하는데 있어서 보다 선명한 영상학적 가이드를 이용하는 것이 유용할 것인지 아닌지를 평가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로 시작 전 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연구가 시행된 배경에는 전립선 조직의 크기와 위치상 MRI 영상을 이용한 생검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가설이 속속 증명되면서 부터다. 남성의 주요 비뇨기 장기인 전립선은 밤톨만한 크기인데다 위치도 신장과 가깝게 붙여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따라서 MRI를 이용하면 보다 쉽고 정확하게 생검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러나 현재 전립선암 진단을 위한 표준(스탠더드) 생검은 초음파를 활용하는 것이다. 환자가 내원하면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통해 암 가능성을 확인한 후 초음파 전립선 조직검사를 시행하는데 보통 10~12군데를 임의로 나눠 다회 방식으로 검사하게 된다. 

이 때 암의 크기가 매우 작고 암조직이 임의로 나눈 구역 외에 위치하게 되면 애써 떼어낸 암조직도 정상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런 문제는 초음파 가이드 생검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PRECISION(ClinicalTrials.gov number, NCT02380027) 연구는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MRI 목표 생검 또는 초음파 가이드 생검을 비교한 비열등 연구이다.

MRI군의 경우 영상소견상 암진단이 명확한 경우 표적 생검을 진행했고, 그렇지 않으면 생검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표준 생검은 10~12곳의 조직을 떼어 검사하는 초음파 유도 생검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1차 종료점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암진단(Clinically significant cancer) 남성 비율이었고, 2차 종료점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그다지 크지 않은 암진단(Clinically insignificant cancer)을 받은 남성의 비율로 평가했다.

38% vs, 26% 비열등성 넘어 우월성 만족

최종 분석 결과, MRI 표적 생검군과 표준 생검군에서 의미있는 암 진단을 받은 남성의 비율은 각각 38%와 26%로, 비열등성을 뛰어넘어 우월성도 충족한 것으로 나왔다(보정 차이, 12%p 95% CI, 4 to 20; P = 0.005).

이러한 결과는 보정 ITT 분석과 PP 분석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반대로 낮게 나올 수록 좋은 임상적으로 큰 의미없는 암 진단 남성 비율도 각각 9%와 22%로 MRI군에서 월등히 낮았다(보정 차이 13%p; 95% CI, -19 to -7; P<0.001).

참고로 이번 연구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암은 단일 생검에서 나타난 글리슨 점수(Gleason score) 3점+4점(합이 7점, 1차 등급+2차 등급) 또는 그 이상으로, 반대로 그다지 의미가 크지 않은 암은 글리슨 점수 3점+3점(합이 6점)으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MRI 표적 생검군 배정된 환자 중 실제 생검을 하지 않은 비율이 28%로 나와 MRI 자체 검사만으로 암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런던의대(University College London) Veeru Kasivisvanathan 교수는 19일자 NEJM 논문에서 "생검에 앞서 MRI로 위험을 평가하고 이후 MRI 표적 생검을 실시하는 것은 표준인 초음파 유도 생검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보여줬다"고 결론내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유럽비뇨기과학회(EAU 2017)에서도 인구기반 선별 검사 환경에서 MRI생검의 유용성을 입증한 연구가 발표됐었다.

해당 연구는 330여명을 TRUS군과 MRI군의 비교를 통해 최종 암검진율을 평가한 것인데, 그 결과 두 군 모두 암 검출률이 유사했다. 특히 MRI 표적 생검을 시행한 남성의 70%는 MRI 검사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비공격성 암으로 과잉진단된 남성의 비율도 TUUS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

당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메디칼 센터 Arnout Alberts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TRUS 생검 대신 MRI를 이용한 전립선암 선별 검사가 위험대비 이득이 현저히 높았다"며 "MRI가 전립선암 위험이 있는 남성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 비용대비효과 연구 없어

MRI를 이용한 생검술이 입증이 되고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MRI 검사를 이용한 표적 생검법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초음파 생검보다 비싼 의료비 증가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가치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도 MRI 생검은 현재 급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40~50여만원인 촬영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다. 많은 연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해야 하는 연구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민승기 보험이사(경찰병원 비뇨기과)는 "MRI 생검은 범용적인 진단보다는 임상적으로 암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서 1차적으로 초음파 생검했지만 명확하지 않게 나오지 않았을 때 2차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게다가 민감도는 높일 수 있지만 과잉진단도 올라갈 수 있다는 는 점, 고가의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에서 나온 연구보다는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를 통해 보다 명확한 근거를 확보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민 보험이사는 "몇몇 연구가 나오긴했지만 좀 더 명확하고, 우수성을 입증한 연구와 더불어 비용대비효과성을 입증한 연구가 나와야 국내에서도 급여적용을 검토해 줄 것"이라면서 "이런 근거하에 보험이 된다면 2차 검사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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