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필수 ... 자연스러운 호르몬 감소는 치료 필요 없어

 

미국내분비학회(ENDO)가 단순히 노화로 생긴 호르몬 저하증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을 정기적으로 처방하지 말 것을 강조하는 새 권고문을 발표했다. 또한 암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라고 강조해 신중한 치료를 당부했다.

미국내분비학회가 이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치료 가이드라인을 8년 만에 업데이트하고, 17일 미국내분비학회(ENDO 2018)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남성호르몬 대체요법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던 학회는 지난 8년간 발표된 연구를 종합 반영해 새롭고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규모 무작위 연구를 포함해 최신 테스토스테론 측정법, 모니터링 방법 등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기존의 호르몬 진단과 치료 그리고 모니터링 기준이 모호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진단 : 정기적인 선별검사 위험대비 혜택 없어

우선 진단에서는 테스토스테론 결핍 증상이 명확하고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serum total testosterone)가 낮거나 유리 테스토스테론 농도(free testosterone concentrations)가 낮으면 성선기능저하증(hypogonadism)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다만 모든 남성에서 성선기능저하증을 발견하기 위한 정기적인 선별검사(스크리닝)은 권고하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호르몬 수치 테스트 시 주의점도 명시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음식과 혈당에 따라 매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아침 전 적어도 두번 할 것을 기술적인 팁으로 제시했고, 검사기구 또한 공인받은 제품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만약 환자의 성호르몬 결합 글로블린(SHBG) 수치가 바뀌거나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아래에 가깝다면, 의사는 정확한 유리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평형투석검사를 이용하거나, 총 테스토스테론, SHBG, 알부빈 농도를 종합해 정확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직접 아날로그 기반 유리 테스토스테론 면역측정법은 정확하지 않으므로 사용하지 말 것도 당부했다.

추가적으로 성선기능저하증이 확인된 남성에서 1차(고환) 또는 2차(뇌하수체 시상하부) 성선기능저하증을 구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혈청 항체 형성 호르몬(serum luteinizing hormone)과 난포자극호르몬 농도(folliclestimulating hormone)를 측정을 권고했고, 이에 따라 원인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밖에 회복 중인 환자이거나, 단기간 약물복용을 하는 환자는 테스토스테론 결핍 테스트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치료 : 기본적으로 가능하지만 기저 질환있으면 불가

성선기능저하증을 위한 기본적 치료로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요법을 권고했다. 이를 통해 성기능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한편 테스토스테론 결핍 증상을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선호도, 약역동학 고려, 치료 부담과 비용 등을 고려해 다양한 약물 선택할 수 있도록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제시된 약물은 총 8종으로, 정맥주사, 피하주사, 겔, 패취, 타블릿 등 다양하다.

일부 사용되는 구연산클로미펜(Clomiphene citrate)에 대해서는 저성선자극호르몬성 성선기능저하증(hypogonadotropic hypogonadism)으로 사용되지만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권고하지 않았다.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하지 말아야 할 대상도 명확히 했다.

남성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환자, 만져지는 전립선 결절/결찰이 있는 경우, 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4 ng/mL 초과 환자, 전립선암 위험 동반자로 전립선특이항원이 3ng/mL 초과 환자, 헤마토크리트(elevated hematocrit)가 상승된 환자, 치료받지 않은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 심한 하부요로 증상 환자, 조절되지 않는 심부전 환자, 최근 6개월내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생 환자, 혈전성향증 동반자 등은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중 전립선 결절이나 결찰이 있는 남성은 비뇨기과적 평가를 해야 하며, 아울러 적혈구과다증 위험 이슈가 없더라도 기저 헤마토크리트 수치가 정상보다 높으면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성기능이 저하된 55~69세 남성으로서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고려하고 있으며, 기대여명이 10년 이상인 남성은 사전에 전립선 암 발생 위험에 대한 혜택과 위험을 서로 논의하고 전립선암 모니터링의 결정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며 상호협의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환자가 모니터링 선택을 동의한 경우 치료 시작 전에 전립선 암 검사를 하고 시작 후 3~12개월 후에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양한 동반질환 환자들에 대한 치료법도 제시했다.

우선 자연적으로 노화로 인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진 65세 이상 고령 남성에게는 테스토스테론 요법을 정기적으로 처방을 권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테스토스테론 결핍 증상이나 공복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낮아 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 다양한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리고 난 후 개별화된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서 저체중인 HIV 감염 환자는 단기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하면서 체중을 정상으로 지할 것을 강조했고, 제 2형 당뇨병이 있는 남성의 경우 혈당 조절 개선 수단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쓰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시작한 후 환자가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이상반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방문할 때마다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테스토스테론과 헤마토크리트 검사를 포함했다.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후 첫 1년 째 전립선특이항원 농도가 치료 전 대비 1.43ng/mL 초과했거나, 특이항원수치가 4.03ng/mL 초과, 또는 디지털직장검사 이상 징후가 판단되면 비뇨기과 전문의 상담을 하도록 했다. 또한 1년 후 환자의 인종과 연령에 따라 전립선암 선별검사를 할 것을 주문했다.

가이드라인 위원회 의장이자 브링검 여성 병원 Shalender Bhasin 교수는 "많은 남성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도 적절한 진단과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안전하게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은 같은날 JAMA와 미국내분비학회 공식 저널인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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