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기침에 항히스티민·PPI 효과 없다"
"만성 기침에 항히스티민·PPI 효과 없다"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8.01.03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림의대 장승훈 교수 오해와 진실 내과학회지에 보고

만성 기침을 유발하는 3대 원인 질환은 잘못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림의대 장승훈 교수(한림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2017년도 12월판 내과학회지에 '만성 기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리뷰 글을 통해 지난 30년 이상 만성 기침 이론을 지배해 온 3대 원인 질환과 근거를 전했다.

언급한 3대 원인 질환은 '상기도 기침증후군', '호산구성 기관지염이나 천식 등의 호산구성기도 질환', '위식도역류병'이다. 이 3가지 병이 만성 기침을 유발한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장 교수의 주장이다.

우선 상기도기침증후군의 기침 유발 기전은 많은 보고서에 나온대로 비염-부비동염 때문에 생긴 분비물이 인후부로 흘러가면서 이 부근에 존재하는 기침 수용체를 자극하고, 일부 분비물은 기관-기관지로 흡인되어 기관지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1차 치료 약물도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항히스타민제가 비염-부비동염을 호전시키고 후비루가 줄어서 기침이 감소할 것이라고 보는 것인데, 이 과정에는 비약과 근거 없는 오류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첫째로 비염-부비동염을 가진 환자의 절대 다수는 만성 기침을 호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염-부비동염 환자의 약 20% 내외에서만 만성 기침을 호소하며, 80% 정도의 환자는 기침 증상이 없다. 또 후비루가 기침의 주요원인이라면 절대 다수인 80%의 환자가 기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둘째 후비루가 기관-기관지로 흘러 들어간다는 증거도 없다고 피력했다. 만약 후비루가 있다면 이는 식도, 위장으로 흐르며, 기관-기관지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다는 실험적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외에 항히스타민제가 비염-부비동염을 호전시키고 그에 따라 이차적으로 기침이 좋아진다는 논리는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항히스타민제는 그 자체가 항염증 작용을 가지며, 주요 기침 수용체로 알려진 TRPV-1의 활성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 또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기침을 억제하는 작용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역사적으로 항히스타민제의 만성 기침에 대한 대조군 연구가 한 번도 없었고, 다만 전통적으로 그렇게 치료해 왔기 때문에 전문가 의견으로 제시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위식도역류질환에 의한 만성 기침도 아직은 근거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위식도 역류질환에 의한 기침 유발 기전은 식도로 역류된 위산이 식도 하부에 존재하는 기침 수용체를 자극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식도 상부와 후두 부위까지 위산이 역류하고 이 중 일부가 미세 흡인을 일으켜 기도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교수는 "상기도기침증후군처럼 위산 역류가 있는 대다수의 많은 환자들이 만성 기침을 호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제제를 쓰는 것도 근거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PPI와 같은 강력한 위산 억제제를 사용해 대조군 대비 기침이 호전되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드물며, 메타분석한 연구에서도 '근거 없음'으로 결론짓고 있다"면서 "위산 역류의 기침 유발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비등하자 위산 외에 역류성 물질 그 자체(non-acid refluxate)에 의하여 기침이 유발될 수 있다는 증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나 이런 환자들이 매우 적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호산구성 질환은 연관성이 있으며 이를 위한 흡입형 스테로이드 치료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주요 지침서에서는 객담 호산구 분율, 호기 일산화질소 분율, 기관지 유발 검사를 시행해 결과가 음성인 비호산구성 만성 기침에는 흡입 스테로이드에 효과가 없으니 처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효과가 없음을 입증한 근거는 Pizzichini 교수가 저술한 논문 한 편이 유일한데 치료군과 위약 대조군의 환자 수가 불과 21명, 23명으로 규모가 매우 작고, 전향적 임상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각 군의 17%, 14%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이전에 흡입 스테로이드사용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2주 치료 후 감기 점수(cough VAS)가 기저치 대비 50%이하로 줄어드는 비율이 치료군 19%, 위약군에서는 0% 빈도로 나왔지만 이를 논문에 명시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천식이 아닌 만성 기침 환자에서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 후 기침이 의미 있게 감소한다는 논문들이 존재한다. 스테로이드의 효과가 천식이 아닌 만성 기침에서 천식 환자보다 적은 것은 맞지만 스테로이드에 내성을 보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고, 흡입 스테로이드 치료로 호전되는 환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 가장 적합한 표현"이라고 제시했다.

기침 설명할 수 없는 원인 많아

장 교수는 "만성 기침의 원인을 기침 유발 부위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분류하면 많은 오류가 발생한다. 아직 현대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원인 미상인 만성 기침 환자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원인은 모르지만 많은 환자들의 기도에 비특이적 염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침이 습관성이든 염증을 조장하든 간에 기침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한 기침 억제를 시도해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과거에 교과서에 기술되어 있던 '흡입 스테로이드 반응자=천식', '항히스타민제 반응자= 후비루증후군', '위산 억제제 반응자=위식도역류병에 의한 기침'이라는 치료적 진단 개념은 틀린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