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60세 이상에서 사망하기 14~18년 전부터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감소 경향"

고령은 10년 이상에 걸쳐 혈압이 오랫동안 감소하면서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JAMA Internal Medicine 12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고령은 사망하기 전 14~18년에 걸쳐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엑시터의대 Joao Delgado 교수는 "혈압은 소아·청소년기에서 중년기에 이르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령 혈압 변화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했다"며 "일부 연구에서는 고령 혈압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이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명확하지 않은 고령 혈압 변화를 분석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영국 내 1차 의료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년간 혈압을 측정했고 2000~2014년에 사망한 60세 이상의 4만 6000여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약 절반이 여성이었고 평균 사망 나이는 82.4세였다.

최종 결과 고혈압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은 사망하기 14~18년 전에 가장 높았고 이후에는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군 중 64%의 수축기혈압이 10mmHg 이상 감소했다. 혈압은 사망하기 전 3~10년간 조금씩 감소하다가 사망 2년 전에 가파르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에 따라서는 60~89세에서 최대 수축기혈압이 평균 8.5mmHg 떨어졌고(95% CI -9.4~-7.7), 90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무려 평균 22mmHg(95% CI -22.6~-21.4) 감소했다.

특히 고혈압, 치매, 심부전 등을 앓고 있는 고령은 사망하기 3~10년 전에 급격하게 혈압이 변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사망하기 전 3~10년간 연간 평균 수축기혈압은 고혈압 환자에서 1.58mmHg(95% CI -1.56~-1.60), 치매 환자에서 1.81mmHg(95% CI -1.77~-1.87), 심부전 환자에서 1.66mmHg(95% CI -1.62~-1.69) 떨어졌다. 

10년 이전의 연간 평균 수축기혈압은 고혈압 환자에서 0.7mmHg(95% CI -0.65~-0.76), 치매 환자에서 1.41mmHg(95% CI -1.38~-1.43), 심부전 환자에서 1.37mmHg(95% CI -1.34~-1.39) 감소해, 사망하기 10년 전부터 혈압이 가파르게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Delgado 교수는 "60세 이상의 고령은 사망 전 10년 이상 동안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이, 고혈압 동반 여부 또는 치료 등과 관계없이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생애 말기 고령 환자의 치료 및 모니터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향후 생애 말기인 고령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친 혈압 감소 변화에 대한 메커니즘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연구에 포함된 데이터가 편향됐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텍사스의대 James S. Goodwin 교수는 논평을 통해 "고령은 사망하기 10년 전부터 기능이 저하된다. 이로 인해 이번 역학연구에서 혈압 감소와 사망이 관련된, 역인과관계가 나타났을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혈압이 높으면 고령 환자에게 생존 혜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연구에 포함된 혈압이 낮은 고령은 더이상 혈압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낮았을 수도 있어, 편향된 데이터를 분석했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