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T 고령 환자군 분석 결과, 표준 혈압조절군과 보행속도 감소 차이 없어

고령 환자의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췄을 때 신체기능이 악화될지에 대한 우려가 덜어질 전망이다.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고령과 140mmHg 미만으로 낮춘 고령 간 보행속도는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JAMA Internal Medicine 2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은 SPRINT 연구에 참가한 75세 이상 고령으로, 강력한 혈압조절 시 심혈관에 혜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기능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입증됐다.

SPRINT 연구는 '고령 환자의 혈압을 낮추면 낮출수록 좋다'라며 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길 제언했다. 하지만 많은 관찰연구에서 혈압을 낮출수록 보행기능이 악화되기 때문에 강력한 혈압조절이 위험하다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모든 결과가 일관되게 나온 건 아니었다. 이에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 의대 Nicholas Pajewski 교수팀은 SPRINT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압 조절에 따른 보행기능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혈압과 보행기능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첫 무작위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연구에는 SPRINT 연구에 참여했던 75세 이상 고혈압 환자 2629명이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79.9세였고 남성이 62.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제2형 당뇨병 또는 뇌졸중 과거력은 없었다. 

이들은 수축기 혈압 목표치에 따라 강력한 혈압조절군(120mmHg 미만)과 표준 혈압조절군(140mmHg 미만)에 1:1로 무작위 분류됐다.

환자들의 보행속도는 4m 보행검사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Veterans RAND 12-Item Health Survey (VR-12)'와 '건강 관련 삶의 질 지수(EQ-5D)' 질문을 이용해 본인의 신체기능에 대한 정보를 자가보고 하도록 했다.

보행속도가 0.6m/s 미만 또는 자가보고한 VR-12 및 EQ-5D 답변에서 보행이 힘들거나 계단 오르기가 어려운 경우를 '운동성 저하(mobility limitation)'로 설정했다. 기저시점에서 운동성이 저하된 고령은 17.6%였다.

연구팀은 2010년 1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평균 3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강력한 혈압조절군과 표준 혈압조절군의 평균 보행속도 감소 차이는 단 0.004m/s였다. 이는 1년 동안의 차이였고,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95% CI -0.005~0.005; P=0.88).

이와 함께 나이, 성별, 인종, 기저시점 수축기 혈압, 만성콩팥병 또는 심혈관질환 과거력에 따른 하위군 분석에서도 두 조절군 간 보행속도의 변화 차이는 없었다.

단 VR-12 분석결과에서는 점수가 40점 이상으로 삶의 질이 높은 고령 중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췄을 때 보행속도의 감소가 더디게 진행됐다.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았고, 통계적인 유의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아울러 추가분석에서 강력한 혈압조절이 운동성을 낮추거나(HR 1.06, 95% CI 0.91~1.22) 개선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HR 0.92, 95% CI 0.77~1.10).

Pajewski 교수는 논문을 통해 "75세 이상 고령은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해도 140mmHg 조절군과 비교해 보행속도가 달라지지 않았고 운동성에도 변화가 없었다"면서 "혈압을 강력하게 조절하면 신체기능이 변하지 않을뿐더러 심혈관질환에도 유의미한 혜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미국 켄터키대학 Donna K Arnett 교수는 한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에서 "연구는 고령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춰도 운동, 낙상 등의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 그동안 있었던 강력한 혈압조절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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