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창원 연합내과 문경현 원장

 

전문의들이 만성 간질환 환자들에게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건강수칙 한 가지가 있다. 금주·절주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술이 간을 급격히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사회문화적 분위기상 술이라는 큰 유혹을 뿌리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창원 연합내과 문경현 원장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환자들에게 무조건 금주를 권고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환자와 라포를 형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알려진 안전한 음주량은 남성은 알코올 40g 이하(포도주 2잔), 여성은 하루 20g 이하이다. 만약 간이 하루에 해독할 수 있는 이들 수치를 약간 밑도는 수준으로 마시면 과음에 해당한다.

하지만 술을 마신다고 모든 사람이 간 손상을 입는 것은 아니다. 술을 오랫동안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간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한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절주습관 설명해야 환자 실천율 상승해"

▲ 창원 연합내과 문경현 원장

문 원장은 "간 질환 환자들에게 치료 기간 동안 절대 금주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술을 마시는 방법보다, 총 섭취량과 얼마나 오랜 시간 자주 마셨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환자들에게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가능한 시간을 지정해 술을 마시고 △과음을 피하고자 술자리는 2시간 이상 넘기지 않도록 하며 △음주 후 그 다음 날은 충분한 휴식시간을 마련하도록 조언한다고 했다.

문 원장은 "B형 간염 등과 같은 바이러스 간염을 비롯한 영양 상태가 나쁜 환자는 소량의 알코올 섭취만으로도 심각한 간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며, 과음을 절대 삼갈 것을 강조 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환자 대부분이 잘 따라 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비전문의 간 질환 볼 수 있어……단 준비 철저히 해야

그렇다면 간염 환자 수가 3년간 급속히 증가하면서 '간염 주의보'가 일고 있는 요즘. 꼭 소화기내과 전문의 개원의만 간질환 처치가 가능할까?

과거 비전문의를 경원시했던 문 원장도 이제 생각이 크게 바뀌어 "비전문의 개원의도 간 질환 환자 진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소화기내과 전문의 자격증이 있다고 현재 상태를 이야기해 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수 십년 전 공부했다는 일종의 증명서일 뿐 지금 나를 대변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이 말은 즉슨 소화기내과 전문의든 비전문의든 간 질환 관련 충분한 공부를 통해 철저한 준비만 된다면, 환자를 처치하는 데 있어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늦은 아침 식사와 이른 점심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먹는 것도 같고 먹는 시간도 같은데 단지, 불리는 방식이 다를 뿐 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문 원장은 비전문의 개원들에게 한가지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만성 간 질환 환자는 철저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만큼 주치의 역할과 책임감이 그만큼 막중하다"면서 "간 질환 환자 치료가 아닌 단지 경제적 이익 추구를 위한 것이라면 간 질환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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