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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예산 없어도 걱정…있어도 한숨뿐”규제 한파 속 돌아온 영업·마케팅 플래닝 시즌...눈치보기만
이현주 기자  |  hj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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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10.30  07: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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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의 2018년도 영업·마케팅 플래닝 시즌이 돌아왔다. 
목표달성을 위한 빈틈없는 전략을 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경 써야 할 각종 규제가 늘어난 탓이다. 예산 책정부터 우왕좌왕하는 제약사들 모습을 들여다봤다.

작년부터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영업마케팅은 이미 한 차례 위축됐다.

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이후 국공립병원 교수들과의 만남이 예전보다 자유롭지 못하다.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부정청탁이 아님에도 혹여 색안경을 끼거나 자칫 의심 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돼 분위기 자체가 얼어붙었다는 전언이다. 

내년 영업·마케팅 플래닝, 각종 규제 탓에 눈치보기만...  

1년이 흐른 지금 변화에 적응하는 찰나, 또다시 각종 규제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승인된 4차 공정경쟁규약은 법적 강제성을 띠지 않지만, 제약업계 스스로 규약을 정함으로써 의약품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기업을 보호하는 테두리를 마련하게 됐다.

국내사 한 마케팅팀 관계자는 "강제성은 없지만 제약사들과 유관 단체들의 검토 끝에 개정된 내용인 만큼 공정경쟁규약 안에서 마케팅이 이뤄진다면 불법행위는 아닌 것으로 본다"며 "신설된 내용과 달라진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한국판 선샤인액트(Sunshine-Act)인 '경제적 이익 제공에 따른 지출보고서 작성'도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2개월여 남은 기간 동안 영업사원들의 설명이 한창인데, 현장에서는 심리적 거부감으로 영업사원과의 만남을 기피하는 의사들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제약사는 담당 거래병원 의사 1명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을 기록하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10여 곳이 넘는 제약사들의 지출보고서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다국적사 한 영업사원은 "약사법상 허용하는 견본품 제공과 제품설명회조차 '차라리 안 받겠다', '참석하지 않겠다'라는 반응을 보인다"며 "김영란법 이후 영업사원들을 만나지 않는 의사들이 불편함을 못 느낀다. 이 같은 의사들이 많아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일산의 한 내과 개원의는 "지출보고서 내역은 본인만 확인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기록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품설명회 참석 기록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영업사원을 만나지 않거나 그런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마케팅 툴이라 하더라도 고객과의 유대관계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이 같은 현장 분위기는 결국 마케팅 계획 수립에 차질을 불러오고 있다.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마케팅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 현장 분위기가 위축되다 보니 손쓸 방법이 없다"며 "타사 직원들을 만나면 내년 마케팅 계획에 대해 많이 물어보지만 모두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목표는 올해보다 올라갈 것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지만 예산이 있어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한숨만 나온다"며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사 마케팅팀 팀장은 "거래 병원의 교수가 용건이 있으면 올해 안에 다 얘기하자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속으로는 웃지 못했다"며 "어떤 변화가 있을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제약사가 가장 신경써야 할 규제는?

내년 영업·마케팅 계획을 수립하는 데 가장 신경써야 할 요소는 무엇일가?

제약사들은 기존 의료법·약사법과 김영란법은 물론 이달부터 적용된 공정경쟁규약과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지출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까지 챙겨봐야 한다.

먼저 공정경쟁규약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은 자문료 및 강연료다. 보건의료전문가의 강연료 및 자문료는 1인당 연간 상한액 300만원으로 정해졌다. 

강연 1시간당 50만원, 1일 100만원 및 연간 300만원으로 다만, 신제품 또는 새 적응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거나 전문성을 갖춘 보건의료전문가의 수가 희소한 경우 연간 500만원까지 인정된다. 
자문료 역시 1인당 1일 100만원 범위 내에서 자문 1회당 50만원 이내 금액으로 하고 연간 총액은 300만원으로 하되, 상한금액 이상의 서비스 또는 용역이 제공된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경우에는 상한액을 적용하지 않는다. 

학술대회 참가지원 조항도 살펴봐야 한다. 국내외 학회 지원 대상자는 발표자의 경우 주 저자 및 그외 공동저자 1인만 지원 가능하며 e-포스터 발표자의 경우 1인만 지원할 수 있다. 
또한 교통비, 숙박비 등의 지원기준도 명확하다. 예를 들어 숙박비는 국내 1박당 20만원, 해외 35만원 선이다.  

   
 

그러나 공정경쟁규약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이 지출보고서 작성이다. 

의약품 공급자가 의료인 등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에 대한 내용과 근거를 자료로 기록해 보관하는 것인데,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영업사원의 경제적 이익 제공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됨으로써 비윤리적 영업행위 우려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을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의료인 입장에서는 관계법상 허용된 경제적 이익이라면 이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근거자료를 보관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지출보고서 작성 내용에 따르면 △견본품 제공 △학회 참가비 지원 △제품 설명회 시 식음료 등 제공 △임상시험 지원 △시판 후 조사비용 지원 등을 한 경우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얼마 상당의 무엇을 제공했는지 작성해야 한다. 지원금액 가운데 기념품비와 식음료비의 금액이 1만원 이하인 경우 생략할 수 있다.

단, 지출보고서 작성과 리베이트 판단은 별개의 문제로 이 둘을 혼용하거나 혼동해서는 안 된다.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박재우 사무관은 "지출보고서 작성 항목에 포함됐거나 보고서에 그 내역을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리베이트 판단을 면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지출보고서 작성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곧 리베이트에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강연·자문료가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모든 강연·자문료 지급이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이와 함께 지출보고서 항목에 존재하고, 그에 맞춰 지출내역을 적었더라도 무조건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도 전했다.

박 사무관은 "예를 들어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발기부전치료제를 견본품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견본품 제공이 지출보고서 작성 항목에 있고 그에 맞춰 내용을 적었더라도 해당 행위가 적절한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며 "합법적으로 지출된 내역이 지출보고서에 기록됐다면 충분히 안전망 역할을 하겠지만, 기재되는 내용이 불법이라고 하면 당연히 리베이트 판단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국적사 필두로 온라인 프로모션 활성화 눈길

일각에서는 의사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이 줄어들면서 온라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란 의견이 있다.

중견제약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통상적인 견본품 제공, 제품설명회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횟수에 대해서는 확정하기 힘들다"며 "루틴하게 진행하던 마케팅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새로운 마케팅 툴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 보면 온라인 마케팅이 더 활성화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국적사들을 필두로 국내사들도 온라인 디테일을 시행하는 곳이 많다"며 "질환과 약에 대한 정보는 기본으로 임상, 학술 자료 등을 제공함으로써 의료진들도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부정적인 시선도  차단 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은 공급자 입장에서 제공되는 한 방향 정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문제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릴리는 멀티 채널 마케팅 'LillyON'을 운영하는데, 의사가 편한 시간에 회사 제품 담당자와 온라인상에서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게 있으면 즉답하는 상호 토론 방식으로 제품을 설명한다. GSK는 의료 전문가용 포털 사이트에 웹기반 학술 미팅, 학술 동영상 자료 등을 제공하면서 실시간 채팅 기능을 추가로 준비 중이다.

온라인은 신규 거래처 확보에도 활용되고 있다.

기존 영업사원과의 만남도 한층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규거래처를 뚫는 것은 더 힘들어 일부 제약사에서는 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신규거래처를 관리하고 있다. 회사에서 직접 제작한 온라인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보건의료관계자 회원이 많이 확보된 곳을 통해 회사 및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후 호감을 보이는 의사에게는 직접 방문하는 식이다.

국내사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경품 금액도 따져봐야 한다. 1만원 상한선을 넘지 않는 경품을 내세운다면 얼마나 유입될지 의문"이라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온라인으로 신규처 또는 신제품 처방 관리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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